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기자수첩]'해킹 피해자'에서 '양치기 소년'이 돼가는 예스24

시계아이콘01분 15초 소요
언어변환 뉴스듣기

사상 초유 접속장애
피해 속출에도 이용자에 '쉬쉬'
'내부점검·KISA협력' 모두 거짓으로
“살다 살다 이런 경우 처음”

[기자수첩]'해킹 피해자'에서 '양치기 소년'이 돼가는 예스24
AD

"절대 해킹은 아닙니다. 내부 시스템 점검 중입니다."


지난 9일 새벽 4시께 기사 작성을 위해 접속한 예스24 홈페이지는 열리지 않았다. 처음엔 단순한 일시적 접속 장애인 줄 알았다. 그러나 반나절, 하루가 지나도록 복구되지 않으면서 해킹 의혹이 제기됐다. 예스24 측은 위와 같은 입장을 내며 해킹 가능성을 일축했다. 과거에도 서버가 3일간 다운된 사례가 있었기에 이번 역시 유사한 경우로 판단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결국 그 해명은 사실이 아니었다. 원인은 '외부 랜섬웨어 해킹 공격'이었다. 예스24는 이를 인지하고 10일 오후 1시께 보안당국에 신고했다. 그럼에도 공지는 늦었고, 안내 문구는 여전히 "내부 시스템 점검 중"이었다. 이용자들의 알 권리는 철저히 외면됐다. 공연, 스포츠 경기, 팬미팅 등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혼란 속에서도 진실은 감춰졌다. 10일 오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수진 국민의 힘 의원이 해킹 사실을 공개한 뒤에야 예스24는 이를 인정했다.


예스24의 거짓 해명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예스24를 방문해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는 내용을 기사에 담아달라는 요청도 있었지만, 이 또한 사실이 아니었다. KISA은 이례적으로 늦은 밤 입장문을 내고 예스24의 주장을 반박했다. KISA 관계자는 본지에 "두 차례 예스24를 방문한 건 맞지만, 비협조로 인해 데이터룸조차 들어가지 못했고, 기본적인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두 차례의 거짓 해명이 이어진 상황. 진상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예스24 담당자는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기자님, 죄송해요. 그런데 저도 정말 그런 줄 몰랐어요." 대외 커뮤니케이션 담당자조차 해킹 사실과 이후 조치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취재를 통해 확인한 결과,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도 "권민석 최고보안책임자(CSO)와 정보보호팀이 정보를 독점하고 있으며, 질의해도 답변이 없다"는 토로가 나왔다. 회사 내부에서도 정보가 제대로 공유되지 않고, 정확한 사실이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


회원 수 약 2000만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온라인 서점이 사상 초유의 접속 장애를 겪은 것 자체도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더 큰 문제는 그 이후의 대응이다. 공연, 팬미팅, 스포츠 경기는 큰 타격을 입었고, 출판사는 주요 판매 창구가 막혔다. 그럼에도 이해관계자들을 향한 시의적절한 설명은 없었다. 내부 직원들은 '양치기 소년'이 돼가고 있다. 예스24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살다 살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이제는 직원들조차 회사 해명을 믿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AD

개인정보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았다는 설명마저 거짓으로 드러난다면, 예스24는 '해킹 피해자'에서 '이용자 권리 침해의 가해자'로 전락하는 건 시간문제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510:17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도축·가공 현장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산·경남권의 핵심 거점인 부경양돈협동조합 통합부경축산물공판장과 대전·충남권의 대전충남양돈농협 산하 포크빌축산물공판장은 시설 현대화를 통해 생산성과 위생, 환경 성과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국내 축산물 경쟁력 강화의 실증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수입 축산물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공판장의 역할이 단순

  • 25.12.1209:58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제주 축산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제주 한라산바이오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가축분뇨를 재생에너지와 비료로 전환하며 지역 축산업의 환경 기반을 바꾼 시설로 꼽힌다. 제주에서는 약 55만~60만마리의 돼지가 사육되며 하루 2500t 가까운 분뇨가 발생하는데, 한라산바이오는 이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자원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분뇨가

  • 25.12.1108:51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자유무역협정(FTA) 국내 보완대책을 통해 설립된 '충주 거점 산지유통센터(APC)'는 단양과 제천, 음성, 괴산 등 충북 북부권에 위치한 농가 650곳에서 생산한 사과를 세척·선별·포장·출하하는 과실 전문 APC입니다. 생산단계부터 관리하고 사과 브랜드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 저온저장고와 선별기 등을 통해 비용을 줄여 농가엔 더 큰 수익을, 소비자들에겐 품질 좋은 사과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 25.12.1010:18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59개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축산농가의 부담을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국내보완대책 가운데 하나가 '조사료생산기반확충 사업'이다. 조사료는 볏짚이나 목초 등 거친 섬유질 위주의 사료로, 이 사업을 통해 국산 조사료의 생산·유통·가공 기반을 갖춘 지역 단위 가공·유통센터가 확충되면서 국산 조사료 품질과 시장 신뢰도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북 김제에 위치한 전주김제

  • 25.12.0909:11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올해 3분기 기준 한국은 22개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통해 59개 국가와 FTA를 활용한 무역에 나서고 있다. 한국의 첫 FTA인 한-칠레 FTA가 발효된 2004년 4월 이후 약 21년 5개월 만의 성과다. 정부는 현재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85% 수준인 FTA 네트워크를 글로벌 1위인 90%까지 더 넓고 촘촘하게 확충할 방침이다. FTA 네트워크 확대에 따라 한국의 수출 시장이 넓어진 만큼 수출액도 2004년 2538억달러에서 2024년 6836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