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신성장동력 M&A가속···조직개편 임박

(자료 : 미래에셋증권 등)반도체장비 등 올해만 4개사 인수 역대최대건설, 디스플레이부문 M&A 가능성 대두신성장동력인 헬스케어, 에너지 분야 M&A도 활발[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삼성그룹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최근 1년 사이에 인수합병(M&A)한 외부 기업 숫자가 창사 이래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이 10년 뒤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적극적인 M&A를 선택하면서 구체적인 신수종 사업 육성전략이 조만간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특히 삼성이 헬스케어 및 에너지 분야의 M&A를 더욱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이면서 시너지 효과를 위한 그룹내 사업개편도 임박했다는 평가다. 김순택 부회장을 중심으로 신설된 미래전략실이 M&A와 사업 개편을 담당할 것이란게 삼성측의 전언이다.21일 삼성에 따르면 그룹내 컨트롤 타워인 미래전략실이 M&A시장의 큰손으로 등장했다. 미래전략실 관계자는 "신수종 사업을 적극 육성하기 위해 창사 이래 최대 숫자인 4개 회사를 올해들어 인수했다"며 "미래전략실을 중심으로 신수종 사업으로 추진 중인 헬스케어 사업 확대를 위한 신규 아이템을 발굴하고 태양전지 분야에서도 업계 최고수준의 사업역량을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은 그동안 사장단 협의회 산하에 운영하던 투자심의회에선 계열사간의 투자 조정에도 벅찼다고 보고 연말 정기인사를 통해 미래전략실을 설립한 만큼 계열사간의 투자 조정과 함께 M&A, 사업 재편 등 그룹 차원의 신사업 추진에 힘을 싣는다는 방침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메디슨과 프로소닉 지분을 3000억원 규모에 인수하는 과정에서 SK, KT&G 등 쟁쟁한 경쟁자를 물리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미래전략실 산하의 전략 1팀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지주사 요건, 신생사업 진출에 대한 실패 경험 등 경쟁자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메디슨 인수에 적극 나서지 못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신사업 추진단장을 맡아 신수종 사업 발굴에 중점을 뒀던 김순택 부회장의 지원을 받은 전략 1팀이 과감하게 베팅을 할 수 있었다는 전언이다.삼성은 이에 앞서 8월에는 반도체 장비 개조업체인 지이에스를 합병했으며 4월에는 엑스레이 장비업체 레이를 인수한 바 있다. 올해 들어서만 4개 회사를 사들인 것. 여기에 그룹 내부에서 흡수합병한 삼성디지털이미징과 흡수 예정인 삼성광주전자를 포함한다면 숫자는 더 늘어난다. 삼성이 이렇게 많은 기업을 짧은 기간 동안 인수한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995년 미국 컴퓨터 업체인 AST사 인수실패와 삼성공화국 논란 등으로 인해 매우 보수적인 M&A전략을 취해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인수에 나서면서 삼성은 기존 태도를 180도 바꿨다. 삼성의 이같은 변화는 이건희 회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으로의 그룹 승계가 가시화되는 것과 밀접하게 연결짓는 의견이 대다수다. 과거 고 이병철 선대 회장 시절 경영자 수업을 받던 이건희 회장이 반도체와 자동차를 신수종으로 삼아 그룹 승계이후 경영능력을 입증하려 했듯이 이재용, 이부진 사장 역시 신사업과 기존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경영능력을 대내외에 보여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예전에 비해 기업 인수합병에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신설된 미래전략실과 이재용 사장을 중심으로 신규 M&A 및 사업구조 개편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건설부문 계열사 합병 가능성 대두올해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의 건설부문은 그룹의 경영진단을 받았다. 삼성의 경영진단은 다른 기업의 감사와는 달리 향후 구조조정이나 사업개편을 위한 사전 작업의 성격을 띄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의 건설부문이 삼성엔지니어링이나 에버랜드 등 그룹내 건설 및 플랜트 사업 을 영위하고 있는 계열사들과 합병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관측을 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의 3세 경영이 본격화되면서 삼성물산의 역할 변화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며 "삼성물산이 지주회사의 성격을 갖고 있는 만큼 향후 이부진 고문의 경영능력에 따라 건설부문 등 다양한 계열사 합병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특히 지난 11월 이학수 고문이 삼성물산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계열사 지분 정리 및 통합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같은 변화는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은 다른 삼성 계열사들의 지분을 많이 소유하고 있는 그룹내 지배구조상 상위에 있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와 더불어 삼성그룹 계열사를 많이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지배구조 변화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며 "삼성SDS 등 비상장회사들의 상장이 가시화될 경우 수혜 역시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이에 대해 삼성중공업 및 삼성물산 관계자는 "그룹차원의 경영진단을 받은 것은 맞지만 건설부문이 분리돼 다른 계열사와 합쳐질 가능성은 내부적으로 논의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OLED 계열사 및 신성장동력 M&A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관련 계열사들의 합병과 헬스케어, 에너지 등 그룹 신성장 동력 사업의 M&A 역시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LED사업 부문의 변화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감지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삼성전기와 합작으로 삼성LED를 설립했고 그 이전에는 삼성SDI와 함께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를 만드는 등 LED(발광다이오드) 및 AM 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관련 신규 사업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삼성그룹이 차세대 성장동력의 한 축으로 삼고 있는 LED 사업이 여러 계열사로 분할돼 있는 만큼 이를 합쳐 시너지 효과를 추구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특히 삼성LED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를 합병해 LED의 근간인 반도체 사업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와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향후 사업부문 개편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어떤 것도 말해주기 힘들다"며 "여러가지 가능성이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지만 어느것도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향후 삼성그룹의 M&A 관련 수혜기업들은?삼성그룹이 과거에 비해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인수합병 대상으로 예상되거나 대상이 되지는 않더라도 수혜를 입을 기업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그중에서도 현재까지 가장 활발하게 M&A가 진행되고 있는 헬스케어 분야의 수혜주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현재 그룹 내부에서 헬스케어의 핵심 조직인 삼성 SDS를 비롯해 삼성테크윈, 삼성전기 등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며 이들과 연관된 국내 중소업체들 역시 M&A 및 사업연계 확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미래에셋증권은 삼성이 바이오 헬스케어 사업에 대한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국내 회사들 중에 이수앱지스, 제넥신, 바이넥스, 마크로젠, 테라젠이텍스, 인포피아, 인성정보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신지원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올해 중순 셀트리온, LG생명과학, 한미약품, 녹십자등에서 30여명을 영입하는 등 바이오시밀러 업계 인력 영입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향후 설비투자를 통한 자체 설비 보유 또는 국내외 M&A를 통한 설비 보완의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설명했다.이밖에 신성장동력의 한축을 담당하는 에너지 분야에서도 관련 수혜주가 등장하고 있다. 태양전지 사업을 본격화 하면서 삼성정밀화학이 폴리실리콘 생산 담당을 하게돼 이득을 볼 것으로 예상되며 자동차용 전지 사업분야에선 삼성SDI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분야에 대한 투자가 좀 더 구체화 된다면 헬스케어 사업과 마찬가지로 삼성정밀화학이나 삼성SDI와 연계를 맺고 있는 국내 중소형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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