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이자카야 가면 꼭 보이는 고양이 인형, 단순 장식 아니었다? 숨겨진 의미는 [日요일日문화]

시계아이콘01분 39초 소요
뉴스듣기 글자크기

벼락으로부터 사람 구해…복 부르는 고양이
손 위치·색깔에 따라 다른 의미

일식당이나 이자카야 계산대에 놓인 한 손을 들고 까딱까딱 몸을 흔드는 흰 고양이 인형 본 적 있나요. 이제 우리나라에도 꽤 익숙한 고양이, 마네키네코인데요. 이 고양이는 언제부터 식당에 놓이게 된 것일까요? 오늘은 마네키네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이자카야 가면 꼭 보이는 고양이 인형, 단순 장식 아니었다? 숨겨진 의미는 [日요일日문화] 마네키네코. 픽사베이.
AD

일본어로 마네키네코는 초대하다, 부르다라는 뜻의 '마네쿠(招く)'와 고양이를 뜻하는 '네코(猫)'가 합쳐진 단어입니다. 무언가를 부르는 고양이라는 뜻이죠. 우리가 아는 마네키네코는 하얀색 고양이가 한 손을 들고 있는 모습입니다만, 사실 고양이가 어느 손을 들었냐에 따라 의미도 달라집니다. 오른손을 든 고양이는 돈을 부르고, 왼손을 든 고양이는 사람이나 손님을 부른다고 해요. 그래서 두 손을 다 든 욕심쟁이 고양이도 있다고 합니다. 올리고 있는 손의 높이에도 의미가 있는데, 손이 길게 뻗어있을수록 멀리 있는 복을 가져오고 짧을수록 주변에서 마주하기 쉬운 소소한 행운을 부른다고 하죠.


마네키네코가 어디서 유래한 것인가, 여러 설이 있는데 가장 유력한 것은 도쿄 세타가야구의 절 고토쿠지에서 시작됐다는 이야기입니다. 당시 에도시대 번주(중세 일본의 각 지방을 다스리는 영주를 일컫는 말)가 매사냥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절 근처를 지나가다가, 절 앞에서 손짓하는 고양이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신기해서 절에 들어갔더니, 갑자기 밖에 벼락이 떨어졌다는 건데요. 꼭 고양이가 이를 알고 부른 것 같이 목숨을 구해, 그다음부터 선조들의 위패를 이 절에 모시게 됐다고 합니다. 사람을 구한 고양이는 신격화됐고 행운을 가져다주는 고양이로 불리게 됩니다. 그래서 지금도 고토쿠지에는 수천 개의 마네키네코가 전시돼 있습니다.


또 다른 이야기도 있습니다. 지금의 아사쿠사 신사와 관련된 것인데요. 도쿄 아사쿠사에 살고 있던 가난한 노인이 살림이 빠듯해 정성을 다해 키우던 고양이를 놓아주었고, 갑자기 꿈에 그 고양이가 나타나 "나의 모습을 만들어 모시면 복과 덕이 따라올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해요. 그래서 도자기 인형으로 고양이 모양을 빚어, 지금의 아사쿠사 신사 근처에서 팔았는데 이것이 큰 인기를 끌면서 부자가 됐습니다.


이 밖에도 도쿄에서 금색과 은색 고양이 장식이 유행했던게 마네키네코의 기원이라거나, 에도시대 마네키네코가 등장하기 전부터 신성한 존재로 모셨던 도자기로 빚은 고양이 인형이 원조라거나 등의 이야기가 있는데요. 여러 지역에서 토착 신앙처럼 파생됐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자카야 가면 꼭 보이는 고양이 인형, 단순 장식 아니었다? 숨겨진 의미는 [日요일日문화] 다양한 마네키네코. 일본 공예당 홈페이지.

이 마네키네코는 일본의 산업화 시대에 오면서 널리 보급되기 시작합니다. 마네키네코가 도자기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지는데, 산업화 덕분에 대량생산이 가능해지기 시작한 거죠. 대량으로 생산된 데다, 일본의 고도성장기와 맞물려 마네키네코가 개업 축하의 대표적인 선물로 자리 잡게 됩니다. 덕분에 식당, 사무실마다 입구에 놓여 복을 부르는 역할을 하게 된 것이죠.


