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선 전 노무현재단 이사, 이준석 발언 지적
"그 덕담, 백몇십명에 장학증서 주며 한 말"
천호선 전 노무현재단 이사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를 향해 "자기 개인에게 노무현 대통령이 특별한 덕담을 한 것처럼 거짓말을 해댄다. 교활하다"고 맹비난했다. 천 전 이사는 2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건 짚고 넘어가야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천 전 이사는 노무현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을 맡은 대표적인 친노(친노무현) 인사다.
이준석 후보는 노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인 지난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은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노무현 대통령 같은 소신 있는 정치를 하겠다는 이야기를 꾸준히 해왔다"며 "실제로 제가 드러내어 더 밝히지는 않았지만, 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저희 바로 옆에 혜화동 자택에 계셨고, 대통령 당선되셨을 때도 굉장히 주변에서 노무현 대통령님을 기대하고 응원했던 기억이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공교롭게도 2003년 미국 유학을 하러 갈 때 노무현 대통령께서 직접 장학증서를 주시면서 하셨던 말씀이 기억난다"라며 "'열심히 공부해서 언젠가 나라를 위해서 큰일을 하고 이바지해야 한다'는 너무 당연한 덕담이지만, 이제 제가 22년 뒤에 대통령 후보라는 자리에 서서 보니 '참 그 말씀이 실천하기 어려운 말이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천 전 이사는 이 후보가 언급한 장학증서에 대해 "'대통령 과학 장학생'은 김대중 정부에서 입안하고 노무현 정부인 2003년부터 시행됐다"며 "현재 노무현재단에서 선발하는 '노무현 장학생'과는 다르다"고 밝혔다. 이어 "청와대 영빈관에서 백몇십명 정도를 매년 수여했는데, 이 후보도 그중 한 명"이라며 "마치 자기 개인에게 노 전 대통령이 특별한 덕담을 한 것처럼 거짓말을 해대기까지 하는 것에 구역질이 난다"고 비난했다.
천 전 이사는 이 후보의 과거 동영상을 소환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에서는 이 후보가 '노무현 장학생이 맞냐'는 물음에 아니라고 부인하는 내용이 담겼다. 영상에서 이 후보는 "'친노'에 계시는 분들이 '너는 노무현 장학금을 받았는데, 노무현과 정치 노선 다르게 걷냐'고 하는데, 노무현 대통령 때 '대통령 과학 장학금'을 받은 거다. 쉽게 말하면 국비 장학금"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이 후보는 유세에서 '노무현 정신'을 자주 언급하고 있다. 특히 지난 23일 대선 후보 2차 토론회 시작 발언에서 "오늘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라며 "그분은 바보 노무현으로 자신을 낮췄지, 국민을 바보라고 경멸하지 않았다"고 운을 떼기도 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의 '이의 있습니다. 토론을 해야 합니다' 발언을 인용하며 "저는 노무현 대통령께서 외쳤던 '이의 있습니다'라는 외침이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정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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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총선 때도 "제가 감히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과거 노무현 대통령께서도 4 낙선을 경험하시면서 험지 도전을 잃지 않으셨다. 그런 부분에서 용기를 많이 얻는다"라고 말한 바 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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