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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서 좋아요 vs 오남용 우려"…약국 성지로 몰리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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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이 저렴해요. 가격 하나 때문에 왔어요."


16일 찾은 서울 종로구 종로5가 일대. 약국 성지라고 불리는 이 거리는 온종일 북적였고, 사람들은 약국을 바쁘게 드나들었다. 영양제 박스가 가득한 봉투를 양손 가득 들고 다니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약국 유리창에는 '위고비 대량입고' 등 의약품 광고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약국 안에서는 약사 대여섯 명이 각각 포스기 앞에 서서 쉼 없이 약을 건네주고 있었다.


"싸서 좋아요 vs 오남용 우려"…약국 성지로 몰리는 사람들 사람들이 서울 종로5가 일대 약국 성지를 찾은 모습. 이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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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건강기능식품이나 비상 상비약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기 위해 약국 성지를 찾아 나서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날 정오께 서울 중구의 한 약국 앞에도 20여명의 사람이 줄을 서 있었다. 약국 대기 줄이 근처 상가 입구를 가리자 약국 직원은 줄을 끊어 기다려달라 안내하기도 했다. 김모씨(46)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싸다고 소문나 비상 상비약을 사러 왔다"며 "동네 약국과 달리 줄도 서고, 대량으로 사 가는 사람을 많이 보는 것 같다"고 했다.


시민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가격' 때문이다.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영양제나 인공눈물, 상비약이 동네 약국보다 30~40% 저렴해서다. 이날 종로5가 한 약국 앞에서 만난 손상희씨(58)는 "어머니 연세가 있으셔서 비타민을 4만원치 샀다"며 "600알이니 1년 안에 다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기자도 동네약국에서 1만원에 가까운 인공눈물 한 통을 5000원에 구매할 수 있었다.


박승아씨(46)도 비타민 두 상자와 밴드, 멜라토닌 크림 등을 구매했다. 박씨는 "아이가 수험생이고, 남편도 고지혈증이 있어 건강에 관심이 많고,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으니까 힘이 들더라도 여기 오는 게 소비자 입장에서 이득"이라며 "특히 영양제는 동네약국보다 40% 정도 저렴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싸서 좋아요 vs 오남용 우려"…약국 성지로 몰리는 사람들 저렴한 가격으로 소문난 서울 중구 한 약국에 사람들이 줄 서 있는 모습. 이은서 기자.

약국 성지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은 '박리다매'식 운영이다. 종로5가 일대 약국 관계자는 "약국이 크다 보니 도매 약국식으로 저렴하게 많이 팔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해당 약국들은 공장식으로 돌아가는 구조다. 처방보다는 손님이 부르는 약품을 선반에서 꺼내와 빠르게 계산하는 방식이다.


사람들의 발길은 약국 성지뿐 아니라 경기도 성남에 생긴 국내 첫 창고형 약국에도 몰렸다. 대형마트처럼 창고형 매장에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반려동물 의약품 등이 있어 소비자들은 원하는 약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의약품의 오남용 등을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대한약사회는 지난달 23일 입장문을 통해 "'창고형'이라는 공산품 판매 방식은 약국의 공공성과 전문성을 부정하고 약사의 직업윤리와 정체성을 훼손하는 일탈 행위"라며 "가격 경쟁만을 앞세운 의약품 난매는 오남용을 부추기고 신뢰를 저하시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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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경원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영양제를 가격이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결정할 건 아니다"며 "영양제도 과하게 복용하면 간이나 신장에 독이 될 수 있고, 사람의 체질과 질병에 따라 피해야 할 영양소나 권장되는 영양소가 다르다"고 했다. 이어 "약이 유통기한에 따라 효능이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무분별한 구매나 복용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은서 기자 libr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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