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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세상 떠난 내 새끼 보고 싶어" 전세계 열풍…'바람의 전화' 만든 80세 할아버지[일본人사이드]

시계아이콘01분 44초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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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 정원에 전화기 설치한 사사키 이타루씨
동일본대지진 유가족 찾아오면서…정원 전면 개방
코로나19·각종 전쟁에…17개국으로 퍼져나가

이번주 일본 언론에는 '바람의 전화'로 유명해진 80세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소개됐습니다. 먼저 세상을 떠난 사람에게 안부를 전하고 싶어 본인 마당에 만든 전화인데, 지난주 미국 코네티컷까지 진출했다고 해요. 오늘은 해외 '바람의 전화' 열풍을 만들게 된 사사키 이타루씨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사사키씨는 1945년 2월 일본 이와테현 카마이시시에서 태어났습니다. 쭉 동네에서 자랐고 제철소에서 근무하다, 51세 조기 퇴직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54세에 이와테현의 쿠지라야마로 이사를 결정합니다. 산 앞에 바로 바다가 보이는 곳인데, 어릴 적부터 꿈꾸던 전원주택 생활을 하기 위해서였죠. 정원을 가꾸고 찾아오는 주변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데 재미를 느끼게 됐다고 합니다.


"먼저 세상 떠난 내 새끼 보고 싶어" 전세계 열풍…'바람의 전화' 만든 80세 할아버지[일본人사이드] 사사키씨가 출간한 '바람의 전화' 책. 사진은 사사키씨 집 정원에 있는 전화부스다. 아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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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오랫동안 가깝게 지내던 사촌이 병으로 세상을 떠나는데요. 이 일로 본인뿐만 아니라 친척들도 슬픔에 빠지게 됩니다. 주변의 사람들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는 충격적인 일에 마음이 연결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사사키씨는 폐업한 가게에서 나무로 만들어진 공중전화 부스를 양도받아 본인이 가꾸던 정원에 두고 그리울 때마다 안부를 전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때가 2010년 12월이었다고 해요.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은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합니다. 사사키씨가 사는 이와테현은 쓰나미와 지진 피해를 모두 겪었죠. 원래 가족의 슬픔을 치유하기 위해 만든 전화였는데, 지진으로 소중한 사람을 잃은 인근 이재민들이 자신도 전화를 사용할 수 있냐며 찾아오기 시작했다고 해요. 이 때문에 아예 이재민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정원을 개방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사사키씨 본인도 같이 직장에서 일했던 동료를 지진으로 잃었다고 합니다. 쓰나미로 행방불명이 됐는데, 2개월 뒤에 발견이 됐다고 해요. 옷 주머니에서 사사키씨를 포함한 동료들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은 메모가 들어있었다고 합니다. 자주 술자리를 가졌던 친구라 언제든 전화하기 위해서였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본인이 만든 전화로 "앞으로 우리가 마실 때 너도 와야 된다"고 전했다고 합니다.


이제는 볼 수 없게 된 사람들에게 전화하면, 산에서 부는 바람이 마치 대답처럼 느껴져서 '바람의 전화'로 불리게 되는데요. 일본 전국 각지에서 전화하러 찾아오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조금씩 알려지게 됩니다.


전화 옆에는 노트를 두고 사람들이 그리운 마음을 쓸 수 있도록 했는데요. 가끔 전화하러 왔다가 사사키씨와 차를 한잔하고 이야기를 털어놓는 분들도 많다고 합니다. 지진 이재민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유로 먼저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지인들이 이곳을 찾는다고 해요. 사랑받은 덕분에, 2018년 공중전화 부스의 부식이 심해지자 사람들이 기부금을 내서 부스를 교체했다고 합니다. 2020년에는 이 전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까지 나오고,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수상까지 하게 되죠.


"먼저 세상 떠난 내 새끼 보고 싶어" 전세계 열풍…'바람의 전화' 만든 80세 할아버지[일본人사이드] 미국 코네티컷주에 설치된 바람의 전화. my wind phone 인스타그램.

이 전화는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퍼지게 됩니다. 코로나19 등 팬데믹, 전쟁 등을 겪으며 이 전화를 자기도 만들고 싶다는 문의가 늘어났다고 해요. 폴란드 바르샤바에도 2022년 '코로나19로 많은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는 이유로 설치가 됐는데, 현재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아끼는 사람을 잃은 피난민들이 꾸준히 이곳을 찾는다고 합니다. 현재는 미국, 캐나다, 영국, 아일랜드,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 남아프리카 등 17개국 400곳에 전화가 설치됐다고 해요.


미국에는 각국에 있는 바람의 전화를 소개하고 제작을 맡아주는 중개단체까지 생겨났습니다. 이 단체는 지난주 미국 코네티컷에 사는 할아버지가 26살에 세상을 떠난 손녀를 기리기 위해 호수 앞에 전화를 설치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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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떠난 사람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바람의 전화는 유가족의 슬픔을 치유하는 '그리프 케어(grief care)'의 방법으로도 주목받기 시작했는데요. 떠난 사람과 어떤 방식으로든 닿고 싶다는 마음은 만국 공통인 것 같습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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