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강세로 금가격도 하락..캐리 트레이드 약화 가능성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주식시장의 에너지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두바이 사태로 인한 급락세를 이겨내면서 60일 이동평균선의 지지력을 확인하고, 단기 하락추세대를 상향 돌파해내는데 성공했지만, 추가 상승을 위한 에너지는 어느새 바닥을 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날 코스피 거래대금은 다시 3조원 중반대로 내려앉았다. 외국인이 매수 행진을 지속하고 있지만, 외국인의 매수에도 불구하고 다른 투자주체들은 팔짱만 낀채 시장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지수선물 시장에서도 투자 주체들은 단기 트레이딩에 주력할 뿐 방향성에 확신을 갖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코스피 지수가 7거래일만에 약세로 돌아섰고, 이틀째 음봉이 등장한 것이다. 이틀 연속 도지형 캔들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도지형 캔들이란 몸통이 없는 상태, 즉 열십자(+) 모양의 캔들을 의미하는데, 이는 시초가격에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다 시가와 비슷한 수준에서 종가를 기록한 상황을 의미한다. 하락 추세에서 도지형 캔들이 등장할 경우 반등의 조짐으로 해석되지만, 상승 추세 속에서의 도지형 캔들은 조정의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추가 상승을 위한 에너지가 부족해 이리 저리 방향성을 탐색하는 과정이 캔들로 나타난 것이기 때문이다. 도지형 캔들에 더욱 주목하게 되는 이유는 전날 미 증시의 약세와도 무관치 않다. 지난 밤 뉴욕증시는 두바이월드의 신용 손실폭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과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 하향조정, 무디스의 미국의 신용등급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하락세를 기록했다. 두바이 악재가 재차 등장하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지만, 종목별 움직임을 살펴보면 달러 강세 흐름 역시 지수 하락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음을 알 수 있다. 고집스럽게 지속되던 달러 약세 흐름은 최근 들어 변화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달러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달러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 이것은 자산시장의 상승 촉매제를 상실하게 되는 것이며, 주식시장과 상품시장의 에너지를 모두 잃게 만들수도 있다. 물론 달러의 반등이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도 적지 않지만, 금 가격 하락을 보면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단정짓기에는 무리가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그간 금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던 이유 중 하나로 달러화 약세 흐름을 꼽았다.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후 달러화가 지속적인 약세를 나타내면서 달러화 자산 대신 금을 보유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되면서 금값이 치솟았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금 가격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는데, 이것이 달러화 강세와 맞물리면서 나타난 것이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내 주식시장의 경우 캐리 트레이드 등 수급적인 요인에 의해 단기적인 급등세가 진행된 만큼 달러의 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뚜렷한 에너지가 없는 상태에서 외국인의 매수세가 그나마 하방경직성을 지켜주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달러 흐름 변화에 대해 더욱 주의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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