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지위 박탈에 법적·정치적 대응 예고
金 "이재명 잡아야 하는 당이 괴물로 변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10일 당 지도부가 자신의 대선 후보 지위를 박탈하고,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새 대선 후보로 지명한 것에 대해 "야밤에 정치 쿠데타가 벌어졌다"며 법적·정치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에 있는 자신의 캠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국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아 정당하게 선출된 저 김문수의 대통령 후보 자격을 불법적으로 박탈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 후보 측과 한 전 총리 측은 전날 국회에서 단일화 협상을 벌였지만, 여론조사 역선택 방지조항을 두고 팽팽히 맞섰다. 이에 협상이 결렬되자 국민의힘은 비상대책위원회의, 선거관리위원회를 열고 김 후보의 대선 후보 지위를 박탈, 한 전 총리를 새 대선후보로 지명했다.
김 후보는 이에 대해 "어젯밤 우리 당의 민주주의는 죽었다"며 "부족한 저를 후보로 선출해 주신 당원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 지도부를 향해서는 "대한민국 헌정사는 물론이고, 전 세계 역사에도 없는 반민주적인 일이 벌어졌다"며 "이재명이라는 괴물과 싸워야 할 우리 당이 어젯밤 괴물로 변해버렸다"고 일갈했다.
이어 "우리 당 당헌에 의하면 대통령 후보는 전당대회 또는 그 수임 기구인 전국위원회에서 선출하게 돼 있다"며 "그런데 전국위원회가 개최되기도 전에 아무런 권한이 없는 비상대책위원회는 후보 교체를 결정해 버렸다. 이는 명백한 당헌 위반"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는 당 지도부가 국민의힘 대선 경선 때부터 한 전 총리를 후보로 정해뒀다는 주장도 반복했다. 그는 "당 지도부는 제가 후보로 선출되기 전부터 줄곧 한덕수 후보를 정해 놓고 저를 축출하려 했다"며 "결국 오늘 새벽 1시경 정당한 대통령 후보의 자격을 박탈했다. 새벽 3시부터 단 1시간 만에 32건의 서류를 준비하게 해서 현장 접수를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의 불법·부당한 조치에 맞서겠다는 게 김 후보의 설명이다. 그는 "불법적이고 부당한 후보 교체에 대한 법적, 정치적 조치에 즉시 착수하겠다"며 "이 사태를 초래한 책임자들에게는 반드시 법적, 정치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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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저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며 "우리가 피와 땀으로 지켜온 자유민주주의의 탑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역설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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