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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 개정 임박...'주주충실 의무' 美 판례는[Invest&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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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OP 판례 '절차적 공정·가격 공정성 모두 지켜야'
MFW 판례 '엄격한 절차 따라야 경영판단원칙 적용'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 발대식에서 오기형 위원장이 상법 개정 시급성을 강조하며 롯데렌탈 사례를 직접 언급했다. 앞서 지난 2월 롯데렌탈 이사회는 대주주 지분 매각(주당 7만7115원)과 동시에 제3자 배정 방식 유상증자(주당 2만9180원)를 결의한 바 있다. 기존 대주주가 높은 가격에 주식을 팔고, 신임 대주주가 싼 가격에 주식을 더 받는 결정이 결국 소액주주에 불리하다는 점에서 조만간 국회에서 통과될 개정 상법의 '주주 충실 의무'에 위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현행 상법 제382조의3에서는 '이사는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개정 상법은 충실 의무의 대상에 주주를 포함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에 주주 충실 의무 판례가 확립된 미국 사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배주주와 소액주주 차별 없다'가 대원칙

'와인버거 대 UOP' 사건(이하 UOP 판례)과 '칸 대 M&F월드와이드' 사건(이하 MFW판례)은 소액주주 보호와 관련한 미국 회사법 판례의 기준점을 세운 중요한 사건이다. 경영진에 아주 엄격한 절차적·실질적 공정성을 요구하다가(UOP 판례) 그나마 엄격한 조건 하에 이사의 경영 판단 원칙을 존중하는 쪽으로 다소 완화했다(MFW 판례)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지배주주와 소액주주 사이에 차별이 없게 해야 한다는 대원칙은 동일하다.

상법 개정 임박...'주주충실 의무' 美 판례는[Invest&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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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OP 판례는 미국 소액주주 보호의 이정표가 되는 사건이다. 1975년 시그널컴퍼니는 석유화학업체 UOP 지분 50.5%를 취득한 뒤, 잔여 지분 강제매수(Squeeze Out)를 검토하면서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로부터 주당 21~24달러가 적절하다는 외부 공정가치 평가 결과를 받았다. 1978년 시그널은 UOP 잔여 지분에 대해 주당 21달러에 강제매수를 실행했다. 와인버거 등 소액주주는 합병 공정성에 이의를 제기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1983년 델라웨어 대법원은 소액주주 손을 들어줘 판기환송했고, 파기환송심 최종 판결 전에 시그널 측이 소액주주 측에 공정가치와의 차액을 추가 보상하는 것으로 합의해 사건이 종결됐다.


UOP 판례는 ▲합병 등 거래 과정에서 소액주주에게 모든 중대한 정보가 공개되고, 독립적 이사회 또는 위원회가 협의 과정을 진행해야한다는 '절차적 공정성(Procedural Fairness)'과▲제안한 가격이 소액주주에게 경제적으로 공정해야 한다는 '실질적 공정성(Substantive Fairness)' 모두를 엄격하게 심사해야 한다는 '전체적 공정성(Entire Fairness)' 원칙을 확립했다. 또한 공정한 가격을 산정할 때는 자산가치, 시장가치, 수익가치 등 다양한 평가 방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후 UOP 판례의 전체적 공정성 기준은 에메랄드파트너스 판례('에메랄드파트너스 대 베를린' 사건) 등 다양한 판례에서 재확인됐다. 에메랄드파트너스 판례에서 델라웨어 대법원은 ▲이사가 대주주의 뜻에 따라 거래를 밀어붙인 경우, 단순한 이사회 승인만으로는 충실의무 위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고 ▲절차적 공정성과 가격 공정성(=실질적 공정성)을 모두 충족하지 못한 경우, 거래가 시가를 반영했더라도 이사들이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원칙을 확인했다.


'이사 경영 존중 원칙' 기준점 제시한 MFW 판례

MFW 판례는 전체적 공정성 기준을 다소 완화했다는 점에서 이사진의 경영판단 원칙과 소액주주 보호 사이의 균형점을 찾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1년 M&F홀딩스는 자회사인 MFW 소액주주 보유 지분 강제매수를 공개 제안했다. 제안서에서는 '독립된 이사로 구성된 특별위원회의 승인'과 '소액주주 중 과반의 동의'를 강제매수의 조건으로 명시했다. 이후 거래 거부 권한까지 받은 특별위원회가 강제매수 제안을 승인했고, 2011년말 소액주주 과반수 동의로 강제매수가 진행됐다. 2012년 칸 등 소액주주가 특별위원회 위원의 독립성을 문제 삼으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2014년 델라웨어 대법원은 소액주주 패소 결정을 내렸다.


얼핏 보면 경영진에 유리한 '이사의 경영판단 원칙'을 존중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독립위원회 구성'과 '소액주주 차별금지'라는 이중 보호장치가 필수적이라는 기준점을 제시해, 경영진이 엄격한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도록 강제한 판결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MFW 판례에서는 구체적으로 ▲특별위원회 승인과 소액주주 과반수 동의라는 조건부 제안이 필수적이며 ▲특별위원회 위원은 지배주주 이해관계에서 완전히 독립적이어야 하며 ▲특별위원회는 자문인 선정, 거래 거부 등에서 자율적 권한을 가져야하며 ▲특별위원회가 공정한 가격 협상을 위해 재무자문 활용, 복수의 대안 검토 등 주의 의무를 다해야 하며 ▲소액주주에게는 투표 전에 거래 조건, 위원회 평가, 재무 분석 결과 등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제공돼야하고 ▲소액주주에 대한 압박이나 회유가 없어야 한다는 6가지요건을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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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규 법무법인 가온 대표변호사는 "최소한 소액주주에게 절차적인 참여의 기회를 보장해야만 경영권 프리미엄이라는 이유로 주가에 차등을 두는 행위가 정당화 될 수 있다"며 "롯데렌탈 케이스와 같이 두 당사자끼리만 합의해 대주주 지분과 유상증자 지분의 가격에 차등을 둘 경우 미국 기준에 따르더라도 개정 상법의 주주충실 의무 위반으로 손해배상을 해야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조시영 기자 ibp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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