재밌는 이야기를 하나 더 하자면, 마네키네코는 보통 흰색이지만 색깔이 다른 마네키네코도 존재합니다. 우리가 아는 흰 마네키네코는 운을 트이게 하고 복을 불러들인다는 의미지만, 검은 마네키네코는 액막이의 의미를 지닌다고 해요.


사실 서양에서 검은 고양이는 불운의 상징이지만, 일본에서는 밤눈이 밝거나 강한 영력을 가진 동물이라고 보기 때문에 마귀를 쫓는다는 의미로 쓴다고 합니다. 붉은 마네키네코는 건강과 장수에 관련돼있다고 해요. 예로부터 붉은색은 천연두를 일으키는 역병의 신이 꺼리는 색깔로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연애운, 금전운 등을 고려해 분홍색이나 금색 등 다양한 색깔의 마네키네코도 있다고 합니다. 시대에 따라 바뀌는 마네키네코네요.


AD

또 일본에는 마네키네코만 모은 박물관도 있답니다. 아이치현에 있는 '마네키네코 뮤지엄'에는 일본 각지에서 수집한 향토 완구, 골동품, 일용 잡화 등의 마네키네코 5000점이 있습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05.1414:34
    4050 채용도 어려운 中企 "정년 따질 때가 아니죠"
    4050 채용도 어려운 中企 "정년 따질 때가 아니죠"

    시화공단 현장 르포 '쿵' 하는 소리를 내며 작동하는 육중한 프레스 기계.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이 대형 설비 앞에서 재빠른 몸놀림으로 작업 중인 신송남씨는 단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옆 사람의 말소리마저 집어삼킬 만큼 커다란 굉음을 내뿜으며 엘리베이터에 들어가는 부품을 찍어내는 이 설비 앞에서 방심은 곧 대형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찾아간 경기도 시화공단 내 정일산업 공장에서 처음 마주한

  • 25.05.1410:34
    70세 이상 상용직 10년새 4배 증가
    70세 이상 상용직 10년새 4배 증가

    법정 정년 이후 고용문제는 단순히 60세 이상에만 그치지 않는다. 기대수명 연장으로 고령화 추세가 이어지면서 직업을 가진 70세 이상 고령 근로자도 뚜렷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생계형 임시·일용직 중심이던 고령자 일자리는 점차 상용직과 전문직으로 옮겨가고 있다. 단순한 노인 일자리 확대를 넘어 고령 인력을 안정적으로 활용하는 구조로 이행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년을 연장하는

  • 25.05.1409:46
    66세 K방산 베테랑 "정년 연장에 할 수 있는 일도 늘었다"
    66세 K방산 베테랑 "정년 연장에 할 수 있는 일도 늘었다"

    지난 12일 경북 구미시 LIG넥스원 구미 하우스에서 만난 조강현 수석매니저는 흡사 군(軍) 지휘관의 눈빛을 하고 있었다. L3동 2층 TMMR 생산공장에서 근무하는 200여명의 직원 한 명 한 명을 그는 매의 눈으로 지켜봤다. 그리고 핵심만 짚은 조언이 이어졌다. 그는 "통신 장비개발에만 있다 보니 라인별 생산공정에서 잘못된 점이 한눈에 보인다"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매일 고민 중"이라고 했다. 군 지휘관처럼 생산 현

  • 25.05.1409:44
    60세 넘어도 월급 안 깎고 정규직…"4050 채용 어려우니 71세 큰형님도 소중"
    60세 넘어도 월급 안 깎고 정규직…"4050 채용 어려우니 71세 큰형님도 소중"

