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 두 달째 홈플러스
'1+1' '50% 할인' 파격 행사
입점업체·노조 등 불안 여전
'힘내자! 홈플러스'.
지난 3일 경기도 하남시 홈플러스 경기하남점은 5월 황금연휴가 시작된 첫 주말인데도 매장은 눈에 띄게 한산했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지 두 달여 지나면서 매장을 방문한 고객은 손에 꼽을 정도였고, 천장에 부착한 붉은색 플랜카드가 을씨년스럽게 펄럭였다. 계산대 6곳 중 2곳만 직원이 배치돼 썰렁한 매장 분위기를 대변했다.
이날 매장 곳곳에선 '강력특가' '절호의 특가' '1+1' 등 할인 행사를 알리는 푯말이 심심치 않게 목격됐다. 특히 유통기한이 짧은 유제품 코너는 한 칸 모두 '1+1'이 적혀 있었고, 즉석식품 코너도 전부 '1+1' 푯말로 가득 찼다.
상품이 모두 팔려나가 '매진' 푯말이 들어선 매대도 다수였다. 냉장식품 코너 1열은 매진 상품만 8개가 넘었고, 매진된 상품의 자리를 다른 상품이 채웠다. 다만 가공식품 코너의 한 직원은 "현재 매진된 상품들은 일시적으로 품절된 것"이라며 "최근 상품이 잘 공급되지 않았던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원활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 2월28일 신용등급이 'A3'에서 'A3-'로 강등된 지 나흘 만인 3월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 반나절 만에 인용됐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 납품업체들 사이에서 미정산 우려가 불거졌고, 일부 식품기업들은 납품을 중단하다 재개한 바 있다. 지난 3월20일부터 중단됐던 서울우유 납품은 이달 2일부터 재개됐다.
홈플러스는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한 뒤로 연이어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2월28일부터 창립 28주년 기념행사 '홈플런 이즈백(2월28일~3월12일)'을 진행한 데 이어, '앵콜! 홈플런 이즈백(3월13~16일)' 행사를 진행했다. 이후에도 '창립 홈플런 성원 보답 고객 감사제(3월27일~4월2일)' '힘내자! 홈플러스(4월10~16일)' '홈플 MEGA 골든위크(5월3~7일)'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고객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하남시에 거주하는 김모씨(42)는 "할인 행사를 하는 것 같아 매장을 찾았다"면서도 "최근 기업회생 이슈도 있고, 상품 자체의 다양성이 떨어지다 보니 자주 오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홈플러스 정문 출구 인근 의류매장은 '고객감사 역대급 세일 90%'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걸고 가정의 달을 맞아 대규모 할인 행사를 벌였다. 'NK스포츠'의 티셔츠는 5000원에서 1만원의 저렴한 가격에 판매 중이었고, 의류 브랜드 '버팔로'의 티셔츠와 바지는 각각 1만9000원에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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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날 홈플러스 경기하남점과 2㎞가량 떨어진 이마트 하남점은 고객들로 북적였다. 계산대 6곳에 모두 직원이 배치됐고, 고객들이 직접 계산하는 셀프 계산대도 대기줄이 만들어졌다. 이마트는 이달 1일부터 6일까지 황금연휴 기간 메가세일 '고래잇 페스타' 행사를 진행했다. 이 때문에 델리 코너를 비롯한 매장 곳곳은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시식코너 주변은 특히 붐볐다. 이마트 직원은 "연휴 기간 놀러 가는 고객들이 매장을 찾고 있다"며 "고객이 평소보다 좀 더 많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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