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노숙인들, 쉼터로 속속 모여든다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아침기온 -17도. 55년만에 찾아온 기록적인 한파로 노숙인들이 거리에서 쉼터로 모여들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이 끝난 9월 거리의 노숙인들은 618명에서 12월 393명으로 줄었다. 반면 시설입소자들은 동일기간 2180명에서 2340명으로 늘어났다. 더욱이 최근 1, 2월 들어 기온이 크게 떨어지면서 숙식을 제공하는 쉼터로 더 많은 노숙인들이 입소할 전망이다.겨울들어 쉼터를 찾는 노숙인 수가 는 것은 개별 쉼터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영등포구의 노숙인 보호시설인 '보현의 집'은 지난해 12월부터 오는 29일까지 3개월간 인근 영등포역 노숙인들을 상대로 응급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곳에서는 사회복지사들과 장기 쉼터 입소자 노숙인들이 조를 짜 역사내 노숙인들을 쉼터로 데려와 응급구호를 받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들은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하루 70~75명 노숙인들을 스타렉스 14인승 봉고차에 태워 숙소로 이동시키고 있다. 보현의 집은 거리의 노숙인들에게 저녁과 다음날 아침 식사와 숙박을 제공하고, 건강검진과 질병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 박익현(남 33)씨는 "그동안 응급구호를 받은 노숙인은 12월 1921명에서 1월 2165명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반나절 밤 동안 쉼터를 이용한 노숙인들에게 쉼터는 일주일~열흘 동안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중간쉼터이용을 권하고 있고, 그 기간 동안 취업알선 등 자활을 권유하고 있다. 쉼터는 자활 의욕이 돋보인 이들에 대해 장기쉼터에서 지내며 사회생활이 가능할 때까지 보호하고 있다. 서울시내 노숙인 쉼터는 총 39곳이다. 쉼터 이외에 역사내 노숙인 상담보호센터는 서울역, 용산역, 영등포역 등지 5곳이 마련돼 있다. 서울시 통계로 지난해 12월 기준 현재 서울시 노숙인 수는 2733명으로 집계됐다. 쉼터와 지하철 역사를 위주로 집계한 통계여서 실제 노숙인 수는 이보다 더 많을 가능성은 크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시절 4500명 이상이었던걸 감안할때 노숙인수는 크게 줄어들고 있다. 김건태 서울특별시 자활지원과 팀장은 "노숙인 수가 줄어들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볼 때 서울시가 가장 많은데 사실 서울의 노숙인들은 60~70%가 지방에서 온 사람들이 많다"면서 "최근 경기도에 노숙인들이 늘어난 것은 수원역이나 부천역 등 시설이 좋은 역사들을 찾아 서울까지 오지 않고 그쪽으로 이동한 노숙인들이 많아 기인한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김 팀장은 이어 "워낙 단체생활이나 구속을 싫어하는 노숙인들이 날씨가 따뜻할 때에는 쉼터를 찾지 않다가도 동절기가 되면 쉼터에서 지내는 이들이 많은 것은 매년 되풀이 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오진희 기자 valer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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