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金에게 단일화, 후보되기 위한 술책"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대선후보를 김문수 대선후보에서 한덕수 전 총리로 교체하는 절차를 강행한 것에 대해 '신속한 단일화 약속'을 어겨 당원들의 신의를 내팽개쳐 결단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후보는 신속한 단일화 주장으로 국민과 당원들의 지지를 얻어놓고 막상 후보가 되자 시간을 끌며 사실상 단일화를 무산시켰다. 김 후보에게 단일화는 후보가 되기 위한 술책일 뿐"이라며 "김 후보는 당원들의 신의를 헌신짝같이 내팽개쳤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신속한 단일화를 강조해온 김 후보가 고의적으로 대통령선거 후보 등록 마감일(오는 11일) 전 단일화를 회피했기 때문에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는 게 권 비대위원장 설명이다.
그는 "어제 자정까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려 했고, 공식 비공식 채널을 가동해 수차례 조율에 나섰다. 저를 밟고서라도 단일화를 이뤄주십사 간곡한 부탁도 드렸다"면서 "하지만 결국 합의에 의한 단일화는 실패하고 말았다. 너무나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단일화는 누구 한 사람이나 특정 정파를 위한 정치적 선택이 아니다. 누구를 위해 미리부터 정해져 있던 것도 아니다"며 "이번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 마지막 실낱같은 희망이다. 80%가 넘는 당원이 후보 등록일 이전에 단일화할 것을 요구했다. 이재명 독재를 저지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로 단일화해 '기호 2번' 국민의힘 후보로 세워야 한다는 게 당원의 명령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권 위원장은 "김 후보는 지도부에 대한 근거 없는 비판과 거짓말을 반복하며 갈등을 일으켰다"면서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근거 없는 음모론을 퍼트리면서 지지자들을 앞세워 당을 공격하는 자해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급기야 김 후보는 가처분 신청까지 내서 당에서 풀어야 할 문제를 법정으로 끌고 갔다"고 지적했다.
또한 권 비대위원장은 전날 김 후보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 것과 관련해 "이에 비대위는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뼈아픈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면서 "여러 차례 의총을 열었고 당원 여론조사로 의견을 모았다. 비대위는 이렇게 모아진 총의와 당헌·당규에 따라 김문수 후보의 자격을 취소하고 새롭게 후보를 세우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 우리가 지킬 건 자리가 아닌 나라다. 말이 아닌 실천, 기대가 아닌 결과로 더 단단하고 겸손하고 치열하게 끝까지 국민과 함께 싸워 반드시 승리하겠다"면서 "절박한 심정으로 무거운 결단을 내렸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책임은 제가 오롯이 지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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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국민의힘은 이날 새벽 비대위와 선거관리위원회를 열고 김 후보 대신 한덕수 전 총리를 대선 후보로 재선출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진행되는 전 당원 투표를 거쳐 오후 10시 비대위 추인 절차를 밟는다. 이어 다음 날인 11일 전국위 의결을 마치면 오후 4시 비대위를 거쳐 한 전 총리로의 교체가 완료된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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