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 신설 34년 만에 첫 기록물 ...1000쪽 분량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마포구(구청장 박홍섭) 성산2동 주민들이 제작기간 20개월만에 1000쪽의 방대한 분량의 동네 사료집 ‘성산2동지’를 발간했다. 이달 초 발간된 ‘성산2동지’는 지역주민 24명으로 구성된 성산·중동마을지편찬위원회(위원장 안상옥)가 주축이 돼 20개월에 걸쳐 옛 자료 수집, 사진 촬영, 원고 집필, 원고 교정 등 발간작업을 벌인 끝에 세상 빛을 보게 됐다. 총 15장으로 구성된 ‘성산2동지’는 총설 역사 동명과 지명 유래, 지방자치와 동 행정, 역대 선거와 주민투표, 교육과 종교, 문화와 체육, 사회복지와 의료시설, 도로와 교통, 산업과 금융, 환경과 생태, 공공기관, 통·반과 공동주택 현황, 민속문화, 인물 등 다양한 분야의 기록들을 담고 있다. 이 마을지에 따르면 성산2동의 법정동 중 하나인 중동이 과거 한양조씨들의 집성촌인 ‘조촌’으로 불렸던 사실을 장순섭 할아버지(80) 인터뷰를 통해 기록하고 있다.인조반정 당시 풀무골에서 김자점이 병기를 만들어 경북궁을 쳐들어갈 때 홍제천에서 칼을 씻었던 세검정에서부터, 청나라로 끌려갔던 사대부 부녀자들이 7여년만에 귀국한 환향녀(環鄕女)가돼 집에서 쫓겨나자 인조가 홍제천에 목욕을 한 자는 죄를 묻지 말게 했다는 슬픈 이야기 등이 역사편에 자세하게 수록 돼 있다.
마포구 성산2동지 표지
또 주민들이 집에 고이 간직하고 있던 사진과 자료, 필름들을 내놓아 성산2동의 허허벌판에서 스케이트를 타던 옛 사진과 아파트가 들어선 현재 사진 등 마을 곳곳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생생히 비교할 수 있다. 이 마을지 탄생은 이수병 성산2동 동장이 ‘성·중새소식’이란 빛바랜 마을신문을 발견하면서 비롯됐다. 1985년에 1년 동안 매월 발간되던 ‘성·중새소식’은 당시 출판업을 하던 김영규 씨가 자체적으로 만들었던 신문이다. 이수병 동장은 “비록 빛이 바랜 신문지였으나 당시의 중동마을 역사를 읽을 수 있어 큰 감동을 받았다”며 “우리마을의 과거와 오늘을 2011년 현재 시점으로 기록하여 책으로 남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동장의 생각은 지난해 10월 이에 찬성한 주민들이 마을지편찬위원회를 꾸리면서 현실로 옮아갔다. ‘마포구지’ 편찬에 참여했던 소설가 박정수 씨가 집필위원으로 가세했으며, 올해는 마을지 편찬사업을 ‘성산2동 마을만들기 사업’으로 정해 주민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출판기금을 모금하고 자료수집과 원고편집에 참여하는 등 보다 많은 주민들의 참여가 이뤄질 수 있었다. 성산·중동마을지편찬위원회 안상옥 위원장은 “1977년 성산2동이 신설된 이래 34년이 지났지만 행정구역상 경기도 고양시에서 서대문구와 마포구로 관할구역 변천과정을 거치는 동안 보관된 기록물이나 자료가 없다는 안타까운 사실이 성산2동 마을지 발간작업에 더욱 불을 붙였다”고 말했다. 이수병 동장은 “의욕적으로 주민들과 함께 시작한 것이지만 34년 동안의 마을역사를 담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하지만 부족한 자료를 발굴하는 데는 무엇보다도 주민들의 협조가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옛 모습의 마을사진, 폐기하고 없어진 공문서를 주민들이 간직하고 있어 놀라웠다”고 덧붙였다. 한편 성산·중동마을지편찬추진위원회는 이 ‘성산2동지’를 약 1000부 발간해 행정기관, 도서관 등에 배부, 영구 보존하고 구매를 원하는 주민들에게는 소정의 가격을 받고 판매할 예정이다. 박종일 기자 dre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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