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11일 첫 정부 업무보고
관세청 향해 '우편 마약' 대책 질타
"인력 파견 지시했는데 왜 한 곳만 하나"
'법적 문제 있다' 국조실장의 부연 설명에
"고민 아직도 하나…말 한지 몇 달 됐는데"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 대도약하는 경제, 신뢰받는 데이터' 기획재정부(국세청·관세청·조달청)-국가데이터처 업무보고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관세청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도중 "인력이 없어서 필요한 일을 못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질타했다. 이명구 관세청장이 마약과 총포류 대책이 어려운 이유로 법적 문제와 부족한 인력을 꼽자, 이 대통령이 "뭐가 문제냐"며 지적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세종 컨벤션센터에서 업무보고를 받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부터 세종, 서울, 부산 등을 돌며 19부 5처 18청 7위원회를 포함한 228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새해 업무보고를 받는다. 첫 업무보고는 기재부를 포함해 산하기관인 관세청 등이 업무보고 대상이었다.
이 대통령은 이 청장에게 "국내 마약 반입이 문제인데, 특송 제도를 이용해 국제 우편으로 온다. 어떻게 통제하나"라고 질문했다. 이 청장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마약 범죄자나 마약에 호기심을 가진 수요자를 막기 위해 특송 제도를 이용하지 못하게 한다든지, 혜택을 차단하는 게 방안"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제가 물어본 것은 통관 자체 단계에서 막는 방법이 무엇이냐는 것"이라고 재차 질문했다. 그러면서 "특송 우편 부분에 별도 인력을 투입해 추가 검색을 하고 있나", "우편집중국에 인력을 파견하라고 했는데 모든 곳에서 하나 일부만 하고 있나"며 따져 물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 대도약하는 경제, 신뢰받는 데이터' 기획재정부(국세청·관세청·조달청)-국가데이터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이 청장이 "동서울 우체국 한 곳에서만 한다"고 보고하자, 이 대통령은 "하라고 하지 않았냐. 왜 인력 보강이 안 됐느냐"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무엇이 걸리느냐"며 "관세청이 인력을 채용하고, 행정안전부가 인력 증원에 동의하고, 예산을 편성해서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과정에서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은 '개인 물건을 일일이 들여다보는 것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부연 설명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그러면 마약견이 냄새 맡는 것도 위반인가, 말이 안 된다"면서 "(법적인) 고민이 아직도 안 끝났나. 이 얘기를 한 지 몇 달이 됐다"고 재차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우편물의 내용물을 보는 것도 아니고 글자를 들여다보는 것도 아니고 국가 권력이 정당한 행사 같은데 왜 문제가 되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면서 "마약 단속을 하는데 인력이 부족해서 못한다는 것은 진짜 말이 안 된다"고 언급했다.
총포 관리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총기를 부품별로 따로 들여올 경우 막을 방법이 없다며 이 청장에게 "대책이 무엇이냐"고 질의했다. 이 청장은 "경찰청이 총포화약법을 담당하고 있는데 관계기관이 힘을 합쳐서 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는데, 이 대통령은 "법이 없어서 지금 못 하고 있나"라고 다시 질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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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이 대통령은 "총기를 들여와 파는 것을 단속하는 건 다른 기관이 하는 것이고 관세청은 경계를 못 넘게 하는 일인데 방법이 무엇이냐"고 다시 물었고, 이 청장은 "현실적으로 장비 부분을 확충해야 한다"며 "결국 인력과 장비확충"이라고 대답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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