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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마트 빵 사먹어요"…가격 38% 뛰었지만 공정위는 '모르쇠'[빵값의 비밀]

시계아이콘01분 43초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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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5년 새 38% 뛴 한국 빵값
조사 착수 후 결과발표 미루는 공정위

파리바게뜨·뚜레쥬르 등 대기업이 올리고
프리미엄 내세운 개인 매장 인기에 비싸진 빵
밀가루·설탕 등 원자재 가격 상승도 영향

"차라리 마트 빵 사먹어요"…가격 38% 뛰었지만 공정위는 '모르쇠'[빵값의 비밀]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뚜레쥬르 매장 내부. 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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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통계청이 발표하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가공식품 물가가 4.1%(전년 동기대비) 오를 동안 빵 물가는 6.4%나 상승했다. 빵 소비자물가지수는 138.48로 기준연도인 2020년(100)과 비교할 때 5년간 38.48% 올랐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간식인 떡볶이, 치킨보다도 더 가파르게 올랐다. 빵은 한때 누구나 즐기던 간식이었지만, 지금은 선뜻 고르기 어려운 가격이 됐다. 어쩌다 한국의 빵값은 계속 가파르게 오르게 됐을까.

"국내 제빵 시장 현황과 거래 구조, 가격 상승 요인 등을 면밀하게 분석해 유통 구조를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2024년 4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제빵 산업 실태 조사' 연구용역을 통해 규제·유통구조 개선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한지 1년여 시간이 지났지만 제대로 된 원인 파악과 대책 마련을 하지 못하고 있다. 공정위는 계획대로 빵값 상승의 원인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실태조사 연구용역을 진행했고, 당초 지난해 10월께 나오기로 한 결과와 대책은 연말까지 미뤄지더니 1년여 시간이 지난 2025년 6월 현재도 미공개 상태다. 공정위 관계자는 "연구용역 결과는 나왔지만 공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소관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공정위가 빵값 상승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실태 조사까지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원인 공개 및 대책 발표를 미루는 사이 전 세계적으로도 악명 높은 한국의 빵값은 연일 오름세를 보이면서 소비자 부담을 키우고 있다. '빵플레이션(빵+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생겼을 정도다.


1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빵 소비자물가지수는 138.48로 집계됐다. 기준연도인 2020년(100)과 비교하면 5년간 빵값이 무려 38.48% 올랐다는 뜻이다. 같은 기간 ▲떡볶이(34.69%) ▲커피(34.66%) ▲치킨(28.21%) ▲라면(24.64%) ▲떡 (24.18%) ▲스낵 과자(18.60%) 등 품목 보다 높은 오름폭을 나타냈다.


빵값 상승세는 프랜차이즈 제과점의 가격 인상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2월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빵 96종과 케이크 25종 가격을 평균 5.9% 인상했으며,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3월1일부터 빵과 케이크 110여종의 가격을 평균 약 5% 올렸다. 양사는 "주요 원재료와 각종 제반 비용이 상승해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차라리 마트 빵 사먹어요"…가격 38% 뛰었지만 공정위는 '모르쇠'[빵값의 비밀]


"차라리 마트 빵 사먹어요"…가격 38% 뛰었지만 공정위는 '모르쇠'[빵값의 비밀]

제빵업계가 빵값을 올리는 배경으로 가장 먼저 꼽는 것은 밀가루·설탕 등 수입 의존도가 높은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이다. 밀가루의 경우 약 99%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제 밀 가격이 오르면 국내 빵값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한다. 프랑스 등 밀 자급률이 높은 국가와 사정이 다르다는 것이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이 내리더라도 빵값이 제자리를 찾지 않는 것은 빵값 상승 배경을 밀가루·설탕 등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 때문만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이유가 된다. 2022년 5월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톤당 419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 밀 선물가격은 이후 하락세로 전환돼 지난 1일 기준 톤당 199달러까지 떨어졌다.


대형 업체 위주의 과점형 시장과 복잡한 유통구조가 빵값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국내 베이커리 시장은 그동한 대기업이 가격 결정과 시장 점유율을 주도해왔으며 원재료 수입사부터 도소매 납품업체 등 여러 단계를 거치며 마진이 누적되다 보니, 최종 소비자 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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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당국이 빠르게 오르는 빵값에 대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보니 가격 상승의 부담은 오롯이 소비자의 몫이 됐다. 직장인 임소정씨(30)는 "예전에는 동네 빵집에서 자주 빵을 사 먹었는데, 몇 년 새 가격이 많이 오르다 보니 이제는 자주 사 먹기가 부담스럽다"며 "대신 마트에서 파는 빵을 주로 먹는다. 특히 마감 할인 시간에 맞춰 가면 더 저렴하게 살 수 있어 마트를 더 자주 찾게 된다"고 말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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