    '쿵' 하는 소리를 내며 작동하는 육중한 프레스 기계.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이 대형 설비 앞에서 재빠른 몸놀림으로 작업 중인 신송남씨는 단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옆 사람의 말소리마저 집어삼킬 만큼 커다란 굉음을 내뿜으며 엘리베이터에 들어가는 부품을 찍어내는 이 설비 앞에서 방심은 곧 대형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찾아간 경기도 시화공단 내 정일산업 공장에서 처음 마주한 장면은 소음 탓에 귀

  • 25.05.1211:02
    "정부는 큰 틀만 설계‥시행은 자율에 맡겨야"
    "정부는 큰 틀만 설계‥시행은 자율에 맡겨야"

    기업들은 정년을 65세까지 연장하는 제도 자체보다 이를 누가, 어떻게 시행할지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 대부분의 기업은 정부가 제도의 큰 틀만 설계하고, 실제 시행 여부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획일적 적용보다는 각 조직의 여건을 고려한 유연한 도입 방식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실제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59.4%는 정년연장 제도를 정부가 설계하더라도 시행 여부는 기업 자율에 맡겨야

기획
소멸
  • 25.05.1106:30
    ⑥'제한' 벽 허물고 사람 모이는 공간으로…폐교의 변신은 '무죄'
    ⑥'제한' 벽 허물고 사람 모이는 공간으로…폐교의 변신은 '무죄'

    편집자주"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나이지리아의 유명한 속담이다. 하지만 문장 구조를 거꾸로 배치해도 말이 된다. 마을을 유지하려면 아이가 필요하다. 현재 한국의 마을들이 그러하다. 아이를 키우지 않는 마을들은 대가를 치르고 있다. 사람이 다니지 않으면서 낙후되고 컴컴하고 적막 속에 빠졌다. 방치된 폐교가 지역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직접 살피고자 한다. 폐교를 성공적으로 활용한 선례들을 보면

  • 25.05.1006:30
    ⑤폐교 많은데 쓸 수가 없다…막힌 활용 길, 특별법 한계 여전
    ⑤폐교 많은데 쓸 수가 없다…막힌 활용 길, 특별법 한계 여전

    편집자주"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나이지리아의 유명한 속담이다. 하지만 문장 구조를 거꾸로 배치해도 말이 된다. 마을을 유지하려면 아이가 필요하다. 현재 한국의 마을들이 그러하다. 아이를 키우지 않는 마을들은 대가를 치르고 있다. 사람이 다니지 않으면서 낙후되고 컴컴하고 적막 속에 빠졌다. 방치된 폐교가 지역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직접 살피고자 한다. 한국은 폐교를 유용하게 쓰기 위한 특별법

  • 25.05.0606:30
    도서관 원한 주민 의견은 뒷전…폐교 부지에는 기숙사④
    도서관 원한 주민 의견은 뒷전…폐교 부지에는 기숙사④

    편집자주"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나이지리아의 유명한 속담이다. 하지만 문장 구조를 거꾸로 배치해도 말이 된다. 마을을 유지하려면 아이가 필요하다. 현재 한국의 마을들이 그러하다. 아이를 키우지 않는 마을들은 대가를 치르고 있다. 사람이 다니지 않으면서 낙후되고 컴컴하고 적막 속에 빠졌다. 방치된 폐교가 지역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직접 살피고자 한다. 서울 광진구 화양동 화양초등학교가 202

  • 25.05.0506:30
    폐교 계획보고서에 "계획이 없다"…느릿 행정의 결과물[소멸]③
    폐교 계획보고서에 "계획이 없다"…느릿 행정의 결과물[소멸]③

    편집자주"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나이지리아의 유명한 속담이다. 하지만 문장 구조를 거꾸로 배치해도 말이 된다. 마을을 유지하려면 아이가 필요하다. 현재 한국의 마을들이 그러하다. 아이를 키우지 않는 마을들은 대가를 치르고 있다. 사람이 다니지 않으면서 낙후되고 컴컴하고 적막 속에 빠졌다. 방치된 폐교가 지역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직접 살피고자 한다. 평균 20년, 축구장 625개 면적의 폐교가

