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J, ETF거래로 최대 224억엔 손실 추정

BOJ 지난해 12월부터 자산매입 일환으로 ETF 매수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로 최대 224억엔의 손실을 입었을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OJ가 지난해 말부터 자산 매입의 일환으로 닛케이225 지수와 토픽스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매수하기 시작했는데 올해 들어 대지진과 유로존 부채위기 때문에 주가 하락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BOJ는 지난해 11월5일 닛케이225와 토픽스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매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ETF를 통한 주식 매수는 BOJ가 경기 부양을 위해 마련한 20조엔 규모의 자산 매입 계획의 일환이다. BOJ는 지난주 통화정책회의에서 자산 매입 규모를 기존 15조엔에서 5조엔 늘리기로 결정했다.블룸버그는 지난해 12월15일 BOJ가 ETF 매수를 시작한 이래 약 4%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했으며 9월에만 손실 규모가 676억엔으로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BOJ는 ETF 매수에 대한 수익 현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는 일본 최대 ETF인 노무라 홀딩스의 닛케이225 ETF와 토픽스 ETF에 BOJ가 모두 투자했을 경우를 가정해 손실을 추산했다고 설명했다. BOJ에서 외환거래 수석 딜러를 지냈고 현재 JP모건의 일본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카노 마사키는 "ETF 매수는 중앙은행이 해야할 것은 아니다"라며 "이는 긴급상황에서 시작된 것이며 문제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1일 기준으로 닛케이225 지수는 올해 들어 13.62, 토픽스 지수는 16.05% 하락했다. 닛케이225 지수는 7개월 전에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해 베어마켓에 진입한 바 있으며 토픽스 지수는 27년 만의 최저치 수준까지 하락한 바 있다.BOJ의 주식 매수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BOJ는 2002년 10월에도 주식을 매수한 바 있다. 당시 토픽스 지수가 2000년 2월 고점에서 52% 급락한 상황이었고 BOJ는 은행 손실을 억제하기 위해 은행이 보유한 다른 회사의 주식을 매수했다. 당시 BOJ의 주식 매수는 성공을 거둬 토픽스 지수는 2003년 3월 저점을 기록했고 4년간 2배 이상 올랐다. 때문에 제프리스의 나오미 핑크 일본 투자전략 부문 대표는 BOJ의 ETF 매수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성패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밸류에이션이 극도로 낮기 때문에 주가가 회복되면서 BOJ의 ETF 매수는 결국 이익을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당순자산비율(PBR)을 기준으로 토픽스 지수는 0.92배에 불과해 2008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주가수익비율(PER)도 16.7배에 불과해 지난 5년간 평균 PER보다 5.7% 낮다. 3월 대지진과 유럽 재정위기로 주식 변동성이 높았던 올해 BOJ는 ETF 매수를 더 늘렸다. BOJ는 8월 이후에만 4035억엔의 ETF를 매수했는데 이전 8개월간 매수한 3404억엔보다 더 많았다. 저가 매수 전략을 취한 셈이다.과거 BOJ에서 근무했고 현재 노무라종합연구소에서 수석 연구원을 맡고 있는 이노우에 테츠야는 "상황을 그때(지난해 말)로 되돌려본다면 BOJ가 ETF 매수 외에 다른 선택사항이 없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BOJ는 아마 이렇게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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