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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발 상장 끝판왕' 하림…김홍국 왕국, 주주는 없다[K푸드 G리포트]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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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전 세계적인 'K푸드' 열풍으로 한국 식품기업들의 위상이 높아졌지만 후진적 지배구조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림그룹은 국내 식품기업 가운데 가장 복잡한 지배구조로 소액주주들의 원성을 산 기업이다.

승계를 위한 옥상옥 지배구조와 지주사와 핵심 사업회사가 동시에 상장된 중복상장, 총수 중심의 이사회 장악이 결합된 폐쇄적 운영 등을 총수 일가의 지배력을 높이는 과정에서 소액주주는 외면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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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거버넌스 보고서]<3편>
시총 상위 20개 식음료 상장사 지배구조 분석
하림그룹, 5개 기업 중복상장
복잡한 지배구조 통해 총수 지배력 높여

편집자주전 세계적인 'K푸드' 열풍으로 한국 식품기업들의 위상이 높아졌지만 후진적 지배구조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브랜드 신뢰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경영 시스템은 과거 관행에 머무르면서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시아경제는 개정된 상법 시행에 맞춰 시가총액 기준 주요 식품 상장사 20곳을 대상으로 지배구조를 진단했다. 배당 성향과 자사주 정책, 중복상장 구조, 이사회 구성 등 10개 항목을 정량·정성 방식으로 분석한 결과와 개선 과제를 5회에 걸쳐 짚어본다.

하림그룹은 국내 식품기업 가운데 가장 복잡한 지배구조로 소액주주들의 원성을 산 기업이다. 승계를 위한 옥상옥 지배구조와 지주사와 핵심 사업회사가 동시에 상장된 중복상장, 총수 중심의 이사회 장악이 결합된 폐쇄적 운영 등을 총수 일가의 지배력을 높이는 과정에서 소액주주는 외면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문어발 상장 끝판왕' 하림…김홍국 왕국, 주주는 없다[K푸드 G리포트]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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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아시아경제가 시가총액 기준 상위 20개 식품·음료 상장사를 대상으로 지배구조 평가지표 10개 항목에 따라 정량·정성 평가를 실시한 결과, 하림은 20점 만점 중 8점에 그쳤다. 이는 20개 식품 상장사 평균(10.8점)보다 낮은 하위권이다. 특히 중복상장, 주주제안 수용 여부, 배당성향 등 핵심 항목에서 '0점'을 받았다.


중복상장 구조의 고질병

하림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문제는 중복상장이다. 그룹 지주사로 하림지주가 있고, 그 아래 하림·선진·팬오션·팜스코 등 5개 상장사가 포진한다. 문제는 자본과 이익의 흐름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지주사와 사업회사가 동시에 상장돼 내부거래와 자금 이동 경로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지주사는 통상 사업에서 손을 떼고 자회사 지배에 전념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하림은 주요 사업회사까지 상장시켰다. 이로 인해 자회사 이익이 비상장 계열사나 총수 일가 소유 회사로 이전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복상장은 그룹의 경제적 가치를 실제보다 부풀려 보이게 한다. 12일 종가 기준 하림지주의 시가총액은 1조327억원이다. 여기에 상장 자회사 시총을 단순 합산하면 약 4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지주사 시총에는 이미 자회사 순자산가치(NAV)와 이익이 반영돼 단순 합산 시 동일 자산·이익이 두 번 계산되는 '더블 카운팅(double counting)'이 발생한다. 자본시장 한 전문가는 "겉으로는 그룹 몸집이 커 보이지만, 실질 가치 대비 고평가 신호로 작용해 장기 투자 매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지배주주는 두 회사에서 동시에 배당과 경영권 이익을 챙기지만, 소액주주는 동일 가치에 이중 투자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문어발 상장 끝판왕' 하림…김홍국 왕국, 주주는 없다[K푸드 G리포트]⑦

총수 직할 체제의 이사회 운영

지배구조의 불투명성은 이사회 운영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지주사와 핵심 계열사 대표를 겸직하며 경영 의사결정의 중심에 서 있다. 하림지주와 하림의 대표이사이자 이사회 의장을 모두 맡고 있다. 과거에는 국내 7개, 해외 2개 계열사의 등기이사를 동시에 겸직한 전례도 있다.


과다 겸직 논란 이후 일부 직함을 내려놨지만, 핵심 사업회사는 여전히 김 회장이 직접 지휘한다. 사외이사 비중 확대나 위원회 운영 내실화 등 이사회 독립성 강화 조치는 미흡하다는 평가다.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들은 "이사회 독립성이 약하면 경영진 견제 기능이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다"며 "총수 개인의 판단이 그룹 전체 의사결정으로 직결되는 구조는 장기적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 회장의 장남 김준영씨 승계 과정에서 벌어진 지분 매각도 여전히 법정 다툼이 진행 중이다. 최근 경제개혁연대 등 소액주주들은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에 김 회장을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다. 주주대표소송은 소수주주가 회사를 대신해 이사의 책임을 묻는 절차다.


사건은 2013년 1월 하림지주(당시 제일홀딩스)가 구 올품 주식 100%(6940만 주)를 한국썸벧판매(현 올품)에 매각한 거래에서 비롯됐다. 매각가는 시가보다 낮았고, 당시 한국썸벧판매는 김준영씨가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를 '총수 일가 사익편취'로 판단, 과징금 16억2000만원을 부과했다.

'문어발 상장 끝판왕' 하림…김홍국 왕국, 주주는 없다[K푸드 G리포트]⑦

하림지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해 2월 서울고등법원에서 패소했고, 현재 대법원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김준영씨는 현재 올품(5.78%)과 한국바이오텍(16.69%)을 통해 하림지주 지분을 보유, 그룹 최상단 지배구조에 편입돼 있다. 하림지주는 팬오션(54.7%), 하림(57.4%), 제일사료(88.1%), 선진(50.0%), 팜스코(56.3%), 엔에스쇼핑(100%) 등 주요 자회사들의 지분을 보유해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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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하림의 최근 3년 평균 배당수익률은 0.82%로, 20개 식품기업 평균(2.3%)의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의 20%를 배당 규모로 설정하고 결산배당·현금배당을 실시하는 정책을 유지하지만, 배당 시기·규모에 대한 예측 가능성은 낮다. 자사주 소각 계획도 불투명하다. 사업보고서상 향후 운용 계획이 공개되지 않았으며, 현재 보유 자사주는 전체 발행주식(1억620만9702주) 중 0.02%(2만2520주)에 불과하다. 이는 업계 평균 대비 낮은 수준이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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