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공간에 1만명이 부적 쟁탈전
2007년 사망사고도…안전 문제 지적
일본의 알몸 축제에서 3명이 의식 불명 상태에 빠지는 등 여러 명의 부상자가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22일 아사히신문 등 현지 언론은 21일 오후 10시 15분께 일본 오카야마시 히가시구의 사이다이지 관음원에서 열린 '사이다이지 회양' 행사에서 6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40~50대 남성 3명은 의식 불명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3명은 대화가 가능한 상태로 알려졌다. 2007년에는 같은 축제에서 참가자가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안전 문제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이어져 왔다.
'하다카 마쓰리'(알몸 축제)로 알려진 이 행사는 무로마치 시대부터 무려 500여년 간 이어져 왔다. 일본 3대 축제로 꼽히며 2016년엔 국가 중요 무형민속문화재로도 지정된 축제다. 이날 행사에는 약 1만 명이 참가했다.
이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일본 전통 속옷인 '훈도시'만 걸치고 가로 4㎝·세로 20㎝에 불과한 나무 부적을 차지하기 위해 몸싸움을 벌인다. 500여년 전 사이다이지의 승려들은 매년 설날이면 고행을 다녀와서 그 증표로 부적을 받았는데, 승려들은 축제 때 이 부적을 신도들에게 나눠줬다. 이 부적이 행운을 가져온다는 소문이 나면서 부적을 얻으려는 신도들 사이에 종종 다툼이 일어났는데, 이것이 축제로 자리 잡은 것이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오후 10시께 부적이 투하되기 직전 어깨 고통을 호소하는 남성 1명을 이송했다. 10시 반 이후에도 다친 두 사람을 병원으로 옮겼다.
행사 주최 측인 니시다이지 회양봉찬회는 축제 당일 경찰이나 소방·민간 경비회사 등 약 1150명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최 측은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경찰이나 소방과 정보를 공유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규칙을 바꾸는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현장에 있었다는 일부 누리꾼은 "높은 구조물 정면 아래 계단과 기둥 사이에서 부적 쟁탈전이 오래 이어졌다"며 "도망칠 수 없는 상황을 처음 겪었다"라고 이야기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과거 경비를 맡았다며 "부적을 잡는 순간 주먹과 발길질이 날아와 혼자서는 버티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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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누리꾼들은 "언젠가는 큰 사고가 일어날 것 같았다", "사진만 봐도 사고가 안 나는 게 이상할 정도로 밀집됐다", "사이다이지 관음원에 가본 적이 있는데 비교적 작은 절이었다. 그런 좁은 곳에 1만명이라니, 상당히 위험하다", "의식불명이라니 무섭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전통을 지킨다는 건 형태를 고정하는 게 아니라, 계속 이어갈 수 있게 진화시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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