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4급 환자 8주 초과 시 적정성 판단
보험 누수 차단 기대…의료계 반발은 변수
오는 4월부터 교통사고 경상환자가 8주 이상 치료를 받으려면 별도의 심사를 거치는 이른바 '8주 룰'이 도입된다. 부상 정도가 비교적 가벼운 12~14급 환자의 장기 치료 필요성을 공공기관이 판단해 자동차보험 과잉 진료와 보험금 누수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4월 1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도 관련 보험업 감독 규정 개정을 예고하며 제도 시행 준비에 들어갔다. 다만 구체적인 심사 기준과 운영 방식은 아직 세부 확정 단계에 있다.
제도의 핵심은 경상환자가 8주를 넘겨 치료를 원할 경우, 법에서 지정한 기관의 심의를 거쳐 치료 적정성을 확인하도록 하는 것이다. 경상환자의 90% 이상이 8주 이내 치료를 마친다는 통계가 이 제도의 근거다. 실제로 8주를 넘기지 않은 환자의 평균 치료 기간은 약 2주인 반면, 8주를 초과한 경우에는 21주 이상 장기 치료로 이어지는 비율이 높다는 분석도 반영됐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이른바 '나이롱 환자'를 줄이고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해 대형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6%대를 기록하는 등 적자가 누적된 점도 제도 추진 배경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보험 손해가 줄면 향후 보험료 인하 여력도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심사는 보험사가 아닌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이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가 직접 관여할 경우 공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조치다. 보험개발원도 성별·연령·상해 등급별 치료 데이터를 분석해 적정 치료 일수를 제시하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며, 제도 연착륙에 활용될 전망이다.
다만 의료계, 특히 한의계의 반발 가능성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8주 기준의 의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고 환자의 진료 선택권을 제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의료 현장에서는 통증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어려운 특성상 장기 치료의 필요성을 단순 기간 기준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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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국토부는 "8주 초과 치료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추가 서류를 통해 필요성을 확인하는 절차"라며 치료 자체를 제한하는 제도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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