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어 투 와이어(wire to wire) 우승'.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등 프로골프대회에서는 첫날부터 선두에 나서 우승하는 경우가 있다. 그야말로 '퍼펙트 우승'이다. 와이어 투 와이어, 또는 '게이트-투-와이어(gate to wire)'라는 특별한 용어를 붙여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다. 1라운드부터 최종 4라운드까지 매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선두라는 이야기다. 경기 도중 잠시 선두를 내주는 건 상관없다.
라운드 종료 후 리더보드 가장 높은 곳을 지키면 된다. 단독선두가 아닌 공동선두가 포함된다. 진정한 와이어 투 와이어는 물론 공동선두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와이어-투-와이어가 워낙 어렵다보니 2위 이하로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와이어 투 와이어로 인정한다. 1700년대 영국의 경마에서 유래했다. 경마는 우승자를 판별하기 위해 출발선과 결승선에 철사(wire)가 설치돼 있다.
1등으로 출발선(wire)을 끊은 말이 마지막 결승선(wire) 역시 가장 먼저 통과했다는 뜻에서 파생됐다. 비디오 판독이라는 개념이 없었던 당시 영국인들이 고안해 낸 일종의 우승자 선별방법이었던 셈이다. 골프는 특히 경쟁자들과 4일에 걸쳐 연속 우승 경쟁을 치른다. 비바람과 안개, 기온 등 기상 여건과 서로 다른 코스 상태, 체력, 멘털 등 수많은 상황을 극복하는 종목이다.
골프뿐 아니라 자동차 경주와 육상, 농구, 배구, 야구 등에서도 경기 또는 시즌 내내 1위를 유지하며 우승했을 때 와이어 투 와이어라는 말을 사용한다. 최근 10년 동안 코리안투어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를 달성한 선수는 19명 뿐이다. 시즌 당 2명에 불과하다. 지난해는 박상현(36ㆍ동아제약)이 유일했다. 9월 신한동해오픈에서 4라운드 내내 선두를 독점한 끝에 '5타 차 대승'을 수확했다.
KPGA 미디어팀장 zec9@kp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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