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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아이는 말하지 못하는 학대…어른들이 말할 수 있도록"[아동학대 SOS]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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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장
조기개입 위한 신고 활성화

"아동학대를 보고 울어주는 분들은 많지만 같이 땀 흘려주는 분들은 거의 없습니다."


[인터뷰]"아이는 말하지 못하는 학대…어른들이 말할 수 있도록"[아동학대 SOS]⑤ 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장이 지난 13일 서울 중구 사무실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조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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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장은 지난 13일 오후 서울 중구 아동권리보장원에서 진행된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아동학대 문제 해결을 위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라며 "취약계층에 관한 문제는 주로 당사자가 문제 해결을 촉구하지만 학대 아동은 직접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김문수 국민의힘·이준석 개혁신당·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 등 제21대 대선 후보자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정 원장은 "아동학대 예방, 치료, 재발 방지, 부모교육 등을 하려면 그만큼 예산과 인력이 확보돼야 한다"며 "역대 대선 주자들이 아동학대에 대한 관심이 있다고 말해왔지만 실질적인 지원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아동학대 조기 개입을 위한 신고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옆집의 아이가 학대를 당한 것 같으면 '설마'하고 넘어가기보다 곧바로 신고할 수 있어야 한다"며 "판단은 신고자가 하는 것이 아니다. 학대가 없었으면 다행이고 학대가 있었다면 아이를 구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신고자 보호 장치가 충분히 마련돼 있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정 원장은 "신고자의 신변과 신고 사실은 '아동학대처벌법'에 의해 철저히 비밀로 보장된다"며 "과거에는 신고번호도 굉장히 어려웠는데 지금은 112로 간단히 신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아이는 말하지 못하는 학대…어른들이 말할 수 있도록"[아동학대 SOS]⑤ 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장이 지난 13일 서울 중구 사무실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조용준 기자

다음은 정 원장과의 일문일답.


-아동권리보장원은 어떤 활동을 하는지.

▲아동권리보장원은 2019년 아동복지법에 근거해 학대를 비롯해 아동정책 수립을 지원하는 기관으로 설립된 뒤 가정별로 표준화한 사례관리 지침을 만든다. 이를 통해 전국 어디서나 같은 수준으로 아동들이 보호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대표적으로 재학대 방지를 위해 상담원이 학대 가정에 방문하는 '방문 똑똑!마음 톡톡!' 시범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상담원들이 지역, 가정 분위기 등 업무 환경에 따른 대응 편차를 줄일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한다.


-아동학대 신고가 늘어나는 추세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학대에 대한 민감성이 올라가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다. 학대는 본래 암수 범죄라서 누가 어떻게 발견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신고가 늘어나는 건 중요한 일이지만 이와 별개로 신고 의심 사례가 발견되면 스스로 판단할 필요 없이 신고해야 한다.


-아동학대 가해자들 처벌이 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아동학대 가해자는 형법이 아닌 아동학대범죄특례법에 따라 처벌받는다. 가해자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려면 형법으로 처리하면 된다. 다만 대부분의 학대 가해자가 부모인 상황에서 이들은 가해자인 동시에 보호자다. 보호자가 처벌받고 아이들이 가정에서 벗어나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무작정 처벌을 강화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가해 부모를 더 나은 부모로 교육할 수 있을지다. 그렇기 때문에 재학대가 되지 않도록 정확하게 사례를 관리해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최근 신체학대보다는 정서학대가 늘어나고 있던데.

▲전 세계적인 흐름과도 연결된다. 대부분 나라에서 신체학대를 하는 경우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정서학대는 아이에게 협박하거나 욕설하는 행위뿐 아니라 아이 앞에서 부부싸움을 하는 것도 해당한다. 사실 많은 부모가 부부싸움이 아동학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부모교육이 중요한 이유다.


[인터뷰]"아이는 말하지 못하는 학대…어른들이 말할 수 있도록"[아동학대 SOS]⑤ 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장이 지난 13일 서울 중구 사무실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조용준 기자

-어떻게 하면 아동학대 부모가 부모교육을 받게 할 수 있나.

▲실제로 잘못을 저질러서 부모교육을 받는 사람보다 더 나은 부모가 되기 위해 교육을 받는 사람이 많다. 아동학대 부모는 '내 자녀 내 마음대로 하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부모교육 의무화도 고려해볼 수 있다. 부모가 되기는 쉽지만, 부모답게 사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과거에는 모든 양육의 책임이 부모에게만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부모급여, 아동수당 등만 보더라도 어느 정도 정부도 자녀 양육에 가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수당을 주다가 부모교육을 안 받으면 수당 지급을 중단하는 방식도 고려해볼 수 있다. 아이가 유치원, 초등학교 등 가정을 벗어나 공공보육을 받는 시점에 부모교육을 받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다.


-현재 가장 필요한 아동 보호 정책은.

▲아동학대 사망 분석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 미국, 일본 등 외국에서는 아동사망검토제(CDR)를 통해 아동의 사망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정책적인 제안사항을 도출해낸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런 체계가 미비해 아동 사망과 관련한 정책을 제안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 아동학대로 사망하는 아동이 한 달에 3~4명이다. 이들에 대한 보다 면밀한 원인 분석 등을 통해 정책을 만들고 예방 방안을 세울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모두가 진지하게 부모 됨에 대해 고민하면 좋겠다. '나는 아동학대를 안 한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본인도 학대를 저지를 수 있다는 점을 알고 항상 스스로를 점검하면 좋겠다. 이를 바탕으로 많은 분이 부모교육에도 관심을 기울여주기를 바란다.



※ 민법이 개정돼 부모라도 아동을 체벌할 권리는 없으며, 아동에게 신체적·정서적·성적 학대 등을 하면 최대 10년 이하 징역 등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누구든지 아동학대가 의심되면 112에 신고하고, 아동 양육·지원 등에 어려움이 있으면 129(보건복지상담센터)와 상담하십시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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