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일본제철, US스틸 인수 아닌 투자…미국이 통제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협상과 관련, 이는 '인수'가 아닌 '투자'라고 강조하면서 최종 협약이 아직 체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외곽의 US스틸 공장에서 대규모 유세를 벌이고 워싱턴DC로 복귀한 뒤 취재진과 만나 '일본제철이 US스틸을 인수하는 것이냐'는 물음에 "이것은 투자"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AP연합뉴스

이어 "그것은 미국에 의해 통제되며 이사회도 통제된다.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이 시설에 돈을 쓰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걸 가져갈 수는 없다. 뭘 할 수 있나. 일본으로 옮기려 할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제철이 US스틸을 소유하게 되나'라는 거듭된 질문에 명확히 답변하지 않은 채 "내가 이 제안을 4차례 거절했고, 그들이 결국 제대로 하자 나는 매우 좋아하게 됐다"고만 했다.

인수 형식과 관련해 공화당 소속 데이브 매코믹(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황금주'를 소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식의 금액이나 수량과 상관없이 주주총회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특별주식을 뜻한다.

미국 정부가 황금주를 통해 US스틸 이사진 일부를 추천하고, 생산량 축소 등 국익에 영향을 주는 이사회의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일각에선 미국 정부가 실제 황금주를 소유하는 것보다는 경영진의 특정 조치에 대해 미국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협약이 체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핵심 원칙은 미국이 제조업이든 첨단기술이든 핵심산업에 대한 통제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외국 기업이 이런 회사를 인수하거나 대규모 투자를 할 때 미국은 통제권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제철은 새 제철소에 170억 달러(23조5000억원)를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향후 10년간 US스틸의 용광로를 완전 가동 상태로 유지하고, 직원들도 해고하지 않기로 약속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와 관련한 협상이 미일 통상협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일본은 무역협정을 하고 싶어 한다. 관련은 없지만 해를 끼치지도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인도-파키스탄 분쟁 중재에 대해서는 "내가 자랑스러워하는 협상은 무역을 통해 잠재적 핵전쟁을 막았다는 것"이라면서 파키스탄 대표단이 다음 주 워싱턴을 방문할 예정이고 인도와 무역 합의가 임박했다고 밝혔다.

또 미국에 유학 중인 중국인의 비자를 적극적으로 취소하겠다는 국무부 방침과 관련해선 "그들은 괜찮을 것이다. 우리는 단지 개별 학생을 확인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서 특별공무원 업무를 마무리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마약 등 약물을 다량 복용했다는 보도에 대해선 "몰랐다"며 "나는 일론과 관련한 어떤 것도 우려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그는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을 사칭해 돈을 요구한 사건이 벌어진 것에 대해서는 이미 보고받았다면서 "와일스 실장이 잘 처리할 것이다. 전화가 해킹당해 그녀를 사칭하려 했다는 말을 들었는데 누구도 수지를 사칭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