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사업 연장… 제도 안착 위한 기반 조성
이용자·관리사 나눠 조사… 임금 문제까지
고비용 부담 여전… 정부 "쉽지 않을 듯"
서울시가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선다. 수요 부족으로 본 사업 추진이 힘들어졌지만 시범사업 성과를 점검해 제도 안착을 위한 기반으로 삼겠다는 취지다.
19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최근 서울시 외국인 가사서비스 이용자와 가사관리사를 대상으로 업무 실태와 정책 수요 조사에 착수했다.
외국인 가사관리사는 저출생 대책의 일환으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에 제안하며 추진한 사업이다. 내국인 돌봄종사자가 감소하고 고령화하는 상황에서 치솟는 돌봄비용으로 경력이 단절되거나 출산을 포기하는 양육자를 위한 대책으로 관심을 받았다.
논란은 있었다. 내국인과 같은 시간당 최저임금을 적용받아 높은 비용 부담 탓에 실효성에 문제가 제기됐다. 서울 외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려는 본 사업이 무산되고 시범사업을 1년 더 연장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서울시는 실태조사를 통해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의 성과를 분야별로 살펴보기로 했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148개 가정과 89명의 필리핀 가사관리사 및 서비스 제공기관이 대상이다. 가정을 대상으로는 가사관리사 이용 이후의 육아 활동 변화나 서비스 추가 이용 의향 등을 조사하고 가사관리사들에게는 근로 실태와 임금 문제, 시범사업 종료 후 이직이나 귀국 여부 등을 확인하기로 했다.
실태조사 결과는 서비스 이용 확대 등 본 사업 추진을 위한 기반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시범사업 종료 후 "이용가정과 가사관리사 모두 매우 높은 만족도를 보이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뒀고 향후 돌봄분야 인력 부족에 대한 미래의 대안으로 실효성이 검증됐다"는 평가를 내놓은 바 있다. 지난 3월 시범사업 연장 과정에서 서비스 이용 가정이 기존 185곳에서 148곳으로 감소했지만 이 중 90%가 넘는 135곳(91.2%)이 재계약을 통해 서비스 이용을 지속하기로 한 결과도 내놨다. 신규 이용자로 등록한 가정은 13곳(8.8%)으로, 102개 가정이 서비스 이용을 위해 대기 중이다.
다만 이용 요금 부담은 여전한 논란이다. 요금은 운영비 및 관리비 등을 반영해 1만6800원(시범사업 1만3940원)으로 조정됐다. 주 40시간(하루 8시간) 이용 시 월 이용요금(주휴수당 포함)은 242만5560원에서 292만3200원으로 49만7640원 올랐다. 더욱이 정부는 별도의 정부 지원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김민석 고용노동부 장관대행은 최근 필리핀 가사관리사 사업이 올해 본 사업으로 전환되는 것과 관련해 "비용 문제가 해결되지 않다 보니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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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탓에 향후 서비스가 지속 연장되더라도 이용 가정은 강남권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범사업 초기에도 이용자의 30% 이상은 '강남 3구'에 집중됐다. 당시 이용 가정으로 선정된 157가구 중 33.8%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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