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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의대 대신 로봇공학”…美진출 앞둔 웨어러블 로봇 휴로틱스, 韓기술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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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욱 휴로틱스 대표 인터뷰
韓·美 의료기기 인증 도전
인증시 병원 공급 가능
中과의 경쟁 불가피하지만
"핵심기술 카피 어려워" 자신감

재활치료용 로봇슈트를 만드는 스타트업 '휴로틱스'를 이끌고 있는 이기욱 대표(중앙대 기계공학부 교수)에겐 앞으로의 11개월이 중대한 승부처다.


자사의 웨어러블 로봇 제품들이 오는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2등급 인증 테스트를 받는다. 테스트를 통과한 후엔 내년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인증 테스트에도 도전,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우리나라와 미국에서 의료기기로 인증받으면 한미 양국의 유명 병원들에 자사의 로봇들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웨어러블 로봇은 사람의 몸에 착용돼 부족한 근력을 보완해주거나 부상의 위험성을 줄이는 등 신체의 한계를 뛰어넘게 해주는 장비다. 불의의 사고와 질병으로 걷지 못하게 된 장애우, 환자들의 재활치료에 많이 쓰이고 있다.


[인터뷰]“의대 대신 로봇공학”…美진출 앞둔 웨어러블 로봇 휴로틱스, 韓기술 승부수 이기욱 휴로보틱스 대표가 22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 창업보육관 연구실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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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앙대 서울캠퍼스 창업보육관에 마련된 로봇개발실에서 아시아경제와 만난 이 대표는 "의료기기 인증에선 안정성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며 "로봇을 착용하신 환자분이 한 분이라도 넘어지시면 큰일이기 때문에 저희도 로봇의 안정성을 100% 가까이 확보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대학원생, 연구원, 기업 대표로 일한 시간을 모두 합해 15년 동안 로봇을 연구한 전문가다. 그는 서울대 대학원에서 공학 박사 학위까지 받은 후 모교와 미국 하버드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에서 로봇 연구를 했다. 처음에는 로봇 설계를 주로 다루던 이 대표는 미국 하버드대 응용공학과학부에서 연구원으로 일한 2016~2017년 웨어러블 로봇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 분야에서 저명한 석학, 코너 월시 교수로부터 웨어러블 로봇에 관한 지식, 연구 및 개발 방법, 관리법 등을 배웠다. 월시 교수는 착용자의 움직임을 보조하는 외골격 장치인 '엑소슈트'를 최초로 개발한 인물로, 업계에선 '웨어러블 로봇의 창시자' 중 한 사람으로 손꼽힌다. 2022년 7월에는 스타트업 '휴로틱스'를 창업해, 지금은 직원 20명을 이끄는 스타트업 대표이자 로봇공학자를 꿈꾸는 학생 17명들을 인도하는 대학 교수로 일하고 있다.


이 대표의 남다른 선택이 있어 지금이 가능했다. 이 대표는 고등학교 재학 시절 부모님으로부터 "의사가 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었다. 하지만 이 대표의 마음속엔 다른 꿈이 영글고 있었다. 바로 '의료용 로봇'이었다. 이 대표는 "공대에 진학해서 의료용 로봇을 만들어 많은 사람을 살리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결국 이 대표는 부모님의 바람을 뒤로 하고 서울대 기계항공공학과에 진학했다.


[인터뷰]“의대 대신 로봇공학”…美진출 앞둔 웨어러블 로봇 휴로틱스, 韓기술 승부수 이기욱 휴로보틱스 대표가 22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 창업보육관 연구실에서 웨어러블 로봇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이 대표는 "하나의 원천 기술에 대해 인사이트를 가진 사람이 주도하는 다른 산업 분야들에 비해 로봇은 성실한 여러 명이 이끄는 '시스템 인테그레이션(SI)'이다. 로봇 완제품 하나가 나오려면 여러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부속품들이 결합돼야 하기 때문"이라며 "그 과정에선 근면, 성실, 협동의 자세가 반드시 요구된다. 모이면 큰 힘을 발휘하는 우리나라가 누구보다 잘할 수 있는 분야라 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웨어러블 로봇에 대해선 "이제 막 두각을 나타낼 분야"라고 했다. 그는 "인공지능(AI)이 처음에는 우리에게 정보만 알려주다가 나중에는 추천까지 해줬고 이젠 주문 등 액션까지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건 모두 가상공간에서 이뤄져 왔지만, 최근엔 현실로 나오려 하고 있다. 그것이 '피지컬 AI'"라고 정리하며 "그 수단으로 로봇이 주목받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고 휴머노이드가 가장 이상적인 형태로 주목받고 물류를 배송해주는 등의 상업용 로봇이 등장한 다음, 이제는 웨어러블 로봇이 조명을 받을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웨어러블 로봇에서도 중국과의 경쟁은 불가피하다고도 봤다. 중국은 웨어러블 로봇에서도 매년 많은 신제품을 출시하며 힘을 불어넣고 있다. 화정산업연구원의 통계에 따르면, 향후 중국 웨어러블 로봇의 시장규모는 매년 25%씩 증가해 2027년에는 3억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웨어러블 로봇 특허 신청 수도 2014년 24개에서 2021년 258개로 급증하는 등 빠르게 늘고 있다. 다만 이 대표는 "웨어러블 로봇의 핵심 기술인 엑소슈트는 카피가 어려워 중국이 기술 격차를 빠르게 줄이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엑소슈트는 와이어를 이용해 보행 때 필요한 근육을 당겨주고 수축해주는 기술인데, 중국이 현재 내놓고 있는 제품들은 전기모터를 이용해 관절을 움직여주는, 한 단계 아래 수준의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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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우리 로봇 기업들이 잘 되기 위해선 "탄탄한 지원과 좋은 인재를 길러낼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꼽았다. 이 대표는 "지금 정부의 지원 형태는 연구개발(R&D)에 많이 맞춰져 있지만, 그보단 중국 등 다른 나라들처럼 내수시장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전환이 필요하다"며 "제품이 나가서 활약하는 내수시장을 활성화하면 기업들도 제품을 테스트해볼 수 있는 필드도 많아지고 그를 통해 기술력을 높일 기회도 많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중고등학교는 물론, 대학 교육 시스템에 대해서도 재고와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직접 대학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쳐 보고 느낀 소회다. 이 대표는 "대학에서 설계 과목을 배울 때 필요한 미적분, 벡터 등을 모르고 들어오는 학생들이 요즘 많다. 기본적인 것들이 소홀히 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며 "기업들이 직접 인재를 육성하고자 나서는 경우들이 늘고 있는 현상이 왜 그런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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