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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죽어야 해'…무용수 데뷔한 채시라, '단심'서 심청의 갈등 다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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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정동극장 K-컬처 시리즈 두번째 작품
채시라 '용궁 여왕' 役 맡아 약 15분 출연

"안녕하세요. 무용수 채시라입니다. 무용수가 꿈에 그리던 수식어이긴 했지만 이렇게 제 이름 앞에 붙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무용수로 데뷔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정말 기쁘고 꿈만 같습니다."


'내가 왜 죽어야 해'…무용수 데뷔한 채시라, '단심'서 심청의 갈등 다뤄 무용수로 데뷔한 배우 채시라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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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채시라가 8일 국립정동극장에서 열린 전통연희극 '단심' 프레스콜에서 무용수로 공식 데뷔하는 기쁨을 이같이 표현했다. 1985년 데뷔해 경력 40년을 자랑하는 대배우지만 사실 채시라의 꿈은 배우가 아니라 무용수였다.


채시라는 무용에 대한 열정으로 지난해 서울무용제 홍보대사를 맡기도 했다. 당시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고등학교 때 무용으로 대학 입시를 준비했다"며 "원래 꿈은 배우가 아니라 무용수였다"고 했다. 그는 딸이 숙명여대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공개하고 딸과 함께 서울무용제 무대에 서기도 했다. 당시 무대에 선 시간은 5분이 채 안 됐지만 이번 단심 공연에서는 '용궁 여왕' 역을 맡아 15분가량 무대에서 춤을 춘다.


채시라는 꿈이었기 때문에 선뜻 출연한다고 했지만 잠깐 후회했던 힘든 순간도 있었다고 했다. "지쳐 있는 상태에서 연습을 해야 하는 어려운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무슨 일을 하든 과정에는 반드시 힘든 일이 있고 그걸 넘어서야만 그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도전하는 걸 즐기는 편이고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거니까 많은 시간을 투자해 열심히 했다. 발목에 좀 무리가 와서 하루 쉰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근육도 몸도 단련이 돼 좀 단단해진 느낌이 든다."

'내가 왜 죽어야 해'…무용수 데뷔한 채시라, '단심'서 심청의 갈등 다뤄 국립정동극장 '단심'을 통해 무용수로 공식 데뷔하는 배우 채시라(가운데)와 '심청' 역으로 출연하는 국립정동극장 예술단 조하늘 무용수(왼쪽), 박지연 무용수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제공= 국립정동극장]

단심은 고전소설 '심청'을 파격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심청은 한국의 효 사상을 대표하는 인물이지만 단심에서는 자신이 왜 죽어야 하는지 갈등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효를 중요시하는 당시 시대 사상에 맞게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심청과 내가 왜 죽어야 하나 고민하는 또 다른 심청, 두 명의 심청이 무대에 올라 갈등하고 고뇌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두 심청은 각각 흰색과 검은색으로 대비되는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른다.


단심 제작을 이끈 정구호 연출은 심청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 많았지만 3인칭 시점으로 서술된 작품들 뿐이었다며 그동안 간과됐던 심청의 내면에 주목하고 싶었다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심청이 쓰여질 당시에는 효 사상이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효 사상 때문에 아버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 100% 만족할 만한 일인지, 심청은 다른 생각도 하지 않았을까라는 의구심에서 심청과 내면의 심청으로 분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심청이 아버지에게 효를 다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속에서 불만도 있었을 것이다. 아버지가 데려온 뺑덕어멈이 새엄마처럼 행동하는 것에 대한 불만, 슬픔, 분노와 같은 여러 가지 감정들이 분명히 있었을 텐데 그런 감정들을 표현하는 작품들이 없었다. 심청은 항상 받아들이고 참고 이해해야 하는 인물로 그려졌는데 이번 작품에서 심청의 내면 갈등을 꼭 보여주고 싶었다."


심청전에 나오는 용왕은 채시라가 맡은 용궁 여왕으로 바뀌었다. 정 연출은 "어렸을 때 어머니를 여읜 심청이 어머니의 따뜻함을 느껴보았으면 하는 생각에서 용궁 여왕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내가 왜 죽어야 해'…무용수 데뷔한 채시라, '단심'서 심청의 갈등 다뤄 국립정동극장 '단심' 공연 장면 [사진 제공= 국립정동극장]
'내가 왜 죽어야 해'…무용수 데뷔한 채시라, '단심'서 심청의 갈등 다뤄 국립정동극장 '단심' 공연 장면 [사진 제공= 국립정동극장]
'내가 왜 죽어야 해'…무용수 데뷔한 채시라, '단심'서 심청의 갈등 다뤄 국립정동극장 '단심' 공연 장면 [사진 제공= 국립정동극장]

극은 심청이 인당수에 뛰어들기 하루 전, 두 명의 심청이 갈등하는 장면에서부터 시작한다. 정 연출은 심청전이 너무 잘 알려진 이야기이기 때문에 과감하게 앞부분을 생략하고 부각하고 싶었던 부분부터 극을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전면 LED로 꾸며진 무대는 1막에서 공포감을 주는 시퍼런 바다를 표현하다 2막에서 연꽃을 상징하는 분홍빛으로 화려하게 탈바꿈한다. 정 연출은 "용궁에서의 이야기를 다룬 2막은 판타지적인 요소를 넣었다"고 설명했다.


단심은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담아낸 국립정동극장 예술단의 공연브랜드 'K-컬처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단심은 이날 개막해 오는 6월28일까지 50회 공연한다. 정동극장은 올해 개관 30주년을 맞아 K-컬처 시리즈를 선보였고 지난 1~2월 첫 작품으로 '광대'를 공연했다. 광대는 오는 8월 대만에서 공연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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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숙 국립정동극장 대표이사는 "국립정동극장 작품이 해외에서 공연하는 것은 8년 만"이라며 "정동극장은 예술을 통한 우리 문화 알리기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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