  • 25.05.0406:30
    ②축구장 625개 면적…평균 20년 방치되는 폐교의 경제적 낭비
    ②축구장 625개 면적…평균 20년 방치되는 폐교의 경제적 낭비

    편집자주"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나이지리아의 유명한 속담이다. 하지만 문장 구조를 거꾸로 배치해도 말이 된다. 마을을 유지하려면 아이가 필요하다. 현재 한국의 마을들이 그러하다. 아이를 키우지 않는 마을들은 대가를 치르고 있다. 사람이 다니지 않으면서 낙후되고 컴컴하고 적막 속에 빠졌다. 방치된 폐교가 지역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직접 살피고자 한다. 학령인구 감소와 함께 학교의 소멸 속도

  • 25.05.1515:48
    이정현 "한동훈, 당장 선대위 들어와야"
    이정현 "한동훈, 당장 선대위 들어와야"

    이정현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이 5월 14일 오후 4시, 아시아경제 유튜브 'AK라디오'에 출연했다. 이 위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을 위해서, 선거에 도움이 된다면 스스로 결단해줘야 한다"며 "한동훈 전 대표도 당장 선대위에 들어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1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 내내 이 위원장은 특유의 열정적인 목소리로 자기 생각을 밝혔다. 인터뷰 영상은 5월 16일 오전 9시 유튜브에 공개할 예정이다. 인터뷰 핵심

  • 25.05.1415:51
    윤희웅 "이재명, TK에서 역대 최고 득표 가능성"[AK라디오]
    윤희웅 "이재명, TK에서 역대 최고 득표 가능성"[AK라디오]

    대통령 선거 투표일이 20일 남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김문수 국민의힘·이준석 개혁신당 등 주요 후보들은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을 훑는 것으로 선거 운동을 본격화했다. 대선전 초반 여론 흐름을 어떻게 봐야 할까. 여론조사 전문가인 윤희웅 오피니언즈 대표에게 물었다. 윤 대표와의 인터뷰는 5월 14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초동에 있는 아시아경제 유튜브 채널 'AK라디오'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이재명 후보 지지율

  • 25.05.1107:00
    145% 美 관세에 中 '원산지 세탁업' 호황…동남아산으로 둔갑
    145% 美 관세에 中 '원산지 세탁업' 호황…동남아산으로 둔갑

    중국에서 최근 원산지를 세탁해 주는 불법 중개업체들이 역대급 호황을 맞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부가 중국 제품에 부과한 관세가 총합 145%로 치솟으면서 중국 수출업체들이 이를 회피할 방법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중국 SNS에서는 현재 제3국 경유 원산지 세탁 방식을 홍보하는 물류 중개업체들의 게시글과 영상이 급증하고 있다. 이들 광고는 말레이시아나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로 원산지를

  • 25.05.1008:30
    트럼프 '캐나다 합병' 농담인줄 알았는데…'이 여성' 폭탄선언에 긴장감 고조
    트럼프 '캐나다 합병' 농담인줄 알았는데…'이 여성' 폭탄선언에 긴장감 고조

    캐나다 서부 앨버타주가 캐나다 연방에서의 분리독립 가능성을 공식 언급하면서 북미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캐나다 합병 발언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앨버타주의 이번 발표는 단순한 위협이 아닌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로 부상하고 있다. 데니얼 스미스 앨버타 주총리는 지난 6일(현지시간) 캐나다 연방정부를 향해 강경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중앙정부가

  • 25.05.0307:30
    사상 첫 아시아 교황 기대감…세계 이목 집중된 '콘클라베'
    사상 첫 아시아 교황 기대감…세계 이목 집중된 '콘클라베'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으로 새 교황의 선출과정인 콘클라베가 7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이번 콘클라베에서는 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아 출신 교황의 탄생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더욱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콘클라베(Conclave)는 교황 선출 선거권을 가진 80세 미만 추기경 135명이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 모여 차기 교황을 선출하는 비밀 선거를 의미한다. 콘클라베라는 용어 자체가 '밖에서 문을 잠근다'는 뜻을 담고 있으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