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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 속 교차로 교통사고, 피해자가 가해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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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일시정지'만 보고 가해자 판단
조사 과정서도 '중침·과속'은 배제돼
당사자 "블랙박스 확보 여부도 의혹"
경찰 "조사 상황 등은 밝히기 어려워"

올해 초 전남 영암에서 발생한 폭설 속 교차로 교통사고를 두고 경찰이 빠르게 가해자를 특정했지만, 여러 정황에 의문을 낳고 있다.


사고 당사자인 A씨는 상대 차량이 눈길이었지만 과속을 했고, 중앙선도 침범해 충돌했음에도 경찰이 이같은 내용을 배제한 채 수사를 진행, 가해자와 피해가가 뒤바뀌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자신이 피해자임에도 가해자로 둔갑됐다며 경찰의 조사 과정에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1월 9일 오전 10시 40분께 전남 영암군 시종면 지방도 801호선 신흥교차로 부근에서 차량 충돌 사고가 발생했다. 눈 덮인 교차로에서 A씨 차량이 우회전을 진입하던 순간, 반대편 교량을 넘어온 차량이 속도를 줄이지 못한 채 충돌했다.


당시 도로는 폭설과 빙판으로 덮여 제동이 어려웠고, 눈으로 가려진 중앙선과 일시정지선 등 교통 표식도 식별이 쉽지 않았다.

폭설 속 교차로 교통사고, 피해자가 가해자로? A씨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는 눈 덮인 교차로에서 우회전 차량이 서행 진입하는 순간, 교량을 넘어온 직진 차량과 충돌하는 장면이 담겼다. A씨 측은 "직진 차량이 속도를 줄이지 않고 돌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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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2~3주 뒤 사건을 접수한 영암경찰서는 A씨에게 '안전운전의무 위반'을 적용해 범칙금 4만원을 부과했다. 경찰은 '우회전 차량이 일시 정지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A씨를 가해자로 판단했다.


A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상대 차량이 중앙선을 침범해 진입했고, 우리는 멈췄다"며 "도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경찰의 판단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초기 수사 단계에서 A씨 측은 '중앙선 침범과 과속 여부를 따져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경찰은 일시 정지 위반만을 근거로 삼았다. 상대 차량의 속도나 진입 경로에 대한 감정 절차도 진행되지 않았다.


이의 제기 끝에 지난달 중순, 전남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 영암경찰서가 참여한 현장 합동조사가 이뤄졌다.


블랙박스 확보 과정에서도 경찰의 설명은 일관되지 않았다. A씨 측이 상대 차량 블랙박스 확인 여부를 묻자 경찰은 처음엔 '확보했다'고 답했다가, 재조사 과정에서는 '확보되지 않았다'고 번복됐다. 이후 A씨 측이 관련 녹취록을 언급하자, 경찰은 '기기는 확보했지만, 영상은 없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A씨 측은 수사 과정 전반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특히 도로교통공단 감정 의뢰 시점과 절차가 명확히 설명되지 않자,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관련 자료 확인에 나섰다.


공단 관계자는 "재조사에 참여해 분석 결과를 경찰에 전달했다"면서도 "수사 중인 사안이라 세부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공개 요청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수사 진행 상황과 감정 결과 활용 여부에 대해 "절차상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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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측은 "잘잘못보다 절차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다"며 "투명한 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송보현 기자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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