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개혁·방송법 등 정면돌파
국민의힘, 필리버스터 예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제 출범과 맞물려 정국의 긴장도가 고조되는 가운데 국회는 4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방송법 등 쟁점 법안 처리에 나선다. 국민의힘은 강력한 개혁 의지를 드러낸 '정청래 대표 체제'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를 예고하고 있다. 주요 쟁점 법안 가운데서는 방송법이 우선 처리 대상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취임 후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 세력과 타협하지 않고 내란 세력을 완전히 뿌리 뽑을 수 있는 강력한 민주당을 만들라,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할 유능한 민주당을 만들어달라는 국민과 당원명령이었다"면서 당선 배경에 관해 분석했다. 강력한 개혁과 내란 척결 드라이브를 토대로 전당대회 결과에 부합하는 정치적 실천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정 대표는 추석 전 검찰·사법·언론 등 3대 개혁작업 완수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기 위해 민형배(검찰개혁특위), 최민희(언론개혁특위), 백혜련(사법개혁특위) 의원을 각각 위원장에 임명했다. 정 대표는 "검찰·언론·사법개혁은 폭풍처럼 몰아쳐서 전광석화처럼 끝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이날 회의에서 '내란 세력 척결 강력한 개혁'이라고 적힌 백드롭(뒤 걸개)도 내걸었다.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문구는 국민의힘 당 색인 빨간색 바탕에 흰색 글씨로 적혀있었다. 걸개 바탕에는 '사법개혁', '언론개혁', '검찰개혁', '노동 개혁', '외교 개혁', '국방개혁', '문화개혁', '연금개혁' 등 민주당이 추진하는 각종 개혁과제를 적어 넣었다. 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가로막힌 법안들을 이재명 정부 임기 초반부터 신속히 처리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이던 시절 수석대변인, 국정기획위 대변인을 맡아 이재명 정부 정책 이해도가 높은 조승래 의원을 사무총장에 기용한 것은 정무와 정책 능력을 두루 고려한 포석이다. 문재인 정부 국무위원(환경부 장관) 출신인 한정애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임명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정치 경험도 풍부하고, 정부와의 소통, 대야 협상력 등도 검증된 인사를 전진 배치했다. 정 대표는 "정부와 여당에 부여된 국민 기대에 성과로 응답하겠다"며 "이재명 정부의 든든한 파트너· 한 몸 공동체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이날 '사법정의수호 및 독재 대응 특별위원회' 임명식을 갖고 전열 정비에 나섰다. 특위 위원장에는 5선 조배숙 의원을 임명했다. 위원에는 유영하, 박준태 의원 등이 참여한다. 특위는 3대 특검 수사를 비롯해 여당의 야당 의원 제명 추진 등에 맞선 대여 투쟁을 전개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도 강 대 강 대치를 예고했다.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장동혁·조경태·주진우·안철수(가나다순) 후보는 전날 중앙당에서 열린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서 한목소리로 '대여투쟁'을 강조했다.
찬탄(탄핵 찬성) 후보들은 강한 야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쇄신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반탄(탄핵 반성) 후보들은 내부 단결을 통해 야당을 향한 여당의 내란 몰이나 정당 해산을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공언했다. 누가 당 대표가 되든 대여 협상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첫 대치 정국은 이날 오후 2시에 예정된 본회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노란봉투법 ▲2차 상법 개정안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등 쟁점 법안을 상정해 처리할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로 이에 맞선다. 소속 상임위원회를 중심으로 본회의장 대기조도 꾸렸다. 필리버스터가 이뤄질 경우 최대 1개 법안만 통과할 수 있는 상황이라 민주당은 우선 처리 법안에 대한 논의에 돌입했다. 민주당 쪽에서는 방송법이 우선 처리 대상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의원들의 견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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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더 센 상법과 노란봉투법 등 기업을 옥죄는 입법 강행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으로부터 대한민국 경제를 지켜내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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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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