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 포티투닷서 자율주행 기술 점검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전략 재설정 '분수령'
업계 "포티투닷, E2E 역량 입증 과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조만간 포티투닷 판교 사옥을 방문해 엔드투엔드(E2E) 자율주행 기술을 직접 점검한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지휘해온 송창현 전 포티투닷 사장 퇴임 이후 첫 방문이다. 그동안의 성과를 점검하고 자율주행 기술을 둘러싼 그룹 전략 방향을 재설정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포티투닷은 오는 24일 정 회장과 장재훈현대차 부회장을 대상으로 E2E 기반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시험 차량 'XP2'를 시연한다. 지난주 그룹 임원진 대상 시연에 이어, 그룹 최고 경영진에 기술을 보여주기 위해 막바지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방문은 송 전 사장 퇴임 이후 정 회장이 직접 포티투닷 기술을 점검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업계에선 단순한 기술 시연 참관이 아닌 그룹 자율주행 전략 전반을 재점검하는 자리로 보고 있다.
시연은 E2E 자율주행을 그룹의 핵심 기술 노선으로 삼을지 여부를 가늠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또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전략에서 포티투닷의 위상을 어떻게 정리할지,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내재화할지 외부 협력을 확대할지 등 자율주행 부문 전반의 전략적 판단이 이뤄질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송 사장의 사임 이후 포티투닷은 자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그동안 개발해 온 E2E 기반의 자율주행 기술 시연 영상을 공개했다. 포티투닷이 개발한 E2E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 '아트리아 AI'는 8개의 카메라와 1개의 레이더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입력 데이터를 단일 딥러닝 모델로 통합 처리해 인지·예측·계획·제어 전 과정을 차량 내부 신경망처리장치(NPU)에서 수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포티투닷은 "지난 10월 기술 스택의 E2E 전환이 완결됐으며, SDV 페이스카의 핵심 이정표인 내년 3월 초까지 완성도를 높이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포티투닷을 바라보는 업계의 평가는 여전히 냉담하다. 송 전 사장은 2021년 현대차·기아 AVP(첨단차량플랫폼) 본부장을 겸임하며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전략 전반을 이끌어 왔다. 그 후 5년이 지났지만 시장을 설득할 만한 가시적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국내에 테슬라가 '감독형 FSD(풀셀프드라이빙)'를 전격 도입하면서 자율주행 기술을 둘러싼 테슬라와 기술격차가 더욱 대비되고 있다. 테슬라가 방대한 실도로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술 고도화를 이어온 것과 달리 현대차·기아는 자율주행 전략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선 이번 시연이 포티투닷이 기술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분기점이 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시연의 성과에 따라 포티투닷의 역할은 물론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 전략 전반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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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업계 관계자는 "E2E 자율주행을 표방한다면 단순한 시연을 넘어, 실제 주행 데이터 축적과 이를 기반으로 한 지속적인 AI 학습 성과가 함께 제시돼야 한다"며 "이번 XP2 시연이 기술적 가능성을 넘어 확장성과 신뢰성을 입증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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