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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vs하버드]③연구실적 톱10 중국이 대다수인데…美경쟁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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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M 석박사 졸업생 절반이 국제학생
실리콘밸리 등 산업계 파장도 예고
혼란 틈타 다른 국가들은 R&D 인재 경쟁

편집자주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최고 명문인 하버드대를 정조준하며 미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대학가의 반(反)유대주의 확산을 이유로 주요 대학의 연방정부 재정 지원을 대폭 줄이고, 하버드에는 외국인 학생 등록 자격까지 박탈하는 초강수를 뒀다. 표면적으로는 반유대주의 근절이 명분이지만, 하버드를 좌파 기득권의 상징으로 낙인찍고 진보 진영과의 '문화 전쟁'을 벌이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미국 고등교육의 상징이자 세계 인재의 중심인 대학 캠퍼스가 이제 이념 전쟁의 최전선으로 내몰리면서 학문의 자유와 미국의 국가 경쟁력까지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가 내부에서 나온다. 아시아경제는 이에 3회에 걸쳐 트럼프 대통령과 미 명문대 간 충돌 양상을 조명하고 그 정치·사회적 함의를 짚어본다.

"미국이 국가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미국에서 훈련받은 국제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인재의 정착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하버드대 출신 줄리 헹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의 지적처럼 많은 미국 전문가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하버드대 탄압이 자국에 미칠 파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이 같은 걱정의 근간에는 중국의 연구개발(R&D) 굴기가 있다. 이미 전 세계 연구실적 상위 기관(대학 기준) 10곳 중 9곳이 중국 소재 대학일 정도로 중국의 공세가 거세다. '중국 텃밭'에서 왕좌를 지키는 곳은 1위인 하버드대뿐이다. 그러나 유학생들이 빠져나간 하버드대는 계속해서 세계 1위 대학이라는 명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위태로운 싸움을 흥미롭게 관전 중이다.


2~10위 싹쓸이한 中 대학…유일한 맞수는 하버드
[트럼프vs하버드]③연구실적 톱10 중국이 대다수인데…美경쟁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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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네이처인덱스에 따르면 전 세계 학술기관 기준 연구 점유율(기여도) 측면에서 상위 10개 기관 중 9개 기관은 중국 소재 대학인 것으로 나타났다. 1위인 하버드대(미국)를 제외하고 2~10위가 모두 중국 대학이다. 네이처 인덱스는 사이언스지 등 세계 주요 과학 저널에 실린 논문을 바탕으로 국가와 기관, 대학을 평가하는 과학기술 분야의 대표적인 성과 지표다.


유일한 비(非)중국 대학인 하버드대는 기여도 기준 전체 대학 중 1위(1142)를 기록 중이다. 다만 기준을 논문 건수로 기준을 바꾸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 경우 하버드대(3875건)는 중국과학원대(4028건)에 1위 자리를 뺏긴다. 매년 양적 성장을 거두는 중국 대학들 사이에서 하버드대의 자리도 위태로운 셈이다. 기여도는 단순 정량 기준인 논문 건수보다 연구계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력을 측정하는 중요한 잣대로 여겨진다.


[트럼프vs하버드]③연구실적 톱10 중국이 대다수인데…美경쟁력 우려

특히 국제 학생 비중이 큰 과학기술 분야는 트럼프 행정부의 국제 학생 퇴출로 인한 피해가 다른 전공들에 비해 더 클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다. CSIS에 따르면 오늘날 STEM 전공 석박사 졸업생 중 절반가량이 외국 학생들이다. 여기에 국립보건원과 국립과학재단 감원 등 정부 인력 조직 감원과 R&D 재정 지원 축소도 미국 유학 매력을 낮추는 요인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비자 제한 정책은 F(유학·어학 연수 등)뿐만 아니라 M(직업훈련)·J(방문 연구원 등) 비자에 공통으로 적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포고문을 통해 하버드 재학생에 대해 기존 F·M·J 비자 철회 여부를 검토하라고 지시했으며 신규 입학 희망자들을 대상으로는 모든 F·M·J 비자 입국을 금지했다. 하버드 국제학생 사무소에 따르면 국제학생은 전체 학생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며, 이중 중국 학생 비중이 가장 높다.


학교뿐만 아니라 산업계 파장도 예고됐다. 미국 CNN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미국에 있던 중국 출신 저명 학자 12명 이상이 귀국해 중국 명문대 교수로 임용됐다. 미국 명문대 출신의 풍부한 인재 풀이 감소하면 미국 IT 업계도 타격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특히 실리콘밸리로 대변되는 IT 기업들은 인도계를 비롯해 해외 인재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일례로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어도비·IBM 등 미국 태생 다국적 IT 기업들의 경우 전·현직 최고경영자(CEO)가 인도계라는 공통점이 있다. 2015년부터 구글을 이끌어온 순다르 피차이 대표도 인도계 CEO다.


美 혼란 틈타 다른 국가들 R&D 인재 유치 물밑 경쟁

한편에선 미국이 혼란스러운 틈을 타 다른 국가들은 R&D 인재 확보 경쟁에 뛰어들었다. 정부 차원에서 가장 적극적인 곳은 홍콩과 일본, 유럽 일부 국가다. 유럽에선 프랑스가 적극적이다. 푸지야 부제르다 그르노블 경영대학 학장은 미국 경영대학에 합격한 학생에 한해 '신속 심사(fast-track applications)' 방침을 확정하고 문을 열어줬다. 프랑스의 100여개 대학과 그랑제콜(프랑스 엘리트 고등교육기관)이 이미 미국 유학을 앞두고 있거나 체류 중인 외국인 학생을 돕기 위한 공동 대응을 논의 중이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일본 문부과학성이 이탈하는 하버드대 유학생을 일본의 대학들이 수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달라고 각 대학에 요청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시바 시게루 내각은 미국을 이탈하는 연구원을 흡수하기 위한 정책적 인센티브도 마련 중이다. 홍콩 정부 역시 홍콩과기대 등 8개 명문 대학과 손잡고 하버드대 유학생 유치에 나섰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지난달 27일 "미국의 차별적인 정책으로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라면 누구든 홍콩에서 공부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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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유학생 탄압 조치 배경 중 하나인 중국조차 그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최근 성명에서 "중국은 교육 협력의 정치화를 일관되게 반대해왔다"면서 "미국의 이번 조치는 자국 이미지와 국제적 평판만 훼손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인 '웨이보'에서도 유사한 반응이 나왔다. 한 인기 댓글은 "스스로 자멸하는 모습을 보니 재밌다"는 글을 남겼고 수백 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또 다른 사용자는 트럼프 대통령 관련 기사를 공유하면서 "국제학생 유치는 최고 인재를 끌어들이는 주요 수단인데, 이 길이 막히면 하버드는 여전히 하버드일 수 있을까?"고 써서 공감대를 얻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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