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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워런 버핏의 행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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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이 거둔 부와 성공
재능·노력만으로 성취 어려워
시대·국가 등 운이 결정적 역할

[논단]워런 버핏의 행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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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은 성공에 얼마나 중요한가. 인간의 성취에 재능과 성실함과 노력은 얼마나 도움이 될까. 타고난 재능과 흘린 땀을 행운과 비교한다면 성공하는 데 어느 것이 얼마나 더 중요한가.


워런 버핏이 연말 은퇴를 발표했다. 버핏의 은퇴를 앞두고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자본주의의 모든 긍정적인 면을 대표하는 인물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버핏은 1964년 당시 경영난에 빠진 직물회사였던 버크셔 해서웨이를 인수해, 이 회사를 기반으로 에너지와 은행, 항공, 식품 등 많은 유망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면서 억만장자가 되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현재 연간 매출 4천억 달러를 올리며 180개 자회사를 거느린 지주회사다. 인수 후 61년간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가 상승률은 약 550만%로, 같은 기간 S&P500 지수의 수익률의 140배가 넘는다. 연 평균 수익률은 20%였다. 지금 워런 버핏은 1천682억 달러의 자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지만 생활은 소박하다. 1958년 3만 달러에 사들인 네브래스카 오마하의 주택에 살면서 주 3회 이상 맥도날드를 찾아 감자칩을 즐긴다. 그러면서도 재산의 99%를 기부하겠다고 한다. 엄청난 부를 쌓고도 소박하게 살면서 진정한 인생의 성공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받는 것이라고 말하는 버핏의 모습은 그가 현인(The Oracle)으로 불리는 이유다.


버핏의 놀라운 투자 성과는 물론 뛰어난 재능과 끊임없는 학습의 결과다. 그는 하루 활동 시간의 80%를 책과 신문, 재무제표를 읽는 데 쓴다고 한다. 자녀가 함께 놀이공원에 가서도 벤치에 앉아 재무제표만 읽었다는 사람이다. 그러나 버핏의 성공에 행운이 차지한 비중은 엄청나게 크다. 버핏 스스로 자신의 성공 대부분은 행운 덕분이었음을 인정한다.


시대부터 그렇다. 그가 태어난 건 1930년이다. 10년만 일찍 태어났다면 2차대전에 참전했어야 했고 다시 그보다 10년 더 일찍 태어났더라면 20대에 대공황을 겪어야 했다. 게다가 버핏이 본격적으로 경력을 시작한 시기인 60년대는 대형 기관투자의 자금이 본격 유입되기 직전, 그러니까 주식시장이 아직 비효율적일 때였다. 버핏의 건강과 장수, 그에 따른 오랜 현역 생활 역시 성공의 비결이기도 하다. 만일 버핏이 30년 전인 65세에 은퇴했거나 사망했다면 그의 재산 90%가 사라졌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버핏이 가진 재산의 90%는 다른 사람들이 대부분 은퇴하고 난 뒤인 65세 이후에 만들어졌다는 얘기다. 13년 동안 마젤란 펀드를 맡아 연 평균 수익률 29%의 성과를 기록했던 피터 린치는 불과 46세에 은퇴했다. 버핏도 46세에 은퇴했다면 아마 재산의 95% 정도는 없었을 것이다.


기업의 내재가치에 기반해 주식을 선택하고 장기적으로 보유하는 가치투자 전략에 대한 버핏의 투자 원칙은 앞으로도 많은 투자자에게 좋은 가르침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의 성공에 행운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부정할 방법은 없다.


가장 큰 행운은 하필 세계에서 가장 부강한 나라인 미국에서 태어났다는 점이다. 일본 주식시장의 니케이225 지수는 36년이 지난 이제야 1989년 수준을 다시 회복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미국 다우지수는 15배로 뛰었다. 워런 버핏이 미국인이 아니었어도 그런 성공이 가능했을까. 아무리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투자한다고 해도 다른 나라 사람이라면 미국 주식시장에 그렇게 적극적으로 투자하기는 어려웠을 것이고 지금의 성취를 이뤄내는 건 힘들었을 것이다. 태어날 시점을 선택하지 못하는 우리가 은퇴를 앞둔 워런 버핏의 인생에서 배우는 교훈 하나는 역시 무엇보다 먼저 나라가 잘되기를 바라야 한다는 점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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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 경제평론가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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