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안' 제안한 김용태 "절차·임기 언급...받아들일 의지 없다 해석"

"제 임기 채우는 것 중요치 않아...개혁안에 답해야"
반대 의원 겨냥 "개인 정치로 치부하면 당 나아갈 수 없어"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최근 자신이 제안한 당 개혁안에 반대하는 의원들을 향해 "자꾸 제 개혁안에 대해 절차가 어떻고, 임기가 어떻고 말씀하시는 건 개혁안을 받아들일 의지가 없다고 해석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민주화운동기념관에서 열린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제 임기를 채우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며 "의총에서 많은 의원이 제가 제시한 개혁안을 받을 건지, 말 건지 대답하면 된다"고 밝혔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6.9 김현민 기자

그는 "당이 과거에 잘못한 것을 반성하고 앞으로 국민들에게 신뢰받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며 개혁안을 제시한 취지를 재차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개인 정치를 위한 것으로 치부하거나 제가 임기를 늘리기 위한 것으로 치부한다면 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고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김문수 대선후보 교체 시도에 대한 당무감사, 광역·기초단체장 후보 100% 상향식 공천 등을 골자로 한 개혁안을 발표했다. 다만 이를 두고 전날 의원총회에서 '자기 정치를 위한 개혁안'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대선후보 교체 시도 관련 당무감사 제안에 대해선 "누구를 징계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다"며 "그날 진상을 많은 당원과 시민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고 적당한 과정이 당무감사"라고 해명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관련 당내 반발 기류가 있는 것을 두고 "비대위원장으로서 당내 통합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며 "헌법재판소에서 인용 결정이 나왔다면 과거 반대 당론을 무효화하는 게 자유민주주의 정당과 헌법 정신에 맞는 정당"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를 하게 된다면 탄핵 찬성·반대로 당원과 당직자들이 서로 갈라질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탄핵에 찬성한 분도, 반대한 분도 서로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일부 의원들이 제기한 '개혁안 배후설' 의혹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 당 많은 의원이 저에게 '배후가 누구냐' '한동훈과 상의했나. 김문수의 의중이냐'고 묻는다. 심지어 어떤 의원은 '이준석 개혁신당 전 대선후보의 지령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안 되는 말을 한다"며 "국민에게 정말 면목이 없다"고 했다.

이어 "대선에서 참패했으면 어떻게 반성하고 개혁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총의를 모아야 한다"며 "비대위원장의 개혁안을 갖고 어떤 정치적 의도가 있는지 해석만 한다면 당에 미래는 없다"고 부연했다.

전당대회 시기에 대해선 "제가 9월 초라고 말한 바 있다"면서도 "당원들의 총의가 모이면 8월이든 그 이전에라도 치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전당대회를 치를 때 치르더라도 개혁안과 당내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것이 작동돼야 올바른 전당대회가 치러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보경 기자 jb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