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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법썰]꽁꽁 숨은 부동산 회계 일류 전문가…'대장동 설계' 정영학, 포토라인 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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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법썰]꽁꽁 숨은 부동산 회계 일류 전문가…'대장동 설계' 정영학, 포토라인 설까 서울중앙지법 포토라인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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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남들이 간 길을 그대로 가거나 쉽게 해결되는 일은 내게 자극이 되지 않는다."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의 ‘피의자성 참고인’ 정영학 회계사는 2011년 1월 국내 한 부동산전문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좋은 회계사가 갖춰야 할 조건으로 "완벽한 일처리 능력"과 "창의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꼽았다. 자신은 "다각도로 검토하고 사업 전체 구도를 기획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그가 대장동 개발사업에 뛰어든 이유를 추론할 수 있는 대목이다. 평범을 거부한 주주배당 방식과 시행사 공모방식도 그의 머릿속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는 "정 회계사가 성(城)을 쌓았다"고 했다.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이른바 ‘대장동 4인방’처럼 정 회계사의 ‘포토라인 데뷔’도 초읽기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전담수사팀은 정 회계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한다. 검찰은 그를 대장동 사업을 통해 성남시 등에 손해를 끼친 ‘배임 공범’으로 보고 있다. 김만배씨와 남욱 변호사의 구속영장에도 이 내용이 적시됐다. ‘윗선’수사에 집중해야할 검찰로선 정 회계사에 대한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 그가 사업 전반을 설계했다면 최종책임자을 모를 수 없기 때문이다. 정 회계사가 지금까지 내놓은 내용은 사실 모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4인방에만 국한돼 있다. 검찰은 더 많은 것을 요구해야 하고 국민들은 그러길 바라고 있다.


정 회계사는 관련 의혹이 불거진 뒤 단 한번도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 녹취록 19개를 검찰에 제공하고 자취를 감췄다. 다니던 회계법인은 지난 9월말 그만뒀고 주변과의 연락도 일절 끊었다. 그와 가깝게 지냈던 사람들도 꽁꽁 숨었다.


법조계에선 그가 신변에 위협을 느껴 숨어 지내고 있을 것이라고 보는 한편 검찰이 진술의 오염을 막기 위해 그를 격리, 보호하고 있을 것으로 추측한다. 일각에선 검찰과 정 회계사 간 ‘폴리바게닝’ 가능성도 제기됐다. 녹취록을 제공하고 사실대로 말해주는 대가로 검찰이 정 회계사에게 가벼운 죄목을 적용시켜주기로 거래했다는 것이다. 그에 대한 진실도 곧 정 회계사가 등장하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정 회계사는 국내 부동산 관련 회계에 관해서는 ‘일류 전문가’라고 한다. 1991년 이 분야에 첫 발을 내딛고 당시 수유리 프로젝트, 2003년에는 용산 파크타워 사업 등 굵직한 프로젝트들에 참여했다. 그러다 남욱 변호사 등과 손잡고 대장동에도 손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국정감사 때 그를 "피의자성 참고인"이라고 지칭했다. 참고인이지만 그가 저지른 혐의도 좌시해선 안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 회계사는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에게 뇌물을 건넸고 가족 명의로 만든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대장동 사업 배당금을 최소 100억원 이상을 현금화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검찰은 이제 이 부분에 대해서도 더욱 파고들 것이다. 정 회계사의 향후 대응도 궁금해진다. 그가 국민들 앞에 나서서 어떤 입장을 발표할지도. 이제 모든 이목은 정영학으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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