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매출·영업익 모두 전년 대비 감소에도
해외 수주는 건설업계 1위, 정비사업 수주는 9조 돌파
하이테크 개선·인프라 둑가에 내년 턴어라운드 전망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이 올해 초 매입한 자사주의 가치가 두배로 올랐다.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매입한 주식이 해외 수주 실적 등에 힘입어 상승한 것이다. 오 사장이 올해 다소 부진한 실적에도, 계속 건설부문을 이끌게 되면서 내년 삼성물산의 주가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삼성물산 주가는 18일 종가 기준으로 23만9500원을 기록했다. 연초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자사주 2000주를 11만8350원에 매입했는데, 두 배 가량 뛴 수준이다.
삼성물산의 주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주주환원정책 발표, 삼성전자 보유 지분가치 확대 등이 주가를 띄웠다. 증권가에서는 건설부문의 올해 4분기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3분기 누적 매출은 10조10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880억원으로 전년 대비 55% 줄었다. 4분기 매출액은 3조5000억원대, 영업이익은 1300억원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오 사장이 내년에도 건설부문의 지휘봉을 잡게 되면서 주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오 사장은 엔지니어 출신 현장 전문가로 2021년 3월 대표로 선임됐다. 이후 해외 사업과 국내 정비사업 수주를 확대하는 데 힘써왔다.
업계에서는 내년 삼성물산의 전력 인프라 부문 설계·개발 성과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월 한수원과 해외 원전 사업 개발 관련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SMR과 태양광 발전 등 인프라 부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SMR의 경우 주요 건설사들이 신사업으로 내세워 사업을 가시화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루마니아 SMR 사업 기본설계(FEED)에 공동 참여하는 등 수주 물량의 기틀을 마련했다. FEED는 EPC 계약 전 부지 선정·사업성 검토 작업 등을 거치는 단계를 말한다.
iM증권은 "루마니아 SMR 사업의 경우 FEED를 공동 수행 중이며 향후 EPC 연계 수주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원자력 배관 시스템 설계 인증 등을 취득해 향후 SMR 사업 때 전체 EPC 참여가 가능해 밸류체인을 확대하는 발판을 마련했고, SMR 사업 확대가 가시화하면서 성장성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올해 1~3분기 해외 수주실적은 한수원에 이어 2번째로 높은 56억400만달러를 기록했다. 아랍에미리트와 카타르, 호주 등에서 발전설비를 수주하며 국내 건설사 중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삼성물산은 지난 8월 카타르 Dukhan 태양광 발전소, 지난 4월 호주 나와레 BESS 프로젝트를 각각 수주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해외 수주는 에너지 분야에서 다양한 신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성과를 내고 있고. 내년에도 에너지 분야에서 계획된 수주 물량이 많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압구정과 여의도, 성수, 목동 등 서울 핵심 정비사업지에서 시공사 선정이 예정돼 있다. 삼성물산은 여의도 시범아파트와 압구정 4·5구역 등 핵심 사업지 시공권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삼성물산의 올해 정비사업 실적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당초 목표치(5조원)의 2배를 웃도는 9조2388억원을 달성했다. 삼성물산은 현대건설과의 경쟁에서 한남4구역, 대우건설과 맞붙은 개포우성7차에서 시공권을 따내며 경쟁입찰에서 모두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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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삼성물산은 조직개편을 통해 DXP사업부 산하에 AI혁신본부를 신설하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달 'AI 네이티브' 건설사로의 전환을 선언하면서 업무 프로세스와 임직원 의사 결정 과정에 AI를 활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입찰 제안서를 분석하고, 법무나 계약 리스크를 점검하는 역할을 맡기기 위해 AI에이전트를 AWS와 공동 개발했고, 내년부터 모든 건설 프로젝트에 적용하기로 했다. 삼성물산은 챗GPT 기반의 내부 문서 작성 도우미 등도 시험 운영하고 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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