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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밥상, 중국산이 점령했다…가성비에 무너진 국산 채소[Why&N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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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배추 13배, 고등어 55% 급등

수입산 먹거리가 빠르게 한국인의 식탁을 점령하고 있다. 장기화한 고물가 속에서 이상기후까지 겹치면서 생산량이 줄어든 배추를 비롯해 양배추, 양파 등 채소는 물론, 고등어까지 수입이 급증했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할당관세 적용 품목을 확대한 정책이 수입을 부추겼다.


21일 한국무역통계진흥원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따르면, 올해 1~3월 수입된 식품 규모는 86억6900만달러(470만7000t)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증가했다. 특히 농산물과 수산물 수입량이 늘며 전체 증가세를 견인했다.

한국인 밥상, 중국산이 점령했다…가성비에 무너진 국산 채소[Why&Next] 양배추, 무, 당근 등 채소 가격이 줄줄이 오르며 밥상물가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24일 서울 양재 하나로마트에서 무가 진열되어 있다. 무 판매 가격은 지난해 보다 약 2천원 가량 오른 5천원에 육박하고 있다. 2025.03.24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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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류 수입 10배 넘게 뛴 품목도…중국산이 90%

가장 많이 증가한 품목은 양배추다. 양배추 수입액은 608만달러(1만9989t)로 13배 이상 치솟았다. 양파도 552만달러(1만4509t)에서 1282만달러(4만2678t)로 2배 이상 급등했다. 당근은 1만2830달러(2만9917t)로 전년(9840달러·2만5153t)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김치 수입액도 4756만달러(8만970t)로 전년(4074만달러·7만3515t)보다 17% 늘었다. 채소류 수입의 90% 이상이 중국산이다.


지난해 가을 이상 고온과 겨울 한파로 국내 배추·양배추·무 등의 작황이 부진했던 것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이로 인해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이들 품목에 할당관세를 적용하며 수입 물량을 늘렸다. 배추, 무, 양배추, 당근 등 4개 품목은 지난달까지 세율을 0%로 낮추는 조치를 취했다.


양파는 관세율이 135%에 달하지만 정부는 50%인 저율관세할당 물량 2만645t을 지난달 초까지 도입해 공급을 확대했다. 그동안 정부는 주요 소득작목인 배추, 무, 양파 등에 높은 관세를 유지하며 시장 개방을 통해 가격 충격을 완화해왔다. 당근과 무는 30%, 배추와 양배추는 27%의 관세율을 적용해왔다. 올해 1~3월 양배추 가격은 전년 대비 60% 넘게 올랐다. 양파와 당근의 가격도 각각 80%, 20% 상승했다.

한국인 밥상, 중국산이 점령했다…가성비에 무너진 국산 채소[Why&Next]


참깨도 예외가 아니다. 참깨 수입액은 2602만달러(1만1230t)에서 3938만달러(1만8829t)로 껑충 뛰었다. 김치, 나물류 조리에 널리 사용되는 참깨는 최근 국내 가격이 10% 증가하면서 수입 의존도가 높아졌다.


수산물 중에선 국민 반찬으로 불리는 고등어 수입액이 3649만달러(1만6399t)에서 6789만달러(2만5454t)로 55% 이상 증가했다. 고등어 수입의 주력 국가는 노르웨이로, 국내 어획량이 감소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가진 수입산 고등어가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다.



김치 수입도 역대 최대…무역적자 확대

이 기간 김치 수입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분기 김치 수입 금액은 4756만달러(약 670억 원)로 1년 전 같은 기간(4075만달러)보다 16.7% 늘었다. 김치 수입 중량은 8097만t으로 10.1% 증가했다. 고환율 탓에 수입 금액 증가율이 중량 증가율을 웃돌았다. 지난해 김치 수입액은 역대 최대였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수입 추세가 이어질 경우 김치 수입 기록은 지난해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보다 수입이 많아지면서 김치 무역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수출액은 1억6357만달러(약 2300억원)로 5.1% 늘면서 사상 최대였다. 하지만 수입이 수출보다 더욱 가파르게 늘면서 2022년부터 3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지난해 적자는 2629만달러로 전년(798만달러)의 3.3배다. 중국인 노동자가 초대형 배추 더미 속에서 나체로 김치를 절이는 영상이 공개된 '알몸 김치' 파문이 있었던 2021년에는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식약처는 "국내 생산량 감소와 이상기후로 인한 작황 부진, 국제 곡물 가격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며 "정부가 할당관세를 적용하면서 수입 물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인 밥상, 중국산이 점령했다…가성비에 무너진 국산 채소[Why&Next]
가격 급등에 국내산 포기…외식업계는 수입산 전환

고공행진 중인 채소 가격으로 인해 유통 업계에서도 수입산 활용에 나서고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국내산 채소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중국산 양배추나 당근을 들여와 묶음 판매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시하는 소비자 수요에 맞춘 전략"이라고 말했다.


외식업계에선 수입산으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김치를 사용하는 한정식 업체 관계자는 "국내산 가격이 너무 올라 일부 메뉴는 수입산 김치로 대체하고 있다"고 밝혔다. 식자재 유통업계도 수입산 농산물 활용을 늘리는 추세다.


수입식품 소비 확대는 가격 중심 소비심리와 맞닿아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경기 둔화에 따라 경제성, 간편함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강해지며 수입식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수입산 확대가 단기적인 물가 조절에는 효과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내 농업 기반을 흔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할당관세를 반복적으로 활용하면 수입 의존도가 높아지고, 국내 생산 농가의 생산 의지가 약화한다"고 말했다.


수입식품의 위생과 품질 문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입 채소류의 경우 잔류농약이나 이물 혼입 등이 반복 지적되는 만큼, 보다 정밀한 검역과 사후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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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자료를 보면 1분기 수입식품 중 부적합 판정을 받은 건수는 303건(중량 기준 1288t)으로 전체 수입의 0.03%에 해당한다. 주요 사유는 기준 규격 위반(25.2%), 식품첨가물 사용 위반(22.3%), 잔류농약 초과(21.9%) 등이었다. 실제 중국에서 수입한 일부 양배추와 양파에서는 잔류 농약이 초과 검출됐다. 정부는 수입 증가 품목에 대해 검사 비중을 조정하고, 검사기준을 강화하는 등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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