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포스트 기자, 경찰 쏜 고무탄에 이마 맞아
"눈·이 맞아 다쳤을수도…화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벌어진 불법 이민 단속 반대 시위에서 현장을 취재하던 한 언론인이 경찰이 쏜 고무탄에 이마를 맞는 사건이 발생했다.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는 "전날 자사 소속 사진기자 토비 캔햄이 LA에서 시위 현장을 촬영하던 중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CHP) 경찰이 쏜 고무탄에 이마를 맞아 다쳤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캔햄은 회사의 지시를 받고 101번 고속도로 인근 고지대에서 경찰과 시위대 간의 충돌을 촬영하고 있었다. 캔햄이 촬영한 영상을 보면, 약 91m 떨어진 곳에서 한 경찰이 캔햄을 향해 총을 발사했고, 이마에 고무탄을 맞은 캔햄은 곧바로 쓰러졌다. 영상에는 캔햄이 "머리를 맞았다"고 비명을 지르며 고통스러워하는 모습도 담겼다. 캔햄은 당시 프레스 패스(기자증)를 착용하고 있었다.
이후 캔햄은 총격으로 인한 충격, 목 통증 등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 현재 이마에는 커다란 멍이 남은 상태다. 캔햄은 당시 상황에 대해 "주변에 저 말고는 아무도 없었고, 카메라를 켜고 촬영 중이었다가 맞았다"며 "제가 서 있던 곳은 고속도로를 내려다보는 위치였고, 주변에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표적이 되기 쉬웠다"고 말했다.
그는 고무탄에 맞기 전, 근처에서 섬광탄이 폭발하며 파편이 튀어 바지에 두 개의 구멍이 생겼다고도 전했다. 이후 왼쪽에서 누군가 액체가 담긴 물병을 경찰 쪽으로 던진 뒤 도주했고, 그는 그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카메라를 켜고 20초가 지난 시점에서 고무탄을 맞았다.
캔햄은 "다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는 걸 이해하지만, 제게 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긴 건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솔직히 화가 난다. 눈이나 이가 다칠 수도 있었던 상황"이라고 분노를 터트렸다.
호주의 한 기자도 현장 취재 중 고무탄에 맞아 부상을 입기도 했다. 호주매체 '9뉴스'는 반대 시위 사흘째인 지난 8일(현지시간) LA 시위 현장을 취재 중이던 자사 미국 특파원 로런 토마시가 LA 경찰이 쏜 고무탄에 다리를 맞아 다쳤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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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LA에서는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불법 이민자 단속과 추방에 반발하는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주(州)방위군과 해병대 파견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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