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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가로막힌 자율주행택시, 美·中에 한참 뒤져" 한은, 택시업계 구조개혁 화두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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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기반 자율주행택시 시장, 연평균 50% 급성장 전망
대규모 투자 美·中 치고 나가는데…韓 테스트조차 힘들어
진입 규제 완화·종사자 피해 최소화 구조개혁 "투트랙 필요"
면허 매입·소각 사회적 기금+이익 공유제 등 보상안 마련해야

"법 가로막힌 자율주행택시, 美·中에 한참 뒤져" 한은, 택시업계 구조개혁 화두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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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균 50% 수준의 급성장이 전망되는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주행택시 시장에서 한국은 이미 후발주자다. 미국과 중국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시장을 선점하며 치고 나가고 있으나 한국은 법망에 가로막혀 제대로 된 테스트조차 힘든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이 같은 상황을 위기로 인식하면서, 신산업 발전을 위해 자율주행택시의 시장 진입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택시업계 기존 종사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2일 발간한 구조개혁 보고서 '자율주행시대, 한국 택시서비스의 위기와 혁신방안'(노진영·김좌겸·엄태균·임춘성)을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법 가로막힌 자율주행택시, 美·中에 한참 뒤져" 한은, 택시업계 구조개혁 화두 던졌다

치고 나가는 美·中…IT 기업들, 개발에 조단위 쏟아부었다

AI 기술을 기초로 한 글로벌 자율주행택시 시장은 지난해 약 30억달러에서 2034년 1900억달러로 연평균 51.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중국 등 선진기술을 보유한 국가에서는 이런 성장 가능성과 막대한 전·후방산업 연관 효과에 주목하며 대규모 투자가 실행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주요 IT 기업은 각각 14조원 이상의 자금을 자율주행택시 개발에 쏟아부었다. 1억㎞ 이상 되는 실주행 데이터 역시 확보, 자율주행 AI를 훈련하고 있다.


이는 한국과 비교해 10배 이상 차이 나는 규모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2022년 기준 한국의 자율주행차 기술이 미국 대비 89.4% 수준으로 중국(95.4%)보다 낮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자율주행기술 상위 20위 기업 중 한국 기업은 1곳에 그쳤다. 미국과 중국은 선도기업 1개씩(1위 웨이모, 2위 바이두)을 포함해 각각 14개 및 4개를 보유하고 있다. 안전 면에서도 유인 택시보다 낫다는 집계가 나왔다. 미국 웨이모의 주행 데이터를 이용한 논문을 보면, 웨이모 자율주행택시가 유인 택시보다 상해사고는 85%, 에어백 전개 사고는 79%, 교차로 사고는 96% 정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 가로막힌 자율주행택시, 美·中에 한참 뒤져" 한은, 택시업계 구조개혁 화두 던졌다

우리나라의 택시 시장은 여전히 전통적 개념의 택시 위주로 운영, 새로운 서비스 진입을 제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자율주행택시는 아직 본격적인 테스트조차 못 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통 택시 산업 보호에 초점을 둔 규제로 시장이 기술발전이나 수요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새로운 택시 서비스 출시가 지체되고 결과적으로 소비자 선택권까지 제한받고 있다. 한은은 자율주행택시가 서울시에 7000대 도입(택시의 10%)될 경우 소비자들이 얻게 될 추가적인 후생을 연간 1600억원 정도로 추정했다. 노진영 한은 통화정책국 정책제도팀장은 "시간이 갈수록 우리나라가 독자적인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가능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개선 노력이 없다면 결국 우리나라는 외국의 소프트웨어에 자동차를 맞춤 제작하는 추종자 입장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법 가로막힌 자율주행택시, 美·中에 한참 뒤져" 한은, 택시업계 구조개혁 화두 던졌다
자율주행택시 진입 통로 확보 필요…택시 면허 총량 제한 완화해야

그러나 준비 없이 자율주행택시 시대를 맞이하면 기존 택시 종사자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 노 팀장은 "자율주행택시가 진입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면서, 동시에 보상안을 통해 개인택시 비중을 줄여 관련 종사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구조개혁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먼저 자율주행택시의 진입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선 택시 면허 총량 제한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우리나라는 여객자동차법에 근거해 택시 면허 총량제를 실시하고 있다. 정해진 택시 면허 총량을 초과하는 어떠한 형태의 상용면허도 여객자동차법 근거 없이 추가되기 어렵다. 자율주행택시가 진입하기 위해서는 이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노 팀장은 "현행 여객자동차법에서는 플랫폼사업자(타입1)가 택시 면허 없이 차량을 확보해 유상운송을 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고 있으나 엄격한 조건으로 인해 실효성이 낮은 것이 현실"이라며 "플랫폼운송사업 공급량 책정 시 택시 감차 실적을 고려한다는 조항 등을 삭제하거나 심사과정에서 해당 조항의 반영비율을 줄이는 방법 등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율주행택시를 여객자동차법에 별도의 사업으로 정의하는 방식 또한 고려해볼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실제 운행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테스트 규제 완화 등 세부 규제들도 정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법 가로막힌 자율주행택시, 美·中에 한참 뒤져" 한은, 택시업계 구조개혁 화두 던졌다
면허 매입·소각 위한 사회적 기금 조성+이익 공유제 등 보상안 마련 필요

이와 동시에 기존 택시 종사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엑시트 플랜' 역시 마련돼야 한다는 진단이다. 적정한 가격에 면허를 매입·소각할 수 있도록 사회적 기금을 조성함과 동시에 추가로 이익 공유제 등을 통한 보상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정책당국은 택시 종사자가 수용 가능한 금액을 제시하고 택시 면허를 매입해야 한다"며 "자율주행택시라는 새로운 택시 서비스가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존 종사자들의 배타적 영업권 매입을 통해 개인택시 비중이 줄어들 여지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택시면허매입 주체인 택시발전기금을 설치할 필요가 있으며, 확실한 기금수입원 확보가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노 팀장은 "현재 국내도 택시 면허 감차 프로그램과 플랫폼 운송사업자 기여금 부과를 통한 택시 면허 매입 제도가 도입돼 있으나 기금 재원 부족 등으로 인해 면허 매입실적이 저조한 상황"이라며 "향후 자율주행택시가 진입하고 플랫폼 운송 사업자 비중이 늘어날 경우 택시 시장규모 자체가 성장하면서 기금수입원도 더 확보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면허매입 외 추가적인 보상안으로 자율주행택시 기업의 지분 일부를 저렴하게 매입하게 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정부 재정지원 등을 통해 국내 자율주행택시 기업을 육성한다면 이러한 정책지원을 받은 기업이 택시 구조조정 시 발생하는 사회적 손실(택시 종사자 피해)을 줄이는 데 일부 역할(이익 공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내 자율주행 택시 기업 육성에는 큰 노력이 필요하며 자율주행택시 상용화 이후에도 기업들의 수익성이 확보되기까지는 일정 기간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에 수익성 확보 시기까지는 이익공유 제도를 유예해야 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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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개혁안은 기존 대중교통 인프라, 자율주행 테스트 여건, 보상기금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지방 중소도시부터 성공 케이스를 만들고 전국으로 점진적으로 확산해 나가는 것이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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