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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게 잘 팔려서 좋았는데" 독이 된 '가성비'…결국 100년 '휠라' 간판 뗀 장남[막 오른 2세경영]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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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매출 깨진 브랜드 '휠라'
글로벌 신사업·아쿠쉬네트 확장 돌파구
승계 핵심키 '고배당
지분승계는 아직, 피에몬테·케어라인 활용 주목

부친이 일군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휠라' 간판을 과감하게 떼버렸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브랜드'로 화려하게 부활했지만 저가 판매는 브랜드 이미지 추락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우리나라에 휠라를 처음 선보인 윤윤수 미스토홀딩스(옛 휠라홀딩스) 회장의 장남인 윤근창 대표는 갈수록 쪼그라든 휠라 실적을 만회하게 위해 미스토홀딩스로 사명을 바꾸고 글로벌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는 중이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스토홀딩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미스토 부문 매출액이 9170억원으로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영업이익은 -400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부진한 실적은 올해 1분기도 이어졌다.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2157억원, 영업이익은 23억원으로 62%나 급감했다.



"싸게 잘 팔려서 좋았는데" 독이 된 '가성비'…결국 100년 '휠라' 간판 뗀 장남[막 오른 2세경영]⑤ 윤근창 휠라홀딩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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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홀세일 전략 실패…휠라 브랜드 내렸다

미스토 부문은 스포츠 브랜드 휠라(국내·미국·수수료) 사업과 국내 인디 브랜드 판권(라이선스), 유통 사업에서 매출이 발생한다. 휠라는 국내에서 패션업계 침체 여파로 매출이 부진했고 미국 사업을 구조조정하면서 실적이 대폭 쪼그라들었다.


코로나19 이후 휠라의 악성재고가 쌓인 데다 특히 미국 법인의 재고 부담이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미국 법인은 2021년 5690억원이었던 매출액이 2023년 2877억원, 2024년 2658억원 등으로 반토막났다. 2022년 영업적자 682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적자폭은 1072억원을 확대됐다. 이 때문에 휠라는 지난해 11월 구조조정을 위해 미국 사업을 중단했다.


휠라는 1911년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브랜드로 윤 회장이 1991년 휠라코리아를 설립하며 처음 선보였다. 윤 회장은 2007년 휠라 글로벌 본사까지 인수했다. 국내 법인이 글로벌 본사를 인수한 첫 사례다. 윤 대표는 2007년 휠라USA에 입사한 뒤 경영 수업을 받았다. 특히 윤 대표는 2015년 휠라코리아에 합류해 리브랜딩 작업을 주도했다.


"싸게 잘 팔려서 좋았는데" 독이 된 '가성비'…결국 100년 '휠라' 간판 뗀 장남[막 오른 2세경영]⑤

과거 인기 신발 '디럭스'와 '디스트럽터' 등을 재해석해 출시하며 레트로 열풍을 이끌었고, 명품 브랜드 '펜디'를 비롯해 국내 유명 BJ와 협업을 진행하며 젊은층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미국에서도 '디스트럽터'가 올해의 신발로 꼽히는 등 큰 인기를 끌면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윤 대표는 또 미국과 국내에서 홀세일(도매 ) 전략을 사용하며 채널 다각화를 통해 외형 규모를 빠르게 키워나갔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이 같은 전략은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오프라인 매장이 폐쇄되면서 악성 재고가 쌓였고, 코스트코 등 할인점에서 재고를 판매하면서 '저가 브랜드'라는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했다. 이에 윤 대표는 2022년 '휠라 5개년 전략'을 내세워 국내와 미국 도매 매출 비중을 줄이는 브랜드 가치 재정립에 나섰지만 전략은 빗나갔다. 당시 미국 도매 매출 비중은 90%에 달했고, 한국은 35% 수준이었다.


올해 1분기 미스토홀딩스의 전체 매출액 중 미스토 부문의 상품 판매 매출액 비중은 16%에 그쳤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상품 매출 비중은 약 20%였지만 1개 분기 만에 4%포인트 빠진 것이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도 매출 비중은 3%포인트나 줄어들었다. 골프 사업 부문인 아쿠쉬네트의 실적이 늘어났지만 미스토 부문의 실적이 크게 쪼그라들면서 매출 비중이 축소된 것이다.


"싸게 잘 팔려서 좋았는데" 독이 된 '가성비'…결국 100년 '휠라' 간판 뗀 장남[막 오른 2세경영]⑤
'타이틀리스트' 매출 의존도 확대 

결국 윤 대표는 사명에서 가업의 정체성인 '휠라'를 버리고 중화권 라이선스(판권)와 글로벌 유통 사업에 나섰다. 미스토홀딩스는 지난해부터 국내 인디 브랜드들을 중화권에서 선보이고 있다. 미스토홀딩스는 홍콩에서 미스토브랜드홀딩스를 설립하고 자회사 '만토바 브랜드 매니지먼트'를 통해 '마뗑킴' '마리떼'를 유통하고 있다. 또 '미스토 브랜드 매니지먼트'를 통해 '레이브'와 '마르디' '레스트앤레크레이션' 등의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올해 1분기만 50개 이상의 오프라인 매장을 연 것으로 전해진다.


