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대 베이비시터, 옷차림 이유로 임금 못 받아 논란
미국의 한 10대 베이비시터가 '복장이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정당한 임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미국에 거주하는 15세 소녀 메이(가명)는 '제가 지나치게 예민한 걸까요?'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이 겪은 일을 공유했다. 그는 약 1년간 꾸준히 일해온 한 가정에서 아이 두 명을 돌봤지만 어느 날 갑작스럽게 약속된 시급을 받지 못했고 그 이유가 '복장 문제'였다고 주장했다.
메이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날, 그는 끈 민소매 상의에 맨투맨 티셔츠를 겹쳐 입고 아이들을 돌보러 해당 가정을 방문했다. 메이는 실내에서 아이들과 활발한 놀이를 하던 중 땀이 나자 겉옷을 벗고 민소매 차림으로 활동을 이어갔다. 아이들은 평소처럼 잘 따랐고 어떤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그는 전했다.
문제는 며칠이 지나도록 시급이 들어오지 않으면서 시작됐다. 메이는 아이 엄마 마리안에게 메시지를 보내 입금을 요청했다. 그는 "부활절 연휴가 있어 잊으셨을 수도 있을 것 같아 다시 연락드린다"며 "시간 되실 때 입금 부탁드린다"고 부탁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장은 뜻밖이었다. 그는 "남편과 상의한 결과 당신이 입고 온 옷이 부적절했다고 판단했다"며 "아이들은 당신을 좋아했지만 이번에는 50달러(약 7만원)만 지급하겠다"고 통보했다. 메이의 하루 시급은 150달러(약 20만원)였다.
메이는 해당 가정과 종교적 갈등이 있었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유대교 신자인 자신과 가족, 그리고 가톨릭 신자인 고용주 간의 가치관 차이가 상황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메이가 다시 직접 문자로 입금을 요청하자 마리안은 "당신이 당신 어머니를 닮아가는 게 안타깝다"며 "조금은 평범한 아이가 되길 기도했는데 그렇지 않아 유감"이라고 비난했다.
결국 마리안의 남편인 댄이 몰래 메이에게 약속된 금액인 150달러 전액을 송금하며 상황은 일단락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메이는 더 이상 해당 가정에서 베이비시터로 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와 내 가족을 무시하고 약속을 어기며 나를 이용하려 했기 때문에 이 집에서 더 일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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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복장이 문제였다면 사전에 경고했어야지, 일을 다 시켜놓고 시급을 반만 주는 건 명백한 착취" "만약 종교적 가치관이 다르다는 이유로 불공정한 대우를 했다면 이건 차별 문제" "외모나 복장에 대한 고용주의 주관적인 잣대가 미성년 노동자에게 폭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대체 민소매를 입는 게 뭐가 잘못된 건지" "아이들이 문제없이 따랐으면 된 거 아닌가"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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