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6일부터 글로벌전략회의
'AI 드리븐 컴퍼니' 전환 박차
AI 중심 내년 전략 및 중장기 계획 점검
현대차, 사장단 인사 후 전략 수립할듯
SK·LG도 AI 전환 드라이브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이 이번 주 경영진들을 모아 회의를 하며 내년도 사업 전략을 수립하는 데 박차를 가한다. 세계 공급망의 재편과 고환율, 경기 둔화 등으로 인해 내년 경영 환경을 쉽사리 예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은 우선 인공지능(AI)을 중심 삼아 성장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6일부터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내년도 사업 전략과 중장기 방향성을 점검한다. 가전과 스마트폰 등을 책임지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이 16∼17일, 반도체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18일에 회의를 할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가 'AI 드리븐 컴퍼니'로의 전환을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내년 전략 중심에도 AI가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DS 부문은 AI 반도체 경쟁력과 지정학적 변수 대응을 핵심 의제로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 사업부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를 중심으로 고객 맞춤형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 외에도 구글 텐서처리장치(TPU) 등 다양한 AI 칩이 부상하면서 고객별 특성에 맞춘 메모리 설계와 공급 전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시스템LSI 사업부는 자사가 개발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 2600' 판매 확대 전략을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파운드리 부문에서는 2나노 공정 양산 안정화가 최대 과제로 꼽힌다. 내년부터 본격 도입될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장의 활용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DX 부문에서는 스마트폰과 TV, 생활가전 등 주요 제품군에서의 AI 기능 고도화와 글로벌 판매 전략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AI를 활용한 사용자 경험 확대와 글로벌 시장에서의 차별화 전략 등이 함께 점검될 전망이다.
전사적으로는 고환율 등 글로벌 경영 환경 변화에 따른 리스크 대응 전략 등도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 H200 중국 수출 허용 등 미중 관계가 완화 국면에 들어선 만큼 중국 시장에 대한 전략을 재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삼성SDI 등 다른 계열사들도 비슷한 시기 중 전략회의를 열고 내년도 사업 계획을 수립한다. 이어 내년 초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 전 계열사 사장단을 소집해 사장단 만찬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과 사장단들은 올해에 이어 내년 사업 전략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주 사장단 인사를 낸 후 본격적으로 경영 전략 수립에 나설 전망이다. 우선 공급망 다각화와 탄력적 생산·판매 등 시장별 전략을 통해 미국 관세에 대응하고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 주행 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및 수소 전기차 출시 등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대차는 하이브리드차, EREV 등을 앞세워 전체적인 친환경차 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차 라인업을 엔트리, 중형, 대형, 럭셔리를 포함해 18개 이상으로 확대한다. 기아는 2030년까지 10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수소 및 로봇 등 미래 모빌리티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LG그룹은 지난 10일 구광모 회장 주재로 최고경영자(CEO)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장단 회의를 했다. 구 회장과 CEO들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생존이 어렵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내년에 중점 추진할 경영 과제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 구체적으론 AI·바이오·클린테크(ABC) 등 신성장 사업 육성 전략을 논의하고, AX(AI 전환) 가속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뜨는 뉴스
이보다 앞서선 SK그룹이 지난달 초 연례행사 중 하나인 CEO 세미나를 개최하고 내년 사업 전략을 논의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AI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도록 운영개선(O/I)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할 것을 강조했다. CEO들은 멤버사별 AI 추진 성과와 과제 공유 및 점검을 통해 그룹 전체의 AI 실행력을 강화하고 협업 시너지를 도모하기로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