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태도 논란·김범석 의장 침묵 논란
'탈팡' 가속화…쿠팡 빠지고 네이버·컬리 늘어
"왜 한국 국민들에게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 거죠?"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셀프 조사' 의혹에 대해 이같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쿠팡 고객정보 유출 사태가 한 달을 넘기고 있지만, 후폭풍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의 뒤늦은 사과와 회사 측이 제시한 보상안에 대한 불만, 국회 청문회에 대응하는 관계자들의 불성실한 태도, 정부와의 대립 구도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탈팡(쿠팡 이탈)'도 속도를 내고 있다.
31일 데이터테크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쿠팡의 일간활성화이용자(DAU)는 1479만8787명으로 집계됐다. 쿠팡이 지난달 29일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공개한 이후 한동안 1500만명 안팎을 유지했으나 최근 들어 일간 순 이용자 수가 추가로 감소하며 1470만명대로 내려앉았다.
통상 유통업계에서는 선물 수요가 많은 12월 연중 최대 성수기로 꼽힌다. 하지만 이 같은 흐름을 고려할 때 다음 달 쿠팡의 월간활성화이용자(MAU)도 감소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쿠팡의 MAU는 지난달 3442만명으로 10월(3438만명), 9월(3415만명)보다 늘었으나 최근 주간활성화이용자(WAU) 지표는 하락세가 뚜렷해서다. 쿠팡의 WAU는 이달 1~7일 2908만명을 기록한 이후 8~14일 2735만명, 15~21일 2700만명으로 2주 연속 감소했다. 이용 강도도 약화했다. 개인정보 유출 소식이 알려진 직후인 이달 1~7일 기준 1인당 평균 사용 시간은 37분이었지만, 이후에는 34분대로 줄었다.
실적도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한카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4~28일 약 1331억4800만원이던 쿠팡 매출은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공개한 이후인 이달 6~10일에는 약 927억3100만원으로 30%가량 떨어졌다.
이는 사고 발생 이후 쿠팡이 보여준 행보가 소비자들의 기대에 못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전날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열린 국회 연석 청문회에서는 쿠팡이 지난 25일 발표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 관련 조사 결과를 두고 "사태를 축소하기 위한 '셀프 조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는데,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는 "정부 기관(국가정보원)의 지시를 따른 것"이라며 위원들의 지적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명백한 허위"라며 국회에 위증 혐의 고발을 요청했고, 경위 조사 주체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경찰청에서도 쿠팡에 조사를 지시하거나 협의한 적이 없다며 대립각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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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플랫폼들은 쿠팡 사태 이후 반사이익을 누리는 모습이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WAU는 지난달 말 325만명 수준에서 이달 1일~7일 350만명으로 늘었고, 중순에는 374만명까지 늘었다. 컬리도 같은 기간 209만명에서 228만명 수준으로 이용자 수가 확대됐다. 11번가도 이달 1~29일 기준 당일배송과 익일배송을 제공하는 '슈팅배송'의 신규 고객 수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2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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