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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젠슨황이 꼽은 대세 전공은 '물리학'…왜? [테크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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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기업 CEO들 인기 없던 순수 과학에 눈독
젠슨황 "젊은 시절로 돌아가면 물상과학 공부할 것"
AI 다음 발전 단계는 물리적 상호작용 이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국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20살 시절로 돌아간다면 물상과학을 공부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물상과학은 물리학·천문학·지구과학 등 기초과학 전반을 아우르는 학문으로, 순수 과학이기 때문에 취업에는 비교적 도움이 안 된다고 알려져 왔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AI)의 발전이 컴퓨터 과학을 위협하는 지금은 오히려 순수과학들이 재조명받고 있습니다.

취업 안 된다던 비인기 순수 학문에 주목

엔비디아 젠슨황이 꼽은 대세 전공은 '물리학'…왜? [테크토크]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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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상과학은 황 CEO가 그리는 AI 비전과 부합합니다. 지난 4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힐 & 밸리 포럼'에서 그는 "현재의 추론 AI를 거쳐 '물리적 AI'가 올 것"이라며 "물리 법칙과 마찰, 관성, 인과 관계 등을 이해하는 AI"라고 밝혔습니다.


황 CEO가 말한 '추론 AI'는 현재 우리에게 익숙한 챗GPT, 제미나이 등을 일컫습니다. 그림이나 방대한 책 내용을 압축하고, 직접 작문하거나 그림·동영상을 만드는 데 능숙합니다.


'물리적 AI'는 여기서 더 나아가 물리법칙 그 자체를 이해하고 특정한 물리 현상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부드러운 과육을 안전하게 감싸 쥐는 데 필요한 힘, 자동차의 무게에 따른 연료 효율, 우주선이나 항공기가 비행 중 받는 마찰 강도 등을 순식간에 계산할 수 있다는 뜻이지요.

엔비디아 젠슨황이 꼽은 대세 전공은 '물리학'…왜? [테크토크] 프랑스 다쏘 시스템스의 전산 유체역학(CFD)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기존의 물리학 시뮬레이션은 비싸고 무거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이용해야만 했다. 다쏘 시스템스 홈페이지

지금까지 이 작업은 매우 복잡할뿐더러 시간도 오래 걸렸습니다. 수십명의 전문 엔지니어, '전산 유체 역학(CFD)'이라는 전문 소프트웨어는 물론 매우 비싼 슈퍼컴퓨터도 동원해야 했지요. 이런 과정 대신 AI의 직관력을 통해 더 신속하고 정확한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진다면, 물리학 분야에는 일대 혁신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그동안 값비싼 소프트웨어와 슈퍼컴퓨터를 살 예산이 없어 지연됐던 수많은 이론 검증 작업도 순식간에 진행할 수 있겠지요.


더불어 새로운 우주항공 분야 설계를 테스트하고, 입자가속기 가동 결과를 분석하거나, 휴머노이드를 만들 때도 매우 유용할 겁니다. 지구 대기의 상호작용을 더 세부적으로 이해해 기후 변화 대응책을 찾고, 우주의 비밀을 푸는 작업도 속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인간 물리학자의 활동 영역도 대학을 넘어 경제 전반으로 확대될 겁니다.

컴공 지고 물리학 뜨고…학문 가치도 AI가 결정할까

엔비디아 젠슨황이 꼽은 대세 전공은 '물리학'…왜? [테크토크] 인간 다리의 관절과 힘줄을 시뮬레이션하는 구글 딥마인드의 AI. '물리적 AI'가 발전하려면 물리학 지식을 갖춘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유튜브 캡처

다른 빅테크 창업자들도 물상과학 등 순수학문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습니다. 텔레그램 창업자 파벨 두로프는 지난달 자신의 엑스(X) 계정 글에서 "당신이 학생이라면 수학을 전공하라. 수학은 당신의 뇌에 논리적 사고방식과 문제 해결 능력을 훈련 시키고, 이 능력은 기업 관리와 성장에 필수적"이라고 쓴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는 "그리고 물리학도 배워야 한다"고 답글을 달았습니다.


순수학문의 부상은 그동안 최고 인기 학과의 지위를 누려왔던 컴퓨터 과학의 쇠퇴와 맞물립니다. 미국 시사 전문 매체 '디 애틀랜틱(The Atlantic)'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23년까지 미국 내 컴퓨터 과학 전공자 수가 400% 폭증했지만, 지난해 신입생 수는 0.2% 증가하는데 그쳤으며, 올해는 신입생 수가 늘지 않는 첫 해가 될 예정입니다.


현재 생성형 AI가 가장 빨리 대체 중인 직업은 프로그래머입니다. 오픈AI 챗GPT, 구글 제미나이, 앤트로픽 클로드 등 주요 AI 기업들은 앞다퉈가며 최신 코딩 AI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프로그래밍에 대한 아무런 사전 지식 없는 일반인이 단순한 요구 몇 줄을 입력하는 것만으로도 복잡한 소스코드 전문을 얻을 수도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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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빅테크들도 일반 프로그래머들의 일자리를 삭감해 AI 연구 예산으로 돌리는 실정입니다. 미국의 IT 해고 인력 추적 사이트 레이오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 빅테크에서 해고된 인력은 6만명에 근접합니다. AI의 발전에 따라 직업·학문의 위상도 좌우되는 시대에 들어선 셈입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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