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국방예산 급증,아시아 각국 비상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 중국이 올해 국방비를 13% 증지출하기로 했다. 2010년 이전의 평균 19%보다는 낮지만 2010년의 증가율 7.5%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군비 강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중국의 국방비와 관련해 리 자오싱(李肇星)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변인은 지난 4일 "중국 정부는 군비 지출을 제한하려고 노력해왔고 국방예산과 경제개발 사이의 조화를 꾀하기 위해 적정한 수준에서 국방비를 편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국방비 지출은 투명하고 국가 안보는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설명했다.◆중국 국방비 올해 914억 달러=중국의 국방예산은 올해 6011억 위안(914 억 달러, 한화 102조2000억 원)이다. 지난 해 예산은 5334억 위안(90조7800억 원)보다 13% 증가한 수치다.그러나 중국의 실제 국방예산은 이보다 훨씬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7일자에서 "중국의 국방예산에는 스텔스 전투기와 항공모함 예산은 포함하지 않았다"면서 "외국 국방 전문가들에 따르면 중국의 국방예산은 이보다 훨씬 많다"고 지적했다.리 대변인은 두 자리 숫자의 증가율이긴 하지만 중국 국방예산은 국내총생산(GDP) 비중은 낮다면서 중국이 이웃 국가를 위협하고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GDP 대비 중국의 국방비 비율은 지난 2009년 기준으로 2%인데 일본(1%)보다 높고 미국(4.6%)보다는 훨씬 낮다. 그러나 중국이 세계 제 2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만큼 경제의 규모가 커져 비중이 낮더라도 절대금액은 크게 늘어났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2010년도 중국의 국방예산은 812억 달러인데 이는 세계 3위의 경제대국 일본(570억 달러), 한국(265억 달러)을 합친 것보다 많다. 일본과 인도(323억 달러)를 합친 것과 엇비슷하다. 만약 한국과 일본,인도를 뺀다면 아시아 각국의 국방 예산을 다 합쳐도 중국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호주의 국방예산은 213억 달러, 싱가포르 90억 달러, 베트남 27억 달러, 인도네시아 53억 달러에 불과하다.◆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목소리 높이는 중국=중국은 증액되는 국방비와 이에 따라 급속히 강화되는 군사력을 바탕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중국은 고도 경제성장으로 축적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신무기들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이 중국 방문하던 당시 자체 기술로 개발한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젠-20(J-20)'의 첫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지난달에는 항모잡는 대함미사일 둥펑-21D를 실전배치하는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패권을 유지하던 미 해군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은 자국 군비 증강이 다른 국가들을 위협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며 무마에 나서고 있지만 각국의 경계수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시니어 펠우인 보니 글레이저는 "중구의 국방비 지출은 최근년 수준으로 복귀했다"면서 "중국 군부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중국이 영향력을 더 많이 행사하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중국은 실제로 작전 영역을 확장하고 있어 아시아 각국과 마찰을 빚고 있다. 일본은 지난 3일 센카쿠제도(중국명 댜오위타이제도)로 알려진 남지나해 상공 34마일 이내로 중국 비행기 2대가 비행하자 즉각 전투기를 발진시켰을 정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에다노 유키오 일본 정부 대변인은 "중국 정부의 무력 증강을 우려한다'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중국은 또한 스프래틀리제도 주변에서 대한 해상 순시를 강화하고 있어 필리핀과 갈등을 겪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지난 4일 필리핀 석유시추업자들이 스프래틀리제도 근처에서 중국 순시선 2척의 감시를 받고 있다는 보고를 받자 즉각 전투기 2척을 급파했다. 이곳은 중국과 브루네이,대만, 베트남 및 필리핀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데 중국은 이날 대사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영유권 주장을 거듭했다.백악관 여성 대변인인 레슬리 헐 라이드 해군 중령은 "중국의 국방비 지출은 중국 정부가 더 넓은 범위의 군사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군사력 근설을 지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박희준 이의원기자 jacklond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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