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넷플릭스 밋업 진행
네이버 플랫폼-넷플릭스 콘텐츠 합쳐 시너지
넷플릭스 "타사와 전격 협력한 사례 드물어"
멤버십 신규가입자, 쇼핑 지출 30% 늘어
3040 신규가입자 비중 60% 이상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자들에게 한 달에 5500원씩 내야 하는 넷플릭스를 무료로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했더니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의 하루 평균 가입자 수가 1.5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 역시 나이·성별 등 이용자 다양성이 넓어지는 효과를 얻었다.
네이버와 넷플릭스는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네이버 스퀘어 종로에서 '네이버 넷플릭스 밋업'을 진행하고 이 같은 성과를 공개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11월부터 매월 4900원의 요금을 내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에게 추가 비용 없이 넷플릭스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매월 5500원 상당)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넷플릭스 광고형 스탠다드 이용권은 풀HD 화질, 동시 접속 2인, 모바일 게임 무제한 및 콘텐츠 저장 등을 콘텐츠 재생 중간에 나오는 광고와 함께 즐길 수 있다. 광고 없이 넷플릭스 콘텐츠 감상을 원하는 회원들은 추가 요금을 내면 된다.
이날 행사에는 정한나 네이버 멤버십 리더, 나은빈 네이버 마케팅 책임리더가 참석했다. 넷플릭스에서는 최윤정 사업개발부문 디렉터와 구본정 마케팅 파트너십 매니저가 자리했다.
양사가 협업하게 된 건 네이버가 가진 플랫폼 접근성과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합쳐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사례로는 지난해 인기를 얻은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가 제시됐다. 흑백요리사를 감상한 이용자들이 네이버에서 출연자들의 식당을 검색해 예약하거나 요리 레시피를 블로그를 통해 찾아보는 식이다. 정 리더는 "네이버의 높은 접근성과 넷플릭스의 콘텐츠 파급력이 더해지면 멤버십 사용자들의 일상에서 체감 혜택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 디렉터도 "넷플릭스 자체 서베이에서도 사용자들이 가장 기대하는 협업 파트너로 네이버를 선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넷플릭스는 브랜드 일관성을 위해서 전 세계 어디서든 일관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기준이 있다"면서 "이번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처럼 가입부터 서비스 이용까지 타사와 협력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드물다"고 강조했다.
양사의 협업 효과는 숫자로 나타났다. 네이버에 따르면 넷플릭스와의 제휴 이후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의 하루 평균 신규 가입자 수는 기존 대비 약 1.5배 증가했다. 늘어난 이용자 수만큼 네이버의 쇼핑 서비스도 성과를 냈다. 넷플릭스를 선택한 신규 가입자는 가입 전보다 쇼핑 지출이 30% 이상 늘었다. 특히, 디지털 활용도와 구매력이 높은 30대와 40대가 신규 가입자 중 6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넷플릭스도 네이버와의 협업 이후 이용자층이 다양해지는 효과를 경험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네이버와의 협업 이후 남성 사용자가 이전 대비 늘었고, 시청자 연령대도 35~49세 이용자가 늘었다. 최 디렉터는 "네이버를 통해 새롭게 넷플릭스에 가입한 사용자들은 신규 콘텐츠나 특정 장르만 찾지 않고 다양한 콘텐츠를 감상하는 사용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네넷' 마케팅에 대한 에피소드도 언급됐다. 나 책임리더는 "양사 이름의 줄임말인 '네넷'은 사용자들이 인식하기도 쉽고 발음도 편해 많은 분들이 빠르게 인지할 수 있게 됐다"면서 "네이버와 협업하는 다른 파트너사들도 갖고 싶어하는 네이밍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양사의 상징색을 활용한 '네넷 마케팅 캠페인'은 지난 3월 '2025년 소비자가 뽑은 좋은 광고상'을 수상했다.
이용자 혜택 강화나 파트너십 확대와 같은 향후 계획도 언급됐다. 최 디렉터는 "이번 협업은 글로벌에서도 보기 드문 파트너십 형태로, 앞으로도 많은 협력이 기대된다"면서 "넷플릭스는 사용자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다양한 방식을 고민해나가고 있으며, 다양한 파트너십도 포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리더도 "넷플릭스와의 협업 경험을 바탕으로 네이버 멤버십의 사용성과 혜택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연내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양사의 계약 조건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넷플릭스 요금제보다 저렴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혜택을 제공하는 만큼, 매출에 영향이 있지 않겠느냐는 취지다. 이에 대해 최 디렉터는 "일방적으로 한쪽에만 유리한 계약이면 애당초 성립될 수 없다"면서 "자세한 계약 조건은 공개할 수 없지만, 넷플릭스를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방식 중 하나를 제시한 것이라 양사 모두에 의미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와의 제휴로 넷플릭스 회원 수가 늘었냐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회원 수는 공개하지 않는다"면서도 "글로벌 기준으로 현재 55%의 신규 가입자가 광고형 요금제를 선택하고 있는데,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이 광고형 요금제에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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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서 과거 제공됐던 티빙 이용권과의 차이점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네이버는 넷플릭스와의 제휴 이전까지는 티빙의 이용권을 제공했는데, 최대 화질이 HD급(720p)으로 제한되고 자체제작 콘텐츠는 감상할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정 리더는 "(티빙과의) 계약 기간이 만료돼 계약을 종료하게 된 것"이라며 "티빙과 제휴 당시에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이 초기 단계였지만, 지금은 이용자를 확보한 상태에서 국내 1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제휴하게 돼 효과가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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