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 석유 수입 인도에 25% 추가 관세…모디·푸틴 동시 압박

상호관세 25%에 추가…인도 관세 총 50%
인도엔 무역 합의, 러엔 종전 협상 체결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러시아산 석유를 수입하는 인도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번 조치는 무역 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인도에 대한 압박인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휴전 협상 시한 종료를 앞두고 러시아를 겨냥한 평화협정 체결 압박 카드로도 해석된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정명령을 통해 "인도 정부가 현재 러시아산 석유를 직간접적으로 수입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에 관련 법률에 따라 미국 세관 지역으로 수입되는 인도산 제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번 관세는 앞으로 21일 이내에 발효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미국이 인도에 부과하는 관세는 7일 발효 예정인 상호관세 25%를 포함해 총 50%에 이르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 전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인도의 러시아산 석유 대량 구매를 지적하며 추가 관세 부과 방침을 사전 예고했다. 그는 지난 4일 "인도는 러시아산 석유를 대량 구입할 뿐만 아니라 상당 부분을 공개 시장에 되팔아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이에 대응해 인도에 대한 관세를 상당히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CNBC 인터뷰에서도 "그들(인도)은 전쟁 기계에 연료를 공급하고 있다"며 "그런 행동을 한다면 기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조치는 미·인도 간 무역 협상이 당초 예상과 달리 입장 차이로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 대한 압박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러시아산 석유 구매자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쟁 자금줄을 차단하고, 그를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 테이블에 앉히려는 압박 전략의 일환으로도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러시아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러시아산 석유를 사들이는 국가·기업에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한 당초 9월2일로 제시했던 휴전 협상 시한을 8일로 앞당겼다.

이 가운데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특사는 이날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3시간 동안 회담을 했다. 휴전을 강력히 촉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전달됐을 가능성이 커 회담 결과에 이목이 집중된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