미스토홀딩스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 철수한 것은 아니며 저가 제품 위주 운영방식과 휠라의 카테고리별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과 경험을 통합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를 검토 중"이라며 "중화권에서는 여성 캐주얼에서 스포츠와 아웃도어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라이선스와 유통 사업을 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휠라의 고급화 전략을 지난해 10월 Z세대의 인기 브랜드인 스케이트 웨어 '팔라스'의 창립자 '레브 탄주'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은 프리미엄 라인 '휠라 플러스'를 선보였다. 아직은 초기 단계로 매출 기여도는 미비하다.


미스토홀딩스는 휠라 브랜드의 부진으로 아쿠쉬네트 의존도가 커졌다. 아쿠쉬네트는 골프공과 장비 부문 강자인 '타이틀리스트'와 '풋조이'를 주요 브랜드로 둔 기업으로 윤 회장이 2011년 인수했다. 현재 타이틀리스트는 미스토홀딩스 전체 매출액의 60%에 달한다. 2022년 타이틀리스트의 매출 비중은 50%를 넘지 못했지만 2년 만에 그룹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영향력은 더 커졌다. 지난해 기준 타이틀리스트 골프 장비 매출액은 15억800만달러(2조750억원)로 전년(14조2000만달러) 대비 7%가량 신장했다. 아쿠쉬네트가 운영 중인 다른 브랜드 '풋조이'의 매출 비중은 21% 수준이다.


아쿠쉬네트는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려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현재 아쿠쉬네트의 매출은 미국(60%) 유럽, 중동, 아프리카(13%), 한국(12%), 일본(6%) 순이다. 그동안 아쿠쉬네트는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 법인을 세워 타이틀리스트 장비와 풋조이 골프화, 장갑 등을 유통해왔다. 지난해 8월에는 베트남에 골프 사업 관련 컨설팅을 해주는 법인을 세우기도 했다. 풋조이는 올해 1월 골프화와 장갑, 의류 등을 소싱해주는 유한회사 'ACL 풋조이'를 싱가포르에 설립했다.


가족 회사 '피에몬테' 지분 확대…윤근창 대표 승계작업 '착착'

"싸게 잘 팔려서 좋았는데" 독이 된 '가성비'…결국 100년 '휠라' 간판 뗀 장남[막 오른 2세경영]⑤

윤 대표는 2020년 휠라코리아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미스토홀딩스 대표를 맡았다. 당시 윤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현재 미스토홀딩스 의장과 아쿠쉬네트홀딩스 의장을 맡아 윤 대표를 후방에서 지원하고 있다.


지분 승계를 위한 작업도 착실히 진행 중이다. 미스토홀딩스의 최대주주는 피에몬테다. 피에몬테는 윤 회장이 지분 75.18%를 확보한최상위 지주사로 미스토홀딩스를 통해 각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비상장 지주사가 상장된 중간 지주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피에몬테의 2대 주주는 의료용 전동스쿠터 제조업체 케어라인(20.77%)인데, 윤 대표(피에몬테 지분 4.05% 보유)가 케어라인의 지분을 60%가량 확보하고 있어 사실상 피에몬테의 2대 주주다.


피에몬테는 미스토홀딩스의 지분을 꾸준히 매입해왔다. 피에몬테는 2022년 3월 기준 지분율 21.63%에서 지분 매입을 통해 지분율 35.81%(2152만2814주)까지 끌어올렸다. 이를 위해 한국증권금융과 국민은행, 하나은행 등에 미스토홀딩스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기도 했다.


배당금도 활용됐다. 미스토홀딩스는 2022년 950억원, 2023년 655억원, 지난해 700억원가량을 현금배당했다. 이 기간 피에몬테가 가져간 배당금은 680억원에 달한다.


피에몬테의 마지막 지분 매입은 지난해 3월 이뤄졌다. 올해는 현금 비중이 급격하게 축소되면서 추가 지분 매입이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초 기준 피에몬테는 보통예금으로 522억원을 갖고 있었지만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76억원에 그쳤다. 차입금액을 2023년 3000억원에서 870억원으로 줄이고 1250억원 규모로 빌렸던 돈을 갚으면서 보유했던 현금 비중이 급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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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윤 회장이 피에몬테 지분을 장남에게 증여하거나 미스토홀딩스와 피에몬테를 합병하는 방식으로 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스토홀딩스의 고배당 정책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미스토홀딩스는 주주환원 강화의 일환으로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최대 5000억원을 주주환원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연결지배주주순이익 대비 주주환원율을 최대 50%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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