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본 주간 경제] 빈 라덴, 10년만에 제거되다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국시간으로 2일 정오 9·11 테러의 주범인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10년만에 사살했다고 공식 발표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 소식으로 유가가 내리고 미국 증시가 올랐지만 글로벌 경제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다. 한편 유럽에서는 포르투갈이 약 120조원 규모의 구제금융 계획에 합의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금리를 동결했다.
◆ 40분 = 10년 가까이 잠적해 왔었지만 그를 제거하는 데에는 단 4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수천 명의 민간인 희생자를 냈던 2001년 9·11 세계무역센터 테러사건의 주동자 오사마 빈 라덴이 1일 새벽(현지시간) 미해군 특공대의 전격 기습작전으로 사살됐다. 9·11 이후 복수를 천명한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을 비호세력으로 지목하고 공격을 개시했다. 9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는 아프간 전쟁에서 지금까지 미국과 NATO 연합군에서 약 2400명이 죽고 1만6000명 이상이 부상했으며 아프간 정부군·경찰은 8000명 가까이 목숨을 잃었다. 공식집계된 것은 없으나 탈레반과 무장세력의 사망자 규모는 4만명 가까이로 추산되며 민간인 희생자 수도 최대 3만4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이 과정에서 미국은 천문학적인 전비를 쏟아부었다. 미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지금까지 미 의회가 승인한 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예산은 총 3860억달러(약412조원)다. 이라크에 투입된 비용 7520억달러(약803조원)의 반 정도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 후 이라크에서의 단계적 철군과 아프가니스탄 병력 증강을 지시하면서 2010년부터 아프가니스탄 전쟁 비용이 이라크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2011회계연도 예산에서 아프가니스탄 전쟁 비용은 1100억달러로 이라크 440억달러의 두 배 이상으로 커졌다.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이고 수많은 인명이 희생됐지만 미국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알카에다는 6일 보복을 선언했고 미 정부는 경계 수위를 높였다. 한편 국제유가는 빈 라덴 사망에 따른 중동리스크 완화 기대와 달러 강세·미 경기회복세 둔화 우려 등과 맞물려 5일 연속 하락하면서 100달러 선 아래까지 내렸다.
◆ 780억 유로 = 포르투갈 정부가 4일 유럽연합(EU)·국제통화기금(IMF)과 780억 유로(약 1160억 달러, 한화 약124조원)를 받는 구제금융 지원 계획에 공식 합의했다. 포르투갈은 780억 유로를 3년 동안 지원받으며 그 조건으로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5.9%로, 2012년 4.5%, 2013년에 EU 표준치인 3.0%까지 줄이기로 했다.이에 따라 IMF가 우선 260억 유로를 포르투갈에 지원하고 나머지 두 차례를 EU가 맡게 된다. 포르투갈은 지난해 GDP의 9.1%에 달하는 재정적자를 낮추기 위해 최근 30년간 가장 강도 높은 예산 삭감을 단행해야 한다. 주제 소크라테스 총리는 “모든 재정지원 프로그램에는 그만큼 부담과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이 수반된다”며 국민들에게 고통 분담을 호소했다.
◆ 1.25% = 시장의 예상대로 유럽중앙은행(ECB)이 5일 기준금리를 현행 1.25%로 동결했다. ECB는 지난 4월 유로존 인플레이션 압력 상승을 이유로 최저치인 1%에서 1.25%로 33개월만에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6월까지 금리 인상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기다릴 것”이라고 말해 적어도 6월까지는 추가 인상 단행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ECB의 추가 금리 인상이 7월쯤 가능할 것이며 연속적 인상이 아닌 단계적 인상을 꾀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과 일치한다. 유로존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8%로 점차 상승폭이 커지고 있지만 그리스 채무조정설과 포르투갈 구제금융 지원 등 주변부국가들의 위기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은 ECB의 금리 결정을 조심스럽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다.◆ 2460만 명 = 한국에서는 농협, 일본에서는 소니가 사이버공격에 따른 피해로 골머리를 앓았다. 앞서 소니의 온라인 게임네트워크 플레이스테이션네트워크(PSN)에서 770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데 이어 미국 자회사인 소니 온라인 엔터테인먼트(SOE)도 해커의 공격으로 246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SOE는 “일본 4300건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1만2700건의 신용카드 정보가, 호주·독일·스페인·네덜란드 네 개 국가에서 약 1만700건의 직불카드 계좌번호가 유출됐을 수도 있다”면서 “해킹당한 데이터가 2007년의 것이라 대부분의 카드 기한이 만료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소니가 지난달 26일에 밝혀진 PSN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조사하는 중이라 다른 자회사에 대한 해커 공격을 막지 못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식 기자 gra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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