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8월 수출입 동향
대미수출, 자동차·일반기계·철강 등 감소세 면치 못해
관세 철강 50%·車 여전히 25%
지난달 미국으로 수출이 12%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관세를 부과한 자동차와 일반기계, 철강 등의 수출 감소세가 컸다. 미국 수출 감소에도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호조에 8월 월간 수출은 1%대의 증가세를 보이며 3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를 기록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8월 대(對) 미국 수출액은 87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 줄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당시인 2020년 5월(-29.4%) 이후의 최대 감소세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으로의 수출은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품목 중심으로 많이 감소했다"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일반기계, 철강 부분이 모두 감소했고, 반면에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 반도체와 석유 제품은 대미 수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산업부에 따르면 미국으로의 수출(8월 1~25일 기준)을 품목별로 보면 자동차는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했다. 자동차부품(-14.4%)과 일반기계(-12.7%), 철강제품(-32.1%) 등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는 자동차와 철강에 각각 25%, 50%의 품목 관세를 매기고 있다. 한국과 미국은 올해 7월30일 상호 관세를 앞서 예고한 25%에서 15%로 인하하고, 자동차·부품 관세를 15%로 인하하기로 합의했지만, 자동차·부품 관세는 여전히 25%로 유지되고 있다. 철강·알루미늄 및 파생상품 관세도 50%가 매겨지고 있다.
미국으로의 수출 부진에도 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3% 증가한 584억달러를 기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8월 조업일수가 22.5일로 전년보다 1일 감소했음에도 월간 수출이 증가세를 이어갔다"며 "이번 수출 실적은 역대 8월 중 최대치로 6월부터 3개월 연속 월별 최대 수출 실적을 경신했다"고 설명했다.
8월에는 15대 주력 수출품목 중 3개 품목 수출이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은 서버용 중심의 견조한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메모리 고정가격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27.1% 증가한 151억달러를 기록, 사상 최대 수출액을 2개월 만에 경신했다.
자동차 수출은 순수전기차(EV)·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가 모두 플러스를 기록한 가운데 중고차 수출도 확대되면서 역대 8월 중 최대 실적인 55억달러(8.6%)를 기록,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선박 수출도 2022~2023년 높은 선가로 수주한 선박의 인도가 이어지면서 11.8% 증가한 31억4000만달러를 기록, 6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유지했다. 석유제품(41억7000만달러·-4.7%)과 석유화학(33억8000만달러·-18.7%)은 유가 하락과 글로벌 공급과잉 영향으로 수출단가가 하락하면서 감소세가 지속됐다.
8월에는 9대 주요지역 중 3개 지역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대(對)아세안 수출은 반도체·선박 호실적에 힘입어 역대 8월 중 최대 실적인 108억9000만달러(11.9%)를 기록,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중동 수출은 1.0% 증가한 14억달러로 1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고, 독립국가연합(CIS) 수출은 9.2% 증가한 11억2000만달러로 6개월 연속 늘었다.
중국 수출은 대다수 품목에서 감소했으나,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가 증가하면서 전년 동월과 보합수준인 110억1000만달러(-2.9%)를 기록, 2개월 연속 110억달러를 초과하는 실적을 달성했다.
8월 수입은 4.0% 감소한 518억9000만달러로, 에너지 수입(110억2000만달러)은 12.2% 감소했고, 에너지 외 수입(408억6000만달러)도 1.5% 줄었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29억3000만달러 증가한 65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7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올해 1~8월 누적 흑자 규모는 409억7000만달러로 108억달러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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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한국 수출기업들의 현장 목소리를 토대로 신뢰할 수 있고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겠다"며 "특히 미 관세 조치로 인한 중소·중견기업 피해 최소화를 위해 단기 경영지원 및 내수 창출을 통한 부담 경감, 수출 모멘텀 유지를 위한 시장 다변화 지원, 주력·유망 업종의 근원적 경쟁력 강화 등 크게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한 지원대책을 9월 초 발표·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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