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필요성 인식, 가장 높은 편
합계출산율은 0.7 명대로 가장 낮아
한국 여성의 출산 의향이 유엔(UN)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지만, 동시에 남녀 간 출산 의향 격차는 가장 커 성별 인식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음이 확인됐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16일 공개한 '저출생 대응 가족패널조사' 예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여성의 출산 의향은 5점 만점에 1.58점으로 비교 대상 8개국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의 세대와 젠더프로그램(GGP)이 주관하는 국제패널조사 세대와 젠더조사(GSS)의 한국 조사다. 연구원은 이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20여개국 중 출산율 분석이 유의한 8개국을 선별해 조사했다.
반면 한국 남성의 출산 의향은 2.09점으로 여성보다 0.51점이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여성 2.07점, 남성 2.23점), 독일(2.17점, 2.22점), 홍콩(1.73점, 2.06점), 덴마크(2.17점, 2.11점), 영국(2.26점, 2.22점), 노르웨이(2.16점, 2.12점), 오스트리아(2.11점, 2.14점)와 비교하면 남녀 간 출산 의향 격차가 가장 큰 것이다.
여성의 출산 의향은 비교 대상 국가 중 압도적으로 낮지만 남성의 출산 의향은 유사한 수준이다. 한국은 자녀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가장 높은 편이지만 합계출산율은 0.7 명대로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여성이 행복하고 충만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자녀를 가져야 한다'는 문항에 대한 동의도는 한국이 여성 2.93점, 남성 3.08점으로 홍콩(2.45점, 2.43점), 노르웨이(1.61점, 1.74점), 네덜란드(1.35점, 1.47점)보다 높게 나타났다. '남성이 행복하고 충만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자녀를 가져야 한다'는 문항에서도 동의도는 한국이 여성 3.11점, 남성 3.20점으로 이 역시 8개국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특히 한국은 부모가 함께 자녀를 양육하는 전통적 가족 형태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이는 어머니와 아버지 모두가 있는 가정에서 자라야 행복하다'는 문항 동의도에서 한국은 여성 3.74점, 남성 3.56점을 기록했다. 유럽의 노르웨이(2.28점, 2.79점), 네덜란드(2.67점, 3.06점)보다 높았다.
이번 예비조사는 여성 가족 패널조사의 확장형 조사다. 가족 변화 양상과 새로운 세대의 생애 전망을 분석하는 데 목적이 있다. 전국 19∼59세 남녀 263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대면조사 76.0%, 온라인조사 24.0%로 진행됐다.
연구원은 2개년에 걸쳐 저출생·가족패널조사의 사전 연구를 수행했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연구와 1차 본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해당 조사는 17일 오후 여성정책연구원에서 열리는 제140차 양성평등정책포럼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지금 뜨는 뉴스
김종숙 여성정책연구원장은 "저출생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성별과 세대를 포괄하고 가족 형성 전반을 종합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새로운 조사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