3분기 최소 190억달러 회수…모건스탠리 '운용업계 순이익 4.1% 줄것'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유가 하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동의 국부펀드들이 대규모 투자금 회수에 나서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이베스트먼트에 따르면 중동 국부펀드들이 지난 3분기에 최소 190억달러의 투자금을 회수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중동 국부펀드들이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투자금을 회수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투자금 회수 규모는 훨씬 더 클 수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을 비롯해 일부 자산운용사들이 국부펀드와 거래 정보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들은 국부펀드와 계약을 맺을 때 거래 내역을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를 하는 경우가 있다. 모건스탠리는 블랙록이 2~3분기에 국부펀드로부터 310억달러의 투자금을 회수당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또 중동 국부펀드들이 미국 대형 자산운용사인 인베스코와 스테이트 스트리트, JP모건 체이스, 뉴욕 멜론은행, 골드만삭스 등 내로라하는 월가 은행들의 자산운용 사업부에서도 투자금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중동 국부펀드들이 투자금을 회수하는 이유는 유가 하락으로 곤경에 처한 자국 경기 부양을 위해서다. 중동 국가들은 유가 하락으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에 그동안 축적해뒀던 국부펀드 자금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6720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4위 국부펀드 사우디아라비아통화청(SAMA)은 자국 경기 부양을 위해 올해 약 700억달러의 투자금을 회수했다. 세계 5대 국부펀드 중 4개가 SAMA처럼 원유 수익금을 기반으로 한 중동 펀드들이다. 모건스탠리는 국부펀드의 투자금 회수가 지금과 같은 속도로 계속된다면 상장 자산운용사의 주당 순이익이 4.1% 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 컨설팅업체 국부펀드연구소(SWFI)의 마이클 소장은 "중동 국부펀드들이 자산운용사들을 버리면서 자산운용업계가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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