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원, 2026학년도 수능 원서접수 결과발표
검정고시 출신, 31년 만에 최다 인원
사탐 1~2등급 '1만6880명' 늘 듯
과탐은 상위 등급 받기 어려워져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는 지난해보다 3만여명이 늘어난 55만명이 응시한다. 2007년 황금돼지띠 해에 태어난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 수가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올 수능에선 '사탐런'(이과 계열 학생의 사회탐구 선택 현상) 현상이 심화돼, 60% 이상이 사회탐구를 선택했다. 응시자 수가 적은 과학탐구에서는 상위권 진입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8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발표한 2026학년도 수능 응시원서 접수 결과에 따르면, 전체 수능 응시자는 55만4174명으로 지난해(52만2670명)보다 3만1504명 늘었다.
지난해 34만777명이었던 재학생이 올해는 37만1897명으로 9.1%(3만1120명) 증가한 영향이 컸다. N수생 응시자 수는 역대급이었던 지난해(16만1784명)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올 수능 응시자 중 졸업생은 15만9922명이다. 의대 정원은 증원 전 수준으로 동결됐지만, 통합 수능이 2027학년도를 끝으로 종료됨에 따라 이전에 수능을 치르려는 수요가 지속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응시생 중 눈에 띄는 부분은 '검정고시 출신 응시자'다. 검정고시 출신 응시자는 지난해 2만109명에서 올해 2만2355명으로 11%(2246명) 증가했다. 31년 만에 최고치다. '자퇴생' 증가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수능에서는 '사탐런'의 영향으로 과학탐구 선택자가 감소하고 사회탐구 선택자가 대폭 늘어났다. 사탐 응시생 수는 32만4405명(61.0%)으로, 지난해 26만1508명에서 6만2897명 늘었다. 반면 과탐 응시생 수는 12만692명(22.7%)으로, 지난해 19만1034명에서 7만342명 줄었다.
사탐(1과목)+과탐(1과목) 조합으로 시험 보는 '사회·과학 탐구' 응시생 수는 8만6854명으로, 지난해 5만2195명에서 3만4659명 증가했다. 이과 학생 중 상당수 학생이 '사회·과학 탐구'로 갈아탔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회탐구 영역 중에서는 '사회문화'에 가장 많은 접수자가 몰렸으며, '생활과윤리'가 뒤를 이었다. 과학탐구 영역에선 생명과학2를 제외하고는 모든 과목에서 응시자가 지난해보다 줄었다.
종로학원은 사탐런 현상에 따라 사탐 9개 과목에서 2등급 이내 성적을 받을 수 있는 인원은 지난해보다 1만6880명이 늘 것으로 봤다. 반면 과탐에서는 1만2316명이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사탐 과목을 선택한 학생들은 수시에서 요구하는 '수능 최저 등급' 요건을 갖춘 인원이 대거 나와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며 "학교 내신 변별력이 더 높아졌다"고 했다. 이어 "반면 과탐은 수능 최저 기준을 못 맞춘 학생들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과 학생 중 과탐2 과목에 응시한 학생이 사탐런의 최대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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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사탐런 현상은 2027학년도 수능에서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임 대표는 "올해 사탐런 현상은 입시 안정성에 중대한 문제로 인식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2027학년도 통합수능 마지막 해인 내년도에는 더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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