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호쿠·홋카이도대 연구진 발표
"400년 만에 초대형 지진 가능성"
일본 홋카이도 태평양 연안에서 17세기와 유사한 초대형 지진과 쓰나미가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해저 지각 변동 관측 결과, 과거 거대지진 당시와 맞먹는 수준의 에너지가 이미 축적됐다는 분석이다.
23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도호쿠대와 홋카이도대, 일본 해양연구개발기구(JAMSTEC) 공동 연구진은 이 같은 내용을 최근 국제학술지 '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홋카이도 동쪽 쿠릴해구(치시마해구) 일대를 차기 거대지진 유력 지역으로 지목했다. 쿠릴해구는 태평양판이 오호츠크판 아래로 빠르게 섭입하는 구조로 역사적으로 규모 8~9급의 강진과 대형 쓰나미가 반복적으로 발생해온 지역이다.
17세기 8.8급 지진과 유사한 에너지 축적
도호쿠대 연구진은 홋카이도 태평양 연안에서 약 400년 주기로 초대형 지진이 반복돼온 것으로 추정했다. 마지막 대형 지진은 1611~1637년 사이 발생한 규모 약 8.8의 강진으로, 당시 발생한 쓰나미는 해안에서 최대 1~4㎞ 내륙까지 침수 피해를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연구진은 2019년부터 2024년까지 네무로 해역 해저에 관측 장비 3기를 설치해 지각 변동을 정밀 측정했다. 그 결과 해구 인근 태평양판과 육지판이 모두 서북서 방향으로 연간 약 8㎝씩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변형이 17세기 이후 계속 누적됐다면 태평양판 이동 거리는 20.5~30m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17세기 거대지진 당시 판 경계 이동량이 약 25m였던 점을 감안하면 동일 규모의 지진을 유발할 수 있는 응력이 이미 축적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동일본대지진 전 '공백역'과 유사
마이니치신문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전에도 미야기현 앞 일본 해구 인근에서 대형 지진이 발생하지 않은 '공백역'이 존재했다는 점을 짚었다. 당시 규모 9.0의 지진은 단층이 대규모로 미끄러지며 거대한 쓰나미를 일으켰다. 이번 연구 대상 지역 역시 장기간 대형 파열이 발생하지 않은 구간으로 향후 단층이 한꺼번에 붕괴할 경우 대규모 해일이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도미타 후미아키 도호쿠대 조교수는 마이니치에 "홋카이도 연안에서는 최대 약 20m에 달하는 매우 큰 쓰나미가 예상된다"며 "장래에 반드시 거대지진이 발생할 것이라는 위험을 인식하고 생활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일본 정부, 네무로 해역 강진 확률 90%로 상향
일본 정부 지진조사위원회도 최근 홋카이도 동부 네무로 앞바다에서 향후 30년 내 규모 7.8~8.5의 강진이 발생할 확률을 기존 '80% 정도'에서 '90% 정도'로 상향 조정했다. 해당 해역에서는 평균 약 65년 간격으로 대형 지진이 발생해왔으며 마지막 강진 이후 이미 50년 이상이 경과한 점이 반영됐다. 홋카이도와 마주한 아오모리현에서도 지난해 12월 규모 7.5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북동부 일본 해역의 지진 활동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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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도권 서쪽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 규슈 동부로 이어지는 난카이 해곡 대지진의 30년 내 발생 확률은 기존 전망(60~90% 이상 또는 20~50%)이 유지됐다. 난카이 해곡에서는 역사적으로 100~200년 간격으로 규모 8~9급 지진이 반복돼 왔다. 전문가들은 쿠릴해구와 난카이 해곡 모두 장기적 응력 축적 구간에 해당한다며 구조적 특성을 고려한 방재 대책과 조기 경보 